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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코로나19 확진자 6만명 육박…'기준' 바꾸자 폭증

입력 2020-02-13 20:33 수정 2020-02-13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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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중국 후베이성에서 오늘(13일) 하루에만 240명 넘는 사망자가 나왔습니다. 하루 새 늘어난 확진자만 1만 4천 명이 넘습니다. 중국 전체로 보면 확진자 규모가 이제 6만 명을 육박합니다. 이틀 전부터 확진자 증가 폭이 하루 2천 명대에 그친 것과 비교를 하면 오늘 늘어난 수치는 그야말로 '폭증'입니다. 중국 보건당국이 바뀐 기준을 오늘부터 적용을 하면서 의심 환자가 대거 확진자에 포함이 된 겁니다. 베이징 연결하지요.

박성훈 특파원, 오늘 우한과 후베이성의 확진자와 사망자 숫자가 확 늘어서요, 중국 정부의 발표를 못 믿겠다 이런 비판이 나오고 있는데 중국은 뭐라고 설명을 하고 있습니까?

[기자]

확진 판정 기준이 달라졌다는 겁니다.

그동안 확진자 판정 기준이 핵산 검사 양성반응 여부였었는데요.

검사에서 음성이 나오고도 감염자로 확인되는 경우가 많자 흉부 CT에서 폐가 붓거나 발열이 심한 임상 환자까지 포함하는 걸로 바꾼 겁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퉁차오후이/베이징 차오양 의원 감염 전문의 : 실제로 의사들이 사용하는 것은 대부분 임상진단에 의한 겁니다. 왜냐하면 핵산 검사 결과로는 20~30%만 확인이 되고 실제 70~80%의 환자들이 임상 진료에서 감염자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앵커]

또 사망자도 2배나 늘었잖아요. 이것도 비슷한 이유입니까?

[기자]

같은 맥락입니다. 확진 판정을 받지 않았지만 증세가 있었던 임상 환자들이 사망한 것을 통계에 포함시킨 겁니다.

중국 정부는 이미 지난 8일 이같은 변경 기준을 발표했고 오늘 적용되면서 갑자기 숫자가 늘어났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반대로 생각을 하면 지금까지 의심환자 가운데 상당수가 실제 감염자였다, 이런 얘기도 되는 거잖아요?

[기자]

중국 정부의 감염자 수 축소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입니다.

의료 현장에서 실제 임상 환자가 감염자와 같았음에도 이를 의심환자로 분류했고 그로 인해 감염자 수와 사망자 수 모두 실제보다 훨씬 적게 잡혔기 때문입니다.

해외에선 끊임없이 환자가 더 많을 것이란 관측이 나왔는데 그게 사실로 드러난 셈입니다.

불과 어제 시진핑 주석이 중대한 전환점을 맞았다, 성과가 나고 있다고 말했는데 하루 만에 뒤집힌 겁니다.

중국 정부는 오늘 후베이성 성장인 당서기까지 해임했습니다.

[앵커]

그리고 마지막으로 우한 시민들의 소셜미디어를 박 기자가 취재를 했더니 정보를 통제했다거나 하는 여러 문제가 좀 보였다고요?

[기자]

우한 상황이 알려진 것과 많이 달랐습니다.

중국 소셜미디어에서조차 우한 시민들의 울분이 담긴 글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었는데요.

이런 글을 발견하고 취재하던 중 검열 때문인지 삭제되는 일까지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리포트로 준비했습니다.

우한에 사는 장모 씨가 중국 웨이보에 올린 글입니다.

[코로나19 환자 구조 호소 : 부모님 두 분이 집에 혼자 있습니다. 아버지는 감염 판정을 받았고 어머니도 위중합니다.]

"부모님이 위중하니 구해달라"는 내용입니다.

주소와 연락처까지 올렸습니다.

취재진이 연락하자 그는 "사흘 전부터 두 분이 고열과 호흡곤란에 시달리는데 병원에 아무리 연락해도 소용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장모 씨 : 병원에서 아프면 자가 격리하고 스스로 치료하라고 합니다.]

"병원에서 아프면 자가 격리하고 스스로 치료하라고 한다"며 지금 우한 상황이 이렇다고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그리고 반나절 뒤 그가 웨이보에 올린 이 글은 삭제됐습니다.

그는 "왜 삭제됐는지는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중국 정부가 우한 상황이 밖으로 드러나는 글들을 검열하고 있는 걸로 추정됩니다.

삭제되기 전 그의 글에는 "왜 우한 시민들은 구해달라고 이렇게까지 웨이보에 올려야 되냐"는 댓글이 달렸습니다.

이런 글은 한두 개가 아닙니다.

한 우한 여성은 자신의 외조부가 간신히 입원했는데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가 증세가 악화됐다고 하소연했습니다.

웨이보에 오른 또 다른 영상.

한 여성이 아파트 베란다에서 울면서 꽹과리 같은 걸 치며 소리칩니다.

[살려주세요. 빨리 와주세요. 방법이 없어요]

이 여성은 어머니가 코로나19에 감염됐는데 병원에서 구하러 오지 않자 이런 행동까지 한 겁니다.

중국 정부는 전역의 의료진이 우한에 투입되고 구호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실제 우한 시민들은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해 오늘도 외롭게 사투를 벌이고 있습니다.

(화면출처 : 웨이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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