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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친호남 정당으로" 행보에…민주 "신파극" 비판

입력 2020-08-20 18:23

5시 정치부회의 #국회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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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 정치부회의 #국회 발제


[앵커]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어제(19일) 광주 5·18 묘역을 찾아 무릎을 꿇고 사죄를 했는데요. 오늘은 '친호남 정당'으로 거듭나겠다며 구체적인 방안까지 발표했습니다. 이에 대해서 더불어민주당에선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달라', '신파극이다' 비판적인 목소리가 많았습니다. 다만, 일부에선 "역사의 진전"이란 평가도 나왔습니다. 관련 내용, 조익신 반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 광주서 무릎 꿇은 김종인…"전두환 부역자" vs "역사의 진전" >

5·18 묘역을 찾아 무릎을 꿇은 김종인 비대위원장. 광주 시민들의 거친 항의를 들었습니다.

[광주 시민 : 전두환에게 받은 훈장을 반납하고 그다음에 광주시민들에게 사죄를 해야 됩니다.]

어제 고석승 반장이 전한 소식 아니냐 하실 분들도 계실 텐데요. 자세히 좀 살펴볼까요? 일단 김종인 위원장의 옷차림도 좀 두껍죠. 결정적으로 함께한 사람들의 얼굴이 좀 낯섭니다. 2016년,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장 자격으로 광주를 찾았던 모습입니다.

[김종인/당시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장 (2016년 1월) : 광주에 이 상황을 와서 보니까 제가 사죄의 말씀을 드려야 되겠다는 그런 것이 저절로 생겨난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4년 전엔 임을 위한 행진곡의 탄생 배경이 됐죠. 윤상원·박기순 열사 묘역 앞에서 무릎을 꿇었고요. 어제는 분향을 하며 역시 무릎을 꿇었는데요. 2016년엔 더불어민주당, 지금은 미래통합당으로 소속이 바뀌었지만, 당이 호남에서 처한 상황은 비슷합니다. 호남 민심이 등을 돌렸다는 겁니다. 2016년 총선, 민주당은 호남에서 국민의당에게 참패합니다. 2020년 총선, 통합당은 호남에서 당선은커녕 득표율 4%에 그쳤습니다. 민심을 돌릴 수만 있다면, 무릎 꿇을 만합니다.

여기에 김종인 비대위워장의 개인사도 무릎을 꿇는 데 한몫을 했습니다. 바로 국보위 전력입니다. 2016년엔 이런 말을 했다가 호된 역풍을 겪었습니다.

[김종인/당시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2016년 1월) : 나는 그런데 내가 지금까지 국보위뿐이 아니라… 스스로 내가 후회를 한 적이 없어요.]

그래서일까요. 어제 국보위 관련 사과가 유독 길었던 듯합니다.

[김종인/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 (어제) : 신군부가 집권하고 만든 국보위에 저는 재무분과 위원으로 참여하였습니다. 그동안 여러 기회를 통해 그 과정과 배경을 말씀드리며 용서를 구했지만 결과적으로 그것은 상심에 빠진 광주 시민, 군사 정권에 반대했던 국민들에게는 쉽게 용납하기 어려운 선택이었습니다. 다시 한번 이에 대해 사죄의 말씀을 드립니다.]

통합당의 호남 구애는 오늘도 이어졌습니다. 친호남 정당으로 거듭나겠다며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적극적인 서진정책에 나서겠다는 겁니다.

[정운천/미래통합당 국민통합위원장 : 미래통합당 전체 의원을 대상으로 호남지역 전체 41개 지자체를 대상으로 명예 의원을 위촉하고자 합니다. 국회의원 비례대표 당선권 20위 이내에 25%를 호남지역 인사로 추천하도록 하는 내용을 당헌·당규에 명문화하여 지역주의 극복에 근본적인 해결 방법을 찾고자 합니다.]

김종인 비대위원장과 통합당의 친호남 행보에 민주당의 평가는 일단 유보적입니다. 허윤정 대변인은 "전광훈발 코로나19 재확산으로 확진자가 급증하는 이때, 광주 방문이 화제 전환용으로 비춰지는 것은 오해일까"라며 5·18특별법 당론 채택 등 구체적인 행동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정청래 의원의 평가는 더 박했습니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을 향해 국보위에 참여한 인물이라며, 전두환 부역자인 셈이라고 날을 세웠습니다. 온갖 누릴 건 다 누리고 이제 와 새삼 무슨 신파극이냐는 겁니다. 한때는 김 위원장 옆에서, 힘을 싣기도 했던 정 의원. 공천 탈락의 날카로운 기억이 아직 남아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민주당 일부에선 긍정적인 평가도 나왔습니다. "역사의 진전이다", "황교안 대표 땐 상상도 못 했다"는 겁니다.

통합당은 오늘 회의실 현수막 문구를 '역사의 매듭을 풀다'로 바꿨습니다.

[김종인/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 : 낡은 이념 대립은 마치 발바닥에 박힌 가시와 같아서 미래로 향한 예정에 걸림돌이 됐다는 것입니다. 부족하고 모자라지만 과거를 인정하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일 때 얽히고설킨 실타래들을 서서히 풀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제 광주에서 보여드린 모습은 역사의 매듭을 풀고 미래로 나가기 위한 시작에 불과합니다.]

말보다 중요한 건 행동이겠죠. 말뿐인 쇼로 끝난다면 호남 민심과는 영영 작별을 고해야할지도 모르니 말입니다. 신파극이란 비판이 다큐가 돼 돌아올지 지켜볼 일입니다.

