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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별력 확보라기엔…2002년 역대급 '불수능'과 비교해보니

입력 2018-11-19 20:59 수정 2018-11-19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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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과거에도 불수능이라는 표현은 종종 등장을 했고, 대통령까지 나서서 사과한 적도 있지만 이번 시험은 원성이 더 큽니다. 변별력을 확보하는 차원이라면 그래도 일부는 좀 풀 수 있어야 하는데 아예 아무도 못풀 문제를 냈다는 것이죠. 물론 못푼 학생이 전부는 아닙니다. 아주 극히 일부가 있기는 있죠. 실제 문제를 직접 풀어본 배양진 기자가 지금 나와있는데, 참고로 가장 신참 기자여서 수능 본 지 그래도 제일 얼마 안 된 기자이죠, 배 기자가?
 

[기자]

8년 됐습니다.

[앵커]

8년 됐습니까? 알겠습니다. 당시에 문제도 거의 맞혔다고 듣기는 들었습니다마는 그것은 제가 검증을 못하기 때문에 바로 들어가겠습니다. 직접 풀어보니까 어떻던가요?

[기자]

이번 수능에서 가장 어렵다는 문제를 제가 화면에 하나 준비를 했습니다.

[앵커]

이거 뭐 너무 길어서 다 어떻게 얘기할 수는 없는 것이고. 여기 보면 시각적 단어 형태, 시각 영역에서 수량 영역으로의 연결, 문화적 재사용… 이런 단어들이 굉장히 처음부터 단어를 보는 순간 이것이 무슨 얘기지? 그런 상황이 될 것 같습니다.

[기자]

단어에서부터 이미 압박감이 느껴지기 시작하는데요.

이 문제는 사실 국어 문제가 아니라 영어 문제였습니다.

우리말로 읽어도 이해가 어려운 지문이 영어로 나온 것입니다.

영어 문제를 풀고 좌절하는 외국인 유학생들의 모습이 인터넷상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요.

영어는 지난해부터는 90점만 넘으면 1등급을 받을 수 있는 절대평가로 바뀌었는데, 1등급이 너무 많아지지 않게 하려다 보니 이런 문제들이 나온 것이 아니냐는 분석입니다.

이 문제 정답은 2번인데요.

아래에 cultural recycling이라는 말이 우리가 이미 가지고 있었던 여러 영역들, 예를 들어서 시각이라든지 손가락이라든지 하는 것들을 새롭게 활성화시킨다는 의미가 됩니다.

물론 바로 나오는 것은 아니고 위의 예시들로부터 추론을 좀 해야 하는데요.

[앵커]

그것도 추론을 해야 할 정도로?

[기자]

가장 가까운 뜻인 2번이 답이 됐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그런데 정말 어려운 것은 국어문제에서 있었다면서요?

[기자]

다음으로 진짜 국어 문제를 보시겠습니다.

저도 풀어봤지만 지문과 보기를 모두 읽는 데만 거의 10분이 걸렸습니다.

80분 동안 45문제를 풀어야 되는데 한 문제에만 10분을 썼다면 시험장에서는 거의 마음이 무너졌을 겁니다.

[앵커]

그냥 패스해 버리는 경우도 있었겠군요, 그러다 보면.

[기자]

그렇습니다.

[앵커]

내용도 여기 화면에는 잘 안 나옵니다마는 저도 한번 읽어봤더니 정말 어렵더군요.

[기자]

가장 문제가 된 31번을 풀려면 우선 큰 지문 중에 A 부분을 먼저 이해를 하는데요.

뉴턴의 만유인력을 설명하는 내용입니다.

만유인력은 두 질점이 서로 당기는 힘이라고 쓰여 있는데 이 질점이라는 단어에서부터 막히기 시작합니다.

넓이나 부피가 없이 질량만 있는 점이라는 뜻인데 저도 한국어를 꽤 열심히 공부했지만 처음 듣는 단어였습니다.

[앵커]

저도 물론 처음 들어봤습니다, 질점. 그런데 이것을 읽고 나서도 본격적인 문제에 또 지문이 있군요.

[기자]

지문의 A를 더 자세하게 설명해 놓은 것이 보기입니다.

부피 요소 또 구껍질이라는 개념들이 또 등장하는데요.

이렇게 이해해야 할 개념이 하나 늘어날때마다 수험생이 느끼는 부담은 2배가 된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앵커]

그럴 것 같습니다. 그래서 문제는 어떻게 풉니까?

[기자]

자세한 풀이과정은 생략하기로 하고요.

정답은 2번인데요.

일단 질량이 M이라는 질점이 있다면 그 질점이 지구를 당기는 만유인력과 태양을 당기는 만유인력이 같다는 얘기를 2번에서 하고 있는데 지구보다는 태양의 질량이 더 크기 때문에 당기는 만유인력도 태양과의 사이에서 더 크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틀린 답은 2번이 됩니다.
[앵커]

간단하게 풀리는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이렇게만 들어도. 2002년도,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16년 전에도 불수능이라는 얘기를 들었는데 그때하고 비교해 보면 어떻습니까?

[기자]

2002년 수능이 불수능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데요.

당시 중도 포기자만 2500명에 달해서 결국 김대중 당시 대통령이 사과하기까지 했었습니다.

당시 가장 어려웠던 문제를 제가 가져와봤는데요.

저도 풀어봤는데 저도 틀리고 말았습니다.

[앵커]

그렇습니까? 정답이 뭡니까? 타성에 젖어들고. 이것이 줄이 쳐져 있는데.

[기자]

정답은 4번이 되는데요.

오랫동안 굳어진 버릇을 뜻하는 타성이라는 단어와 어울리지 않는 단어를 찾으면 되는 것인데 타성에 스며들다가 적절하지 않았습니다.

[앵커]

당시 정답률이?

[기자]

당시 정답률은 11%에 불과할 정도로 어려운 문제로 꼽혔는데요.

하지만 좀 전에 봤던 국어 문제처럼 지문이 길거나 보기가 복잡하지는 않습니다.

채점한 뒤에 눈물은 흘렸겠지만 시험장에서 정신이 흔들리지는 않았을 것 같습니다.

[앵커]

오늘(19일) 이렇게 간략하게 좀 보기는 봤는데 우리 시청자 여러분께서 이걸 보시면서 더 골치가 아프시지 않았나 걱정도 됩니다. 이 어려운 문제들을 풀었군요, 수험생들이. 배양진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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