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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사당역인데, 금연 단속은 따로…'관할이 뭐길래'

입력 2015-07-28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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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같은 지하철역인데, 몇번 출구로 나가느냐에 따라 담배를 필수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한 곳이 있습니다. 관할 구역이 다르다는 이유에서인데요, 이런 곳들이 한두군데가 아닙니다.

밀착카메라로 고석승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하철 2호선과 4호선이 만나는 서울 사당역, 하루 유동인구가 25만 명에 달할 정도로 붐비는 곳입니다.

사당역 13번 출입구 앞입니다. 최근 지하철 역주변을 금연구역으로 지정하는 지자체가 늘고 있는데요. 보시는 것처럼 이곳 역시 이렇게 담배를 피울 수 없도록 지정돼 있습니다.

그런데 같은 사당역인데도 건너편 출입구는 사정이 조금 다릅니다.

13번 출입구와 달리 8번 출입구에는 금연 안내 표지판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같은 사당역 출입구인데도 금연 구역 지정 여부가 다른 건 출입구마다 관할 자치구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사당역 사거리는 서울 서초구와 관악구, 동작구가 만나는 지점입니다.

서초구와 관악구는 관내 지하철역 출구 주변을 금연 구역으로 정해놓았지만 동작구는 별도 단속 규정이 없습니다.

또 같은 금연 구역이라도 서초구는 지하철역 주변 10미터로 한정 지은 반면, 관악구는 주변 20미터로 지정해놨습니다.

과태료도 각각 5만 원과 10만 원으로 다릅니다.

금연구역으로 지정돼 있지 않은 동작구 쪽 출입구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여기저기 담배꽁초가 떨어져 있습니다.

서초구가 흡연자들을 실시간으로 단속하고 있는 사이 동작구 관할 출입구에서는 사람들이 거리낌 없이 담배를 피우고 있습니다.

[인근 상인 : 출입구에서 장사를 하는데 담배 좀 어지간하면 안 폈으면 좋겠는데 담배를 그냥 피우더라고요. 그런데 (구청에서) 잡지를 않아요.]

경기도 군포의 한 초등학교 주변, 이곳도 비슷한 논란이 한창입니다.

이 초등학교 앞은 군포시 조례로 주변 50미터가 금연 구역으로 지정돼 있지만 실제 단속은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학교 맞은편 골목이 모두 안양시 관할이기 때문입니다.

안양시는 학교가 군포 지역이어서 단속할 권한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단속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주민 불만은 쌓이고 있습니다.

[인근 주민 : 담배꽁초가 여기저기 널려 있어요. 벌써 봐도 담배꽁초가 있잖아요. 서로 (단속을) 미루는 거죠. 하기 귀찮아서 그런 것 같아요.]

군포시의 규정대로면 학교 건너편인 이 안양시 지역도 모두 금연구역이지만 단속 권한이 명확지 않다 보니 이렇게 흡연을 해도 막을 방법이 없습니다.

서울 강남역 사거리도 관할 지자체가 겹쳐 있어 행정상 혼란이 자주 벌어지는 곳입니다.

이곳은 강남구와 서초구 사이를 가로지르는 강남대로입니다. 제 오른편으로 보이는 곳이 바로 강남구, 왼편으로 보이는 곳이 서초구인데요.

같은 상권으로 묶여져 있는 곳이지만 관할 자치구가 어디냐에 따라 실제 거리 풍경은 크게 다릅니다.

서초구는 쓰레기통이 없어야 거리가 깨끗해진다며 지난 2012년 쓰레기통을 모두 없앴습니다.

반면 강남구는 쓰레기통이 있어야 쓰레기 무단 투기 행위가 사라진다고 보고 있습니다.

일명 '쓰레기통 철학'의 차이입니다.

[정원용/서울 잠원동 : 쓰레기를 버릴 데가 없으니까 쓰레기가 거리에 많이 쌓인다거나 그런 게 불편했어요. (양쪽) 거리 풍경이 비슷하게 만들어졌으면 좋겠어요.]

올해는 본격적으로 지방자치제도가 실시된 지 20년이 되는 해입니다.

각 지역 실정에 맞게 정책과 제도를 수립하는 것. 물론 중요합니다.

하지만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서로 다른 잣대를 들이대다 보면 결국 주민 불편만 늘어나는 건 아닌지 한번쯤 생각해볼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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