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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패배로 흔들리는 '제3지대'…윤석열 행보에도 영향

입력 2021-03-24 19:45

정치부회의 #국회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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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회의 #국회 발제


[앵커]

대선 관련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서울시장 야권 단일후보가 되는데 실패했죠. 안 대표의 패배로 이른바 '제3지대론' 힘이 빠졌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당장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정치 행보에도 영향을 미칠 걸로 보이는데요. 관련 내용, 조익신 반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 안철수, 또 꺼내든 '새정치'…김종인, 윤석열에 '삼고초려' 주문? >

야권 단일후보 자리를 내준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결과에 승복하며, 나름의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안철수/국민의당 대표 (어제) : 막힌 곳은 제 모든 것을 버리고 양보하면서 뚫어냈고 단일화가 성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습니다. 졌지만 원칙 있게 졌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안 대표가 지켰다는 원칙. 정치적 노선은 아니었던 듯합니다. 태극기 세력에 구애를 하는가하면, 부정선거 의혹에도 동조를 했죠?

[안철수/국민의당 대표 (지난 22일) : 전략적으로 이거 지금 저 투표용지 관리 제대로 안됐다 이런 게 나왔다고 해서 실제로 조사를 들어가는 거죠. 그래서 증거를 확보하면 그때. (그때부터 부정선거로 밝히면 된다) 예, 근데 지금 그래서 제가 너무 답답했습니다. 왜 저렇게 전략적으로 못했나.]

제3세력 대표주자에서 우향우, 급변침을 한 겁니다. 어쩌면, 국민의힘과 합당하겠다고 선언한 순간 이미 예견된 일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안철수/국민의당 대표 (지난 16일) : 야권 단일 후보가 되어 국민의힘과 통합 선거대책위를 만들어 야권 대통합의 실질적인 기반을 다지겠습니다. 서울시장이 되어, 국민의당 당원동지들의 뜻을 얻어 국민의힘과 합당을 추진하겠습니다.]

안 대표는 끝까지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새 정치'는 내려놓지 않았는데요.

[안철수/국민의당 대표 (어제) : 기성의 낡은 정치를 이겨내고, 새로운 정치로 대한민국을 바꾸겠다는 저 안철수의 전진은 외롭고 힘들더라도 결코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진보에서 중도, 이젠 보수로 말을 갈아타려는 안 대표. 도대체 '새 정치'가 뭔지, 여전히 물음표이긴 합니다. 안 대표의 낙마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고민도 커질 듯싶습니다. 제3지대냐, 국민의힘이냐. 두 가지 선택지가 있었죠? 그런데 안 대표가 고배를 마시면서, 제3지대론의 힘이 쭉 빠진 겁니다. 반면, 국민의힘의 구심력은 그만큼 커졌습니다.

물론 변수가 아직 남아있긴 합니다. 재보선 결과와 국민의힘 김종인 비대위원장의 행보입니다. 선거 결과야,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죠. 하지만, 김 위원장은 윤 전 총장의 선택에 달렸습니다. 김 위원장, 국민의힘에서 자신의 역할은 사실상 끝났다며, 윤 전 총장에게 먼저 넌지시 신호를 보냈습니다.

[김종인/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어제) : (비대위 연장론도 계속해서 나오고 있어서 이 부분에 대해서 어떻게 보세요?) 가능성이야 뭐 제로라고 생각하면 돼. (윤 총장과 만나 보실 계획이나 이런 건 아직 없으세요?) 나는 전혀 나는 그런 계획이 없어요.]

윤 전 총장을 전혀 만날 계획이 없다는 이 발언. 당장 이런 해석이 나왔습니다.

[이준석/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김종인 위원장이 한 말을 보면 4월 8일에 나는 집에 가겠다, 1. 윤석열 총장한테 연락하고 그럴 생각 없다, 2. 네가 연락해라, 이거죠.]

과거 문재인 대통령도 20대 총선을 앞두고, 김 위원장을 '삼고초려'했던 적이 있죠? '스타'가 되고 싶으면, 찾아오라는 뜻인 듯합니다. 일부에선 김 위원장이 윤 전 총장과 손을 잡고, 제3지대로 나서는 게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당장 국민의힘에선 "떠도는 참새들의 이야기"라며 "제3지대는 성공한 일이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앞서, 김 위원장도 비슷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김종인/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지난 10일) : '제3지대'라는 게 우리가 과거에 제3지대론을 얘기를 많이 했지만 제3지대론을 가지고 성공한 예가 없어요.]

그런데 말입니다. 1년여 전이었죠. 지난 총선을 앞두고선 이런 말도 했었습니다.

[김종인/대한발전전략연구원 이사장 (지난해 1월 15일 / 화면출처 : 유튜브 '시대전환') : 양당이 15년 15년 정치를 해봤지만 과반을 만들어놓은 기반 위에서 그냥 권력을 쥐여주고 사는 것이 별로 이렇게 미래에 대한 큰 기대를 할 수 없게 만들었습니다. 국민들에게 제대로 국민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새로운 세력이라는 것이 굉장히 참 중요하다는 것을 제가 여러분들에게 말씀드립니다.]

