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여야 난타전…박영선 "MB 황태자" vs 오세훈 "박원순 시즌2"

입력 2021-03-24 19:38

정치부회의 #야당 발제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정치부회의 #야당 발제


[앵커]

여야 서울시장 후보들도 오늘(24일) 독한 설전을 주고받았습니다. 민주당 박영선 후보는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를 향해 'MB 아바타'에 이어 'MB 황태자'라고 비판했는데요. 오 후보는 문재인 대통령 가리켜 독재자라고 하면서 박영선 후보를 '문재인 아바타'라고 공격했습니다. 박준우 반장이 관련 소식 정리했습니다.

[기자]

RPG 게임에서 흔히 쓰는 말 중에 '강화'란 용어가 있습니다. '아이템 강화', '캐릭터 강화' 이런 표현을 사용하곤 하는데요. 쉽게 말하면 '업그레이드'한다는 뜻입니다.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제3지대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1차 단일화 경선을 벌였던 금태섭 전 의원을 품었습니다. 금 전 의원이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은 건데요. 오 후보로선 한 단계 '강화'를 거친 셈입니다.

[오세훈/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 백만 대군을 얻은 것 같은 그런 귀한 원군을 얻은 날입니다. 사실 굉장히 어색하실 겁니다. 당이 다르고 그런데 이렇게 흔쾌히 옷도 입어 주셨잖아요. 이거 쉬운 거 아니거든요.]

[금태섭/전 의원 : 오세훈 후보님께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반드시 이번 선거를 승리해 주실 것으로 믿습니다. 이번 선거는 우리 정치가 정상적인 정치를 회복하는 첫걸음입니다.]

이건 다른 얘기지만 의식의 흐름을 잠시 따라가자면요. 금 전 의원이 국민의힘 당복을 입은 걸 보니까 불현듯 이 장면이 떠올랐습니다.

사람 인연은 참 묘한 것 같습니다. 결국 금 전 의원도 돌고 돌아 또 다시 김종인 비대위원장과 같은 점퍼를 입게 됐는데요. 물론 색깔은 정반대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기호 2번인 건 똑같네요. 금 전 의원, 국민의힘 입당 계획은 없다고 했지만요. 중도층을 끌어오는 역할을 맡겠다고 했습니다.

[금태섭/전 의원 : 때문에 전통적인 야권 지지층뿐만 아니라 중도층에 대해서도 지지를 호소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을 하고요. 오 후보님께서도 그런 말씀을 하셨다고 생각을 하고 저도 주로 그런 역할을 하게 될 거라고 여기고 있습니다.]

이제 엄연한 야권의 단일후보로 우뚝 선 오세훈 후보, 선거 캐치프레이즈도 '첫날부터 능숙하게'에서 '서울부터 공정 상생'으로 바꿨는데요. 제가 봤을 때 콘셉트는 '첫날부터 독하게'로 바꾼 듯 합니다.

[오세훈/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 '박원순 전 시장의 이름을 용산공원 한가운데 어딘가에 새기겠다' 하는 이야기를 듣고, 도대체 이 사람들은 성추행 피해자의 입장은 손톱만큼도 생각을 하는 것인지 정말 의아스러운 마음과 함께 분노를 느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박영선 후보의 당선은 박원순 시즌 2다']

본격적으로 야권 단일후보로서 닻을 올린 첫날부터 작심한 듯 독한 발언을 쏟아낸 건데요. '박영선 당선은 박원순 시즌2'라고 말이죠. 그도 그럴 것이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페이스북에 바로 이런 글을 올렸기 때문입니다.

[임종석/전 대통령 비서실장 (음성대역) : 박원순은 정말 그렇게 몹쓸 사람이었나. 청렴이 여전히 중요한 공직자의 윤리라면 박원순은 내가 아는 가장 청렴한 공직자였다. 용산 공원의 숲 속 어느 의자엔가는 매 순간 사람의 가치를 높이고자 치열했던 박원순의 이름 석 자를 소박하게나마 새겨 넣었으면 좋겠다.]

임 전 실장이 박 전 시장을 청렴한 공직자라고 치켜세운 겁니다. 앞서 임 전 실장은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맡아 박 전 시장을 보좌한 적이 있습니다. 민주당 강성 지지층을 결집시키기 위한 의도로 올린 메시지 같은데요. 자세히 보니까 이 글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슬퍼요'도 눌렀네요. 박 전 시장과 임 전 실장 사이 개인적 인연은 그렇다 치더라도요. 갑작스런 '박원순 예찬'은 박원순 성추행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논란에 불을 지폈습니다. 오세훈 후보는 바로 이 지점을 공략했습니다. 어제는 임 전 실장의 표현을 빌려 "피해자의 고통엔 눈감은 채 2차 가해를 일삼는 당신들은 참으로 몹쓸 사람들"이라고 역공하기도 했는데요.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임 전 실장의 글이 사실상 '팀킬' 아니냐는 취지의 비판 글을 남기기도 했죠. 난감해진 민주당 박영선 후보, 피해 호소인 3인방을 캠프에서 내보낸 아픔이 채 아물지도 않았을 텐데요. 또 다시 2차 가해 논란이 일자 서둘러 진화에 나섰습니다.

