[앵커]
지난 1월 한겨울 술에 취해 길에 쓰러져 잠든 60대 남성이 병원에 실려왔는데, 응급환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병원밖 공원으로 내보내졌고, 저체온증으로 숨졌습니다. 인천광역시의료원에서 벌어진 일인데요. 의료진들이 경찰에 입건됐습니다. 이런 술 취한 사람이나, 노숙인 등이 오면 이 병원에서 상습적으로 진료기록을 작성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경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이희정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1월 말, 60대 채모 씨는 오후 5시 쯤 인천에서 술에 취해 길에 쓰러졌습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 구조대는 채 씨를 인천의료원으로 옮겼습니다.
그런데 의료진은 응급 환자가 아니라며 경비원을 시켜 채 씨를 병원 밖으로 내보냈습니다.
채 씨는 결국 다음 날 아침 인근 공원에서 저체온증으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인천 중부경찰서는 유기치사 혐의로 의사 2명과 간호사 2명, 경비원 2명 등 6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경찰 조사에서 의료진은 "채 씨가 집에 가겠다고 해 밖으로 안내해준 것 뿐"이라고 진술했습니다.
하지만 경찰이 확보한 CCTV에는 경비원들이 채 씨를 휠체어에 태워 공원으로 옮기는 모습이 찍혔습니다.
채 씨 스스로 공원에 가지 않았던 것입니다.
경찰은 또 "채 씨의 진료기록이 작성되지 않았다"며, 의료진이 노숙자가 이송될 경우 상습적으로 진료기록을 작성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술 취한 사람이나 무연고 환자, 노숙인 등 많은 환자들이 직원들에 의해 병원 밖으로 내몰린 사실이 확인될 경우 파장이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