< "남자끼리 엉덩이 툭" 송영길, 이번엔 "족보없는 유엔사령부" >

지난해 10월, 주한 뉴질랜드 대사가 트위터에 이런 글을 올립니다. "남편과 함께 주한외교단 초청 리셉션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영부인을 만나 뵙게 돼, 커다란 영광이었다. 문재인 대통령님 덕분에 한국에서 처음으로 이것이 가능할 수 있었다"는 겁니다. 당시 뉴질랜드 대사가 문 대통령에게 감사를 표한 특별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리셉션에 함께 참석한 대사의 남편, 같은 남성입니다. 그러니까 동성애자 부부인 겁니다. 아시다시피, 아직 우리나라는 동성 결혼을 인정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우리 정부는 뉴질랜드 대사의 동성 배우자에게 이례적으로 비자를 발급해 줬습니다. 또 청와대 행사에 두 사람을 함께 초청했습니다. 뉴질랜드 대사 입장에선 문 대통령 덕분에 남편이 한국에 올 수 있었고, 문 대통령 덕분에 한국에서 공식 부부로 인정을 받은 셈입니다.

미담이라고 해야 할까요. 아무튼 당시 기억을 소환한 분이 있습니다. 바로,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인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입니다. 뉴질랜드가 동성애에 상당히 개방적이라며, 뉴질랜드 대사 이야기를 꺼낸 건데요. 문화의 차이가 있다며 이런 주장을 했습니다.

[송영길/더불어민주당 의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어제) : 40대 초반에 180㎝ 키, 덩치가 저만한 남성 직원입니다. 이 피해자분이. 그런데 가해자로 알려진 우리 영사하고 친한 사이였다는 거예요. 같은 남자끼리. 우리는 그냥 같은 남자끼리 배도 한 번씩 툭툭 치고 엉덩이도 한번 치고 그랬다는 건데 친했다고 주장하는 사이고…]

한국과 뉴질랜드 정상 간의 통화에서까지 논의가 됐었죠. 우리 외교관의 성추행 의혹을 문화적 차이에서 비롯됐다고 설명한 겁니다. 그러면서 이미 처분을 받았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송영길/더불어민주당 의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어제) : 그리고 그때 당시에 문제가, 그 남성 입장에서는 기분 나쁠 수가 있는 거죠. 그래서 경고처분을 받았고 나중에 감봉 처분을 했는데…]

뉴질랜드 정부가 해당 외교관의 신병을 인도하라는 건 '오버로 보인다'는 겁니다. 당장 야당에선 비판 논평이 쏟아졌습니다. "대한민국 국회 외통위원장의 부끄러운 '가해자 중심주의'다", "한심하기 그지없다. 송영길 위원장의 무지한 그 말 자체가 '오버'다"라는 겁니다.

정의당 류호정 의원도 비판 글을 올렸습니다. "동성 간이든 이성 간이든 원치 않는 성적 접촉은 성추행"이라며 "외교관의 성추행 추문에 대응하는 정부의 태도도 문제지만, 외교부를 소관 기관으로 두고 있는 송영길 외통위원장의 인식은 더 충격"이라고 날을 세웠습니다.

뉴질랜드의 성추행 피해자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냈다고 하는데요. "우리 외교부가 변호사 입회하에 조사관에게 발언할 기회를 전혀 주지 않았다"며 "독립된 기관이 제대로 다시 조사하게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합니다. 이 피해자가 송영길 위원장의 발언을 전해 들었다면 어떤 생각이 들까요?

이슈는 이슈로 덮어야 한다는 말이 있죠? 그래서일까요. 송 위원장이 오늘은 이런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송영길/더불어민주당 의원 (음성대역/8월 19일, 유튜브 '연통티비') : 사실 우리 유엔군이라는 것은 족보가 없다고 그러잖아요. 주한 유엔군사령부라는 것이 법률적으로 문제가 있고, 유엔에서 뭐 예산을 대준 것도 아니고 그냥 주한미군의 외피이기 때문에 이것이 우리 남북 관계에 대해서 간섭하지 못하도록 저는 통제해야 한다고 봅니다.]

'미국이 한국에 전시작전권을 이양하더라도, 유엔사를 통해 개입해 올 가능성을 차단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한 겁니다. 유엔사는 6·25 전쟁 발발 직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에 따라 설립됐습니다. 1950년 7월 창설돼, 지난달 탄생 70주년을 맞았습니다. 정경두 국방장관이 보낸 축하 서신입니다. "70년 전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수호하기 위해 유엔의 깃발 아래 하나가 되어 헌신한 22개국 참전용사들에게 대한민국 정부와 군을 대표해 경의와 감사를 드린다"고 감사를 표했습니다.

시작전권이 전환되면, 한국군 대장과 유엔군 사령관 사이에 지휘체계가 불분명해진다는 지적은 있어 왔습니다. 실제로 국방부는 지난해부터 유엔사와 관련 논의를 진행 중입니다. 우리나라가 전작권을 온전히 돌려받는 건 중요한 일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유엔군을 '족보가 없다'라고 몰아세우는 게 맞는가 싶기도 합니다. 이 땅에서 유엔 깃발 아래 피를 흘린 22개국 참전용사들을 생각하면 말입니다.

오늘 국회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광주서 무릎 꿇은 김종인…"전두환 부역자" vs "역사의 진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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