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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수 할머니, 램지어 교수에 "논의 가치 없는 허위"

입력 2021-02-16 19:47

정치부회의 #청와대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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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회의 #청와대 발제

[앵커]

미국 하버드대의 한 교수가 "일본군 위안부는 자발적인 매춘"라는 왜곡된 주장을 펼쳐,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고 있죠.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는 기자회견을 열고 "논의할 가치도 없는 거짓"이라며 "위안부 문제를 국제사법재판소에서 판단을 받을 수 있게 해달라" 호소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두 번째 탄핵심판에서도 살아남은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냈는데요. 외교안보 소식, 신혜원 반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트럼프/전 미국 대통령 (현지시간 지난달 20일) : 미국은 위대하고 위대한 나라입니다. 여러분의 대통령이 된 건 나의 가장 큰 영광입니다. 저는 항상 여러분을 위해 싸울 겁니다. 항상 보고, 듣고 있을게요. 안녕히 계십시오. 여러분을 사랑합니다.]

영화 '터미네이터'의 주인공이라도 된 양, 아 윌 비 백 명대사를 남기고 떠난 트럼프 전 대통령입니다. 대선 불복을 부추기며, 미국 민주주의 역사의 오점이 된 의사당 난입을 선동했다는 비판에도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냐" 끝까지 당당했습니다. 그런 그를 향해, 진짜 터미네이터는 이렇게 말했었죠.

[아놀드 슈워제네거/전 캘리포니아 주지사 (현지시간 지난달 10일) : 트럼프 대통령은 실패한 리더입니다. 그는 역사상 최악의 대통령으로 물러날 것입니다.]

한동안은 잠잠했습니다. 1월 말 백악관에서 플로리다의 별장으로 거처를 옮긴 뒤, 골프장 외엔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는데요. 현지시간 13일, 미 상원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두 번째 탄핵 심판이 열렸습니다.

[패트릭 레이히/미국 상원 탄핵심판장 (현지시간 지난 13일) : 탄핵 찬성 57표, 반대 43표입니다.]

이쯤 되면 '불사조'란 별명도 붙여야 하지 않을까요. 트럼프는 또 살아남았습니다. 탄핵해야 한다가 57표, 안 된다가 43표로, 탄핵까지 10표가 모자랐습니다. 트럼프는 즉각 "미국 역사상 최대의 마녀사냥이었다"고 주장하는 성명을 발표했는데요.

미 대통령의 날인 현지시각 15일, 드디어 공개석상에 얼굴을 드러냈습니다.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에서 열린 친트럼프 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섭니다. 승용차 뒷좌석에서 특유의 익살스러운 표정과 함께, 두 엄지를 치켜올렸습니다.

[오스카 팔라치오/트럼프 지지자 (현지시간 지난 15일) : 여기까지 와서 그를 본 것은 정말 보람 있는 일이었어요. 그것은 정말 뜻밖의 놀라움이었고 정말 멋졌습니다.]

[타라 크랫/트럼프 지지자 (현지시간 지난 15일) : 저는 트럼프 대통령이 여전히 우리의 대통령이라고 믿습니다. 그는 이 나라에서 가장 훌륭한 대통령입니다.]

탄핵 족쇄가 풀린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예고한대로 정계 복귀 의사를 밝혔습니다. 플로리다에 사무실을 마련했단 이야기도 들립니다. 측근인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은 "트럼프는 공화당을 재건할 준비가 돼 있다"며, 내년에 열릴 '중간선거'를 언급했죠.

[린지 그레이엄/공화당 상원의원 (현지시간 지난 14일) : 아시다시피, 그는 공화당을 재건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그는 2022년에 열릴 총선에 고무되어 있습니다. 다음 주에 플로리다로 내려가 골프를 치며 이야기를 나눌 겁니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운동은 계속돼야 합니다.]

