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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옆에 선' 이재용, 국내외 경영행보 보폭 넓히나

입력 2018-07-09 23:18

석방 후 사실상 첫 공식행사 참석…해외출장·국내일정 늘릴 듯

삼성 '신중 모드'…재계, '청와대 메시지'에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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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방 후 사실상 첫 공식행사 참석…해외출장·국내일정 늘릴 듯

삼성 '신중 모드'…재계, '청와대 메시지'에 촉각

'대통령 옆에 선' 이재용, 국내외 경영행보 보폭 넓히나

인도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삼성전자의 인도 노이다 휴대전화 신공장 준공식에 참석하는 동안 옆에는 삼성의 '새 총수' 이재용 부회장이 있었다.

이 부회장은 이날 행사장에 미리 나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함께 도착한 문 대통령을 직접 맞았으며, 행사 중에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사이에 두고 문 대통령과 같은 줄에 나란히 앉았다.

그러나 삼성전자를 대표한 인사말은 홍현칠 서남아총괄 부사장이 했으며, 이 부회장은 다소 긴장한 표정으로 자리를 지켰다.

이 부회장은 준공식 행사가 끝난 뒤 참석한 양국의 주요 인사들과 함께 연단에 올라 기념사진을 찍을 때도 문 대통령과는 다소 떨어져 강 장관과 홍 장관 옆에 위치했다.

테이프커팅 행사를 마친 뒤에는 직접 문 대통령과 모디 총리에게 생산라인을 안내했으며, 첫 생산한 휴대전화에 두 정상이 각각 사인하는 세리머니를 한 뒤에는 문 대통령과 악수를 했다.

문 대통령이 취임 후 삼성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고, 이 부회장과도 첫 직접 대면이어서 이날 행사는 시작 전부터 재계 안팎의 관심이 집중됐다.

특히 이른바 '국정농단 게이트'에 연루돼 곤욕을 치르고, 현 정부가 기치로 내건 '재벌개혁'의 주 타깃이 된 삼성으로서는 문 대통령의 이번 일정에 의미를 부여하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다.

그러나 삼성 측은 문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첫 회동에 대해 극도로 말을 아끼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어떤 식으로든 공식·비공식 입장을 내놓을 경우 불필요한 논란에 휩싸일 수 있고 자칫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상황이 전개될 경우 청와대의 심기를 건드릴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여겨진다.

삼성은 이처럼 '낮은 자세'를 유지하며 조심스러운 모습으로 일관했지만 재계에서는 이날 행사가 '이재용의 삼성'에 큰 전환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선 이 부회장이 지난 2월 초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난 이후 사실상 첫 공개 일정이라는 점에서 향후 국내외에서 경영 행보를 본격화하면서 존재감을 부각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동안 수차례 해외출장을 다녀오긴 했지만 언론에 공식적으로 노출된 첫 일정이라는 점에서 앞으로는 점차 국내외 일정을 늘리면서 보폭을 넓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문 대통령이 장관, 청와대 참모들과 함께 삼성을 찾아 이 부회장과 자리를 함께한 것은 물론 손을 맞잡는 모습까지 보여줬다는 자체만으로 상당한 메시지를 준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이날 행사를 계기로 삼성은 물론 주요 그룹들을 중심으로 재계가 정부의 경제활성화 의지를 뒷받침하는 투자와 일자리 창출 계획을 내놓을 것이라는 다소 때 이른 전망도 내놓았다.

재계 관계자는 그러나 "기업들은 그동안 꾸준히 투자와 고용에 나서왔기 때문에 오늘 행사와 직접 연계시키는 것은 부적절하다"면서 "다만 정부의 규제개혁 노력 등에 주목하면서 이에 긍정적으로 반응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업계에서는 문 대통령의 이날 행사 참석이 삼성의 인도 스마트폰 시장 공략에 힘을 실어주는 것은 물론 나아가 '신남방 정책'의 선봉대로 삼성을 지목한 게 아니냐는 평가도 나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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