[박영선/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어제) : 임종석 실장님하고 최근에는 거의 연락한 적이 없어서 무슨 뜻으로 그런 이야기를 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분(임 전 실장)은 지금 당에 오지도 않고요. 저는 그분하고 전화를 한 지가 한 뭐 비서실장 그만두고는 전화를 한 적도 없고…]

논란이 확산하는 것 같자, 선 긋기에 이어 쓴소리도 내뱉었는데요. 임 전 실장에게 자제를 요청했습니다.

[박영선/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개인적인 표현의 자유에 대해서는 제가 이렇게 저렇게 이야기하기는 그렇습니다만 저는 앞으로 그런 일 안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어쨌든 피해 여성에 대한 피해 여성이 상처가 아물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요. 그런 상처를 건드리는 발언, 이런 발언은 좀 자제해 주시는 게 좋지 않을까…]

하지만, 박 후보의 이런 뜻이 임 전 실장에게는 잘 전해지지 않았나 봅니다. 오늘도 박 전 시장을 두둔하는 글을 올렸습니다. "이명박·오세훈 시장 시절에 비해 박 시장 시절엔 안전과 복지가 두드러졌다"고 평가한 건데요. "아픔과 혼란을 뒤로하고 성찰과 평가도 이루어져야 한다"고도 썼습니다. 진중권 전 교수는 임 전 실장을 향해 '낙선 호소인'이라고 또 다시 비꼬았죠.

박 후보는 재빨리 분위기 반전에 나섰습니다. '박원순 시즌2' 대한 반격 무기로 'MB 아바타'를 꺼내들었습니다. 오세훈 후보를 향해 'MB 아바타'에 이어 이번엔 'MB 황태자'라고 쏘아 붙인 겁니다.

[박영선/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어제) : MB를 똑 닮은 후보가 되어서 두 손을 불끈 쥐게 되는 그런 상황이고요.]

[박영선/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실질적으로 'MB 황태자'로 불리던 사람이잖아요. 4대강을 적극적으로 찬성하고 또 서울 시정을 펼치면서도 당시에 이명박 정권에서 이명박 정권의 그런 어떤 실책과 관련된 부분을 다 함께했던 분이니까요.]

박 후보는 내곡동으로 화제를 돌렸는데요. 오 후보가 처가의 내곡동 땅 셀프 보상 의혹과 관련해 계속 거짓말을 한다고 비판했습니다.

[박영선/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CBS '김현정의 뉴스쇼') : MB가 BBK의 문제를 진실을 호도하고 거짓으로 일관했던 그런 모습과 이번 오세훈 후보의 내곡동 땅 모습이 굉장히 흡사합니다. '그린벨트를 푸는 과정에서 국장 전결로 끝났기 때문에 나는 몰랐다'라고 나와서 얘기 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제가 장관을 해 본 사람으로서 이 부분은 거짓말입니다.]

박 후보는 오 후보의 거짓말을 지적하며 갑자기 한 사람을 소환했는데요. 바로 이 분입니다.

[박영선/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CBS '김현정의 뉴스쇼') : 1995년도인가요? 박찬종 후보가 조순 후보에게 20% 이상 앞서고 있다가 거짓말이 들통이 나면서 조순 후보가 승리를 했는데 이번에 내곡동 사건이 바로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현재까지 지금 오 후보가 세 번 말을 바꿨고요.]

지난 1995년 박찬종 무소속 서울시장 후보 이야기인데요. 당시 박 후보는 공개 토론회에서 유신헌법을 찬양하는 글을 쓴 적이 없다고 전면 부인했었죠. 그러다 민주당 조순 후보 측의 추궁이 이어지자 결국 거짓말이었다고 공개 시인했습니다. 박영선 후보의 말은 오 후보가 지금 여론조사상 지지율은 높지만 거짓말로 무너질 거란 의미인데요. 자신이 역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나타낸 거겠죠.

오세훈 후보도 당하고만 있지는 않았습니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인 모양입니다. '문재인 아바타'라고 박 후보를 직격했습니다.

[오세훈/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 문재인 정부는 그동안 많은 실정과 무능을 거듭해 왔습니다. 저는 실정과 무능의 대명사 '문재인 아바타'인가, 라고 박영선 후보에게 묻고 싶습니다.]

박원순, MB, 문재인. 오늘 두 후보의 난타전을 요약하면 '전현직 시장·대통령 수난시대'인 듯합니다.

야당 발제 정리하겠습니다. < 여야 후보 난타전…박영선 "MB 황태자" VS 오세훈 "박원순 시즌2" >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