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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현 검사 "검찰 내 성폭행도 비밀리에 덮여"…이유있는 폭로

입력 2018-01-30 08:18 수정 2018-01-30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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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제(29일) 인터뷰 자리에서 해당 여성 검사는 왜 이런 폭로를 하게 됐는지에 대한 이유를 밝혔습니다. 성폭력 관련 사실을 폭로한 피해자가 더이상의 피해를 입지 않고 근무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서 윤영탁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2010년 서울 북부지검에서 근무하던 당시의 이야기를 카메라 앞에서 꺼내는 일, 서지현 검사에게는 무엇보다 큰 용기가 필요했습니다.

[서지현/검사 :  주위에서 피해자가 직접 나가서 이야기를 해야만 너의 진실성에 무게를 줄 수 있다고 이야기를 해서요. 그 이야기에 용기를 얻어서 이렇게 나오게 되었고요.]

성폭력 피해자가 겪는 자책감, 결코 당신의 잘못이 아니다라는 말을 하고 싶었습니다.

[서지현/검사 :  내가 무엇을 잘못했기 때문에 이런 일을 당한 것은 아닌가…'굉장히 내가 불명예스러운 일을 당했구나'라는 자책감에 굉장히 괴로움이 컸습니다.]

이미 8년의 시간이 흐른 이야기, 서 검사는 그 해 10월 어느 장례식장에서 일어난 일을 조심스럽게 꺼냈습니다.

[서지현/검사 :  사실 시간이 오래 지났지만, 여전히 떠올리기는 굉장히 힘든 기억입니다. 옆자리에 앉아서 허리를 감싸안고 엉덩이를 쓰다듬는 행위를 상당시간 동안 하였습니다.]

안모 검사는 당시 법무부에 근무하는 간부였습니다. 그 자리에는 두사람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서지현/검사 :  법무부 장관님이 앉아계셨고 바로 그 옆자리에 안 모 검사가 앉아 있었고, 주위에 검사들도 많았고 그 손을 피하려고 노력을 했지… 제가 그 자리에서 대놓고 항의를 하지 못하였습니다.]

현실이라고 느껴지지 않을만큼 고통의 시간은 길었습니다.

당시 법무부 장관은 이귀남 장관이었습니다.

이 장관 뿐 아니라 누구도 말리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서지현/검사 :  장관께서 그분이 취해 있는 모습을 보시면서 '내가 이놈을 수행하고 다니는 건지 이놈이 나를 수행하고 다니는 건지 모르겠다' 이렇게 말씀을 하셨는데요.]

동료 검사가 게시판에 당시 일어난 일을 써 올렸지만 그게 전부였습니다.

[서지현/검사 :  그 앞에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앉아 있었음에도 누구 하나 말리지도 않았고 아는 척을 하지도 않았습니다.]

성추행 사실을 꺼내는 것 자체가 검찰 조직에 누를 끼치는 것 아닌가 망설이던 서 검사는 당사자에게 사과조차 받지 못했습니다.

[서지현/검사 :  당시 저에게 그 연락을 해 주겠다고 한 검사에게 최근 연락을 해 보았습니다. 그래서 '당시 사과를 하라고 이야기를 해 준다고 하였는데 어떻게 됐느냐'고 물어보았더니 '기억나지 않는다'고 대답했습니다.]

돌아온 것은 사무감사와 유례없는 인사통보였습니다.

[서지현/검사 :  제대로 사건을 처리했는지 여부를 감사를 하는 건데요. 제가 당시에 수십 건을 지적을 받았습니다. 또 그 감사를 이유로 검찰 총장 경고를 받았고요. 검찰 총장 경고를 이유로 통영지청으로 발령을 받았습니다.]

당사자는 "오랜전 일이라 기억이 나지 않는다"  법무부에서는 "인사상 문제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서 검사는 이 역시 각오한 일들이었습니다.

[서지현/검사 :  일단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하는 것은 부인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고요. 그런데 인사 불이익이라는 것은 검찰 인사가 워낙에 비밀리에 이루어지는 것이고…]

세간의 비난도 오롯이 서 검사의 몫이었습니다.

[서지현/검사 :  그런 여검사들에게 '남자 검사들 발목잡는 꽃뱀이다' 이런 이야기는 굉장히 많이 들었습니다.]

서 검사는 검찰 내에 성폭행도 이뤄졌지만 전부 비밀리에 덮어졌다고 폭로했습니다.

[서지현/검사 :  그것은 피해자가 있고 제가 함부로 얘기할 상황은 아니어서요.]

서 검사는 아직도 사과 한마디 없는 안모 검사의 태도를 지적했습니다.

[서지현/검사 :  가해자가 최근에 종교에 귀의를 해서 회개하고 구원을 받았다고 간증을 하고 다닌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저는 회개는 피해자들에게 직접해야 한다는 말을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서 검사는 사실을 폭로한 피해자가 피해를 입지 않고 당당하게 근무를 할 수 있어야 한다며 피해자가 입을 다물면 검찰 개혁은 요원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서지현/검사 :  범죄 피해자나 성폭력 피해자는 절대 그 피해를 입은 본인의 잘못이 아닙니다. 그 말씀을 꼭 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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