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감독으로부터 경계대상으로 지목된 남자축구대표팀 미드필더 김승대(24·포항)가 "왜 나를 찍었는지 모르겠다"며 웃었다.
상황은 이렇다.
북한 김창복 감독은 지난 5일 중국과의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동아시안컵 2차전을 마친 뒤 한국 선수 중 눈에 띄는 선수를 꼽아 달라는 질문에 "한국과 중국의 경기를 지켜보니 12번 선수(김승대)의 활약이 아주 좋았다"고 평가했다.
6일 오전 중국 우한의 우한 스포트센터 내 연습구장에서 열린 팀 훈련에 참석한 김승대는 "잘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왜 그랬는지 잘 모르겠다"고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
김승대는 김 감독이 유심히 지켜봤다는 지난 2일 중국전에서 A매치 데뷔전·데뷔골을 터뜨렸다. 원톱 이정협(24·상주) 아래에 배치된 그는 '라인 브레이커'라는 별명답게 상대 수비 라인을 허물며 공격을 주도했다.
김승대는 "일대일 수비가 들어온다면 공간을 만들 수 있도록 더 뛰겠다. 나도 일대일 수비를 이기면 성장할 수 있다. 준비를 잘 하겠다"고 말했다.
한국과 북한은 오는 9일 대회 최종전에서 격돌한다. 1승1무(승점 4)를 거둔 한국은 북한을 이기면 자력 우승을 확정한다. 1승1패(승점 3)의 북한도 한국을 꺾고 중국이 일본에 비기거나 패한다면 트로피를 들어올릴 수 있다. 모두 물러설 수 없는 입장이다.
지난해 인천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 북한과 만난 적이 있는 김승대는 "아시안게임에 비해 패싱 플레이가 좋아졌고 타깃형 공격수를 둔 전술도 있었다. 지치지 않는 체력에 부담도 생긴다"고 경계했다.
북한 수비진에 대해서는 거칠다는 평가를 내놨다.
김승대는 "심판이 안 볼때 밟고 가거나 안 좋은 말을 하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이어 그는 "그런 말을 듣고 그냥 가만히 있었다. 말려들면 안된다"면서 "나만의 스타일이 있어서 신경을 안썼다. 그런 플레이 해도 우리가 이기면 무용지물이다. 복수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다"고 덧붙였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