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입'으로 불리는 이용호 외무상이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서 뉴욕에 도착했습니다. 그를 맞이하는 미국의 의전이 국가원수급에 어울리는 수준으로 격상됐습니다. 이 역시 바로 1년전과 너무 다른 모습이어서 달라진 북·미관계를 실감하게 했습니다.
심재우 뉴욕특파원입니다.
[기자]
[이용호/북한 외무상 (지난해 9월) : 개 짖는 소리로 우리를 놀라게 하려 했다면 그거야말로 개꿈입니다. 역대급 수소탄 지상 시험을 아마 태평양상에서 하는 것으로 되지 않겠는가.]
지난해 이맘때쯤 뉴욕을 방문한 이용호 북한 외무상이 뱉은 '말폭탄'입니다.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한 시기인 만큼 이 외무상은 분명 미국의 적이었습니다.
그러나 불과 1년뒤 JF케네디 공항.
이 외무상이 타고온 에어차이나 여객기를 10여 대의 검은색 경호 차량이 따라붙더니 이 외무상을 계류장에서 태우고 곧바로 호텔로 향했습니다.
지난 5월말 북한 최고위급 인사로 뉴욕을 방문한 김영철 노동당 대남담당 부위원장에게 베풀었던 국가원수급 수준의 의전입니다.
이를 두고 외교가에서는 이 외무상과 '뉴욕 회동'을 앞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배려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19일 성명을 통해 이 외무상과 뉴욕 회동을 제안했고, 이 외무상도 유엔총회 일반 토의 연설이 예정된 29일보다 나흘 먼저 뉴욕에 도착하면서 회동이 임박한 것으로 보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시기와 장소가 곧 발표될 것이라고 밝혔고, 북·미간 장관급 뉴욕 회동을 통해 2차 정상회담의 윤곽이 드러날 예정인 만큼 더욱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폼페이오 장관과 강경화 외교장관, 이 외무상 등 3인의 남·북·미 외교수장 회동이 성사될 가능성 또한 큰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1년만에 적에서 귀빈으로 대우가 달라진 북한. 내년에는 어떤 대접을 받을지 앞으로 2∼3주가 분수령이 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