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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취재수첩] "미인도 검찰수사 왜곡" 논란

입력 2017-01-01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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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취재수첩] "미인도 검찰수사 왜곡" 논란


[단독│취재수첩] "미인도 검찰수사 왜곡" 논란


검찰이 최근 "미인도는 고 천경자 화백의 진품"이란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당초 프랑스 뤼미에르 감정팀이 "미인도의 진품 확률은 0.0002%(명암 대비)"라고 밝혔지만 증거가 되진 못했다. 검찰은 "프랑스팀 보고서에 문제가 있다"고 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검증한 걸로 알려졌다.

[단독│취재수첩] "미인도 검찰수사 왜곡" 논란


문제는 '미인도'가 아닌 '테레사수녀'였다. 프랑스팀은 명암 대비 항목에서 '테레사수녀'의 진품 확률은 42%라 밝혔다. 그런데 검찰이 프랑스팀 방식대로 다시 계산하니 약 4%로 나왔다는 것. 나머지 진품 8개는 이론의 여지없는 70~99%였다. 유족과 검찰 양측이 모두 진품이라 믿는 작품에서 고작 '4%'라니.

뭔가 석연찮았다. 전문가들을 찾아 나섰다. 결론은 싱거웠다. "프랑스팀도 맞고, 검찰도 맞다". 통계학적인 의미에서다. 같은 방식을 사용했고, 둘 다 큰 문제는 없었다. 다만 프랑스팀은 9개의 진품을, 검찰은 8개의 진품을 비교군으로 삼았다. 한 전문가는 "프랑스팀은 좀 더 상세하게 도출 과정을 담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검찰에는 다른 문제가 있었다. 이른바 '통계의 착시' 효과. 고려대 박민규 교수(통계학)는 "검찰 주장대로 테레사 수녀가 4%라 하더라도, 이는 최소 4% 이상 나오면 진품으로 봐도 좋다는 하나의 기준점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42%든 4%든 미인도의 확률 0.0002%는 턱없이 작은 수치여서 위작 판단에는 확률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프랑스팀은 "검찰의 의도적인 확률 왜곡"이란 입장이다. 검찰이 근본 원리를 모르면서 임의로 해석하고, 불리한 미인도의 확률 변화 등은 언급하지 않았단 것이다. 프랑스팀은 취재진에게 "미인도 진품 확률 0.0002%는 검찰 계산을 적용하면 0.0000000007%(10억분의 7) 나노 수준까지 추락한다"는 반박문을 보내왔다. 확률 숫자가 작아지면, 테레사수녀(진품)와 미인도(가품)의 간극은 오히려 더 커지는 모순이 발생한단 주장이다. 국내 전문가 검증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양측의 통계 공방은 한동안 이어질 걸로 보인다. 이밖에 1991년과 2016년 감정위원들의 양심 폭로도 눈여겨 볼 부분이다. '미인도 진실, 1년간의 추적'은 오늘(1일) 밤 9시 40분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에서 방송된다.

[단독│취재수첩] "미인도 검찰수사 왜곡" 논란


봉지욱 기자 bong@jt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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