이런 가운데 친트럼프 성향 인사들이 앞다퉈 정계 진출 의사를 밝혔습니다. 대선 불복 소송에 참여한 마크 워커 전 하원의원, 사라 샌더스 전 백악관 대변인까지 적극적인 트럼프 마케팅을 펼치며 지지층 결집에 나선 겁니다. 공화당 내 여전한 그의 영향력을 최대한 이용하겠단 전략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으로선 신경이 안 쓰일래야 안 쓰일 수 없는 상황인데요. 일단 겉으로는 여유있는 모습을 과시했습니다. 탄핵심판이 벌어지던 날 손녀딸과 함께 자동차 경주 게임 '마리오카트'를 즐기고 있는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탄핵이 되든 말든, 복귀를 하든 말든, 흔들릴 필요가 없다는 메시집니다. 당장 이번주부터 NATO, G7 등 굵직한 국제회의가 줄줄이 예정돼있죠. 트럼프 재임기간 무너진 전통 동맹국들과의 관계 회복에 주력할 전망입니다.

[JTBC '정치부회의' (지난 2일) : 1954년 미국 시카고에서 태어난 한 백인 소년, 태어나자마자 일본으로 건너갑니다. 대학까지 일본에서 마친 뒤 미국으로 돌아가 본격적으로 일본 법을 공부합니다. 일본이 좋아 '일본 덕후'가 된 미국인, 마크 램지어 미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의 얘깁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는 자발적으로 매춘을 했다"고 주장한 하버드대 램지어 교수 한국은 물론 미국 정치권, 학계에서까지 거센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는 "논문은 논문 자체로 봐달라"며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죠. 당장 제자들부터 반발했습니다. 하버드의 아시아계 학생들이 "교수의 왜곡된 인식을 바로잡기 위해 할머니들의 산 증언을 듣겠다"고 나섰습니다.

[자넷 박/하버드대 법대 석사과정 학생 (JTBC '뉴스룸' / 어제) : 위안부 문제는 위안부 생존자의 목소리를 빼곤 얘기할 수 없습니다. 램지어 교수가 빼 버린 역사 기록에 그들을 확실히 포함시켜야 합니다.]

하버드대 아시아·태평양 법대 학생회가 주최하는 온라인 세미나에서 이용수 할머니가 직접 자신의 피해를 증언할 예정입니다. 이 할머니는 오늘 별도의 기자회견을 열고 위안부 문제가 국제법의 판단을 받을 수 있게 해달라고 눈물로 호소했습니다.

[이용수/여성인권운동가 : 저는 절박한 마음입니다. 이제 시간이 없습니다. 여러 말할 거 없이 양국이 책임을 지고 국제재판소에 같이 갑시다. 우리 대통령님한테 절박한 마음으로 눈물로 이렇게… 새해에 대통령님, 꼭 일본과 같이 손에 손을 잡고 국제 법정에 나가서 평화롭게 해결되도록 하게 하여 주십시오.]

또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를 직접 언급하면서 "우리 같이 가자. 같이 국제사법재판소 가서 똑바로 밝히자"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이 할머니가 국제재판소, ICJ를 꺼내든 건, 일본의 책임을 묻기 위한 국내소송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입니다. 우리 법원은 일본 정부에 피해자들의 손해를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지만, 일본이 거부하는 한 강제 집행은 불가능하죠. 그러니 국제사회에서 잘잘못을 따지잔 건데, 국제사법재판소 소송을 진행하려면 그 역시 마찬가지로 당사국, 일본 정부의 합의가 있어야 합니다. 정부는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단 입장입니다.

[최영삼/외교부 대변인 : 위안부 피해자들의 명예와 존엄을 회복하기 위해서 우리 정부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해 왔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이와 관련해서 위안부 할머니 등의 입장을 조금 더 청취해보고자 하며, ICJ 제소 문제는 신중하게 검토해 나갈 것입니다.]

다만 이 할머니와 ICJ 회부 추진위 측은 소송을 추진하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단 입장입니다. 소송 과정에 할머니들이 참여할 수 있는 절차가 있고, 서면 자료와 피해자들의 증언이 모두 기록으로 남게 되기 때문입니다. 추진위 측은 지난 설 전, 여성가족부 등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국제사법재판소 회부 요청을 전달했다고 밝혔습니다.

오늘 청와대 발제 정리합니다. < 이용수 할머니 "위안부 문제, 국제사법재판소에서 풀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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