정치는 생물이라고 하죠. 상황이 어떻게 변할 지는 알 수 없습니다. 더욱이 김 위원장은 최근 당내에서 이런 비판까지 들어야 했습니다.

[김무성/전 국민의힘 의원 (지난 18일) : 또다시 다른 방해꾼이 등장해가지고 이 일을 그르칠 것이라는 것을 저희가 확신합니다.]

[이재오/국민의힘 상임고문 (지난 18일) : 후보 단일화에 걸림돌이 되어온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즉각 사퇴하라.]

이날 김 위원장을 공개 비판했던 세 사람. 공교롭게도 '친이'와 '친박' 그리고 '비박'계를 대표하는 인물들입니다. 특히 '친이'와 '친박'계는 김 위원장이 전직 대통령들의 잘못을 사죄했을 때도 크게 반발했었죠?

[김종인/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지난해 12월 15일) : 두 전직 대통령의 과오에는 정경유착의 어두운 그림자가 짙게 깔려 있습니다. 저희가 이 역사와 국민 앞에 큰 죄를 저질렀습니다. 용서를 구합니다.]

두 전직 대통령을 구속시킨 윤 전 총장과 손을 잡는다면, 굳이 이들까지 끌어안을 필요가 있을까 싶기도 합니다. 이른바 '김종인 매직'. 차기 대선을 앞두고, 또 어떤 마술을 선보일 지 지켜볼 일입니다.

< 김진애 의원직 사퇴, 김의겸 승계…국민의힘 "부동산 로또, 흑석 선생" >

의원직을 걸고, 여권 서울시장 후보에 도전했었죠? 열린민주당 김진애 의원이 약속대로 배지를 내려놨습니다. 오늘 본회의에서 사퇴안이 의결됐는데요. 김 의원의 빈자리, 비례대표 다음 순번이죠?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이 채우게 됐습니다.

김 전 대변인에겐 꼬리표가 하나 달려 있죠? 바로 '흑석동'입니다. 김 의원이 의원직 사퇴 의사를 밝혔을 때도 이런 질문이 나왔습니다.

[김진애/열린민주당 의원 (지난 3일) : (과거 흑석동 부동산 관련해서 비판 여론 있는데…) 분명히 주인공은 김진애인데 그 주변에 여러 가지 가십성 가지고 얘기를 하는 부분에 대해서 제가 상당히, 조금 많이 불쾌했습니다.]

[김의겸/전 청와대 대변인 (지난 3일) : 제 문제에 대해서는 여러분들에게 따로 설명드릴 기회가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김 전 대변인은 흑석동 땅투기 의혹으로 청와대를 나왔습니다. 이런 해명과 함께 말입니다.

[김의겸/당시 청와대 대변인 (음성대역) : 너무 구차한 변명이어서 하지 않으려고 했지만 떠나는 마당이니 털어놓고 가겠습니다. "네, 몰랐습니다." 아내가 저와 상의하지 않고 내린 결정이었습니다. 제가 알았을 때는 이미 되돌릴 수 없는 지경이었습니다. 이 또한 다 제 탓입니다.]

지난 총선에선 민주당 공천을 희망했었는데요.

[김의겸/전 청와대 대변인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2019년 12월) : (출마하십니까? 총선에.) 유용한 곳에 제가 쓰임새가 있길 바라는 마음은 간절한 게 또 사실입니다.]

당내에서 부동산 문제가 논란이 되자 "이제는 멈춰설 시간"이라며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었죠. 불과, 두 달도 안 돼 '열린민주당'으로 당적을 옮겨 다시 의원직에 도전했지만 말입니다.

[김의겸/당시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후보 (지난해 3월 22일) : 가장 적절한 시점에 합쳐서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든든한 두 개의 기둥으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윤호중/당시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 (지난해 3월 22일) : 공정하고 또 도덕성을 중시하는 우리(민주당의) 공천 과정에 대한 도전이 아닌가…]

결국 배지를 달게 된 김 전 대변인. 그런데 하필 맡게 될 상임위가 국토교통위일 가능성이 높은 상황입니다. 김진애 의원이 국토위에서 활동했기 때문인데요. 땅투기 의혹과 국토위. 묘한 조합을 이루며, 벌써부터 '뒷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당장 민주당에선 선거에 악재가 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LH 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괜한 불똥이 튈까 염려하는 모습입니다. 국민의힘은 이미 공세를 위한 예열을 마쳤습니다.

[배현진/국민의힘 원내대변인 (음성대역) : 부동산 로또로 성공하고 잠시 쉬고 오니 국회의원 되는 '흑석 김의겸 선생'의 대단한 성취에 온 국민이 절망하고 분노합니다.]

청와대에서도 반길만한 소식은 아닐 듯싶습니다. LH사태로 국정 지지율이 역대 최저치로 떨어졌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죠? 김의겸 전 대변인의 국회 입성, 이래저래 여권엔 부담인 듯싶습니다.

오늘 국회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안철수, 또 꺼내든 '새정치'…김종인, 윤석열에 '삼고초려' 주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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