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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이웃 위해 한 땀 한 땀 '면마스크 의병단'

입력 2020-03-17 21:21 수정 2020-03-17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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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마스크가 하도 귀하다 보니까, '금 마스크'라는 말까지 나오는 요즘입니다. 마스크가 곧 화폐로 여겨지기도 하지요. 이런 위기 속에서 자원봉사자들이 나섰습니다. 시민들이 함께 쓸 면 마스크를 직접 만들어서 나누어주는데요. '면 마스크 의병단'이란 별칭까지 붙었습니다.

밀착카메라 이선화 기자입니다.

[기자]

대형마스크 1장을 내면 김밥 한 줄을 먹을 수 있다고 적혀있습니다.

식당 직원들의 마스크가 필요한데, 구하지 못해 궁여지책으로 내놓은 겁니다.

[식당 주인 : 저희가 인터넷으로 구매하려고 해도 할 수가 없으니까. 그래서 가서 줄 서 있는 상황도 안 되고 그래서.]

일회용 마스크를 구하기가 쉽지 않아지자 면 마스크를 찾는 사람도 늘고 있습니다.

[김말엽·김경자/경기 고양시 토당동 : 금방 팔려 버리고 없더라고요. 그래서 천으로 된 걸 하나 사놨어요. 빨아 쓰고. 일회용 이런 거는 하루 종일 사람들 많이 있는 데 가야 할 때는 이런 거 쓰고.]

[한수민/경기 고양시 화정동 : 면마스크 안에다가, 이거 귀 차지 않고 필터처럼 쓰고 있어가지고. 안에다가 소형 끼고 이런 식으로 쓰고 있어요. 소형도 매일 바꾸지는 못하는 거 같아요.]

상황이 이렇자, 일부 지자체에선 면 마스크를 직접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구청 대강당 앞에 이른 시간부터 사람들이 서성입니다.

[이희순/서울 월계동 : 미리 와서 이런 체크도 해야 되고 준비도 하고 차도 한잔 마시고 그러려고 일찍 왔어요.]

개인 정보를 작성하고, 발열체크와 손소독을 한 뒤 안으로 들어갑니다.

면 마스크를 제작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입니다.

대강당 안쪽으로 들어오면 각 업무별로 책상이 나눠져있습니다.

천을 자르는 작업부터 시작해서 총 8단계로 이루어져 있는데요.

봉사자들 간 책상 간격은 2m 정도로, 최대한 간격을 떨어트려 놓았습니다.

[이원순/노원구청 평생교육팀장 : 500~600여 분 매일매일 하루 4시간씩 교대로. 이렇게 거리를 띄어서 위생적인 문제도 생각을 하고 하루에 오전·오후 소독도 두 번 거치고요.]

여섯 명이 분업해 마스크 한 장을 완성하게 됩니다.

각자 능력껏 업무를 맡았습니다.

[박경화/서울 중계동 : 저는 아가씨 때 이걸 원래 직업으로 했었어요. 있는 기술 투자만 하고, 시간하고만 내면 이거를 긴요하게 마스크가 꼭 필요한 분들한테 갈 거라 너무 감사하게 참여할 수 있어서.]

[한영신/서울 하계1동 : 홈패션으로 예전에 애들 집에서 조금씩 만들던 거 했었거든요. (재봉) 안 한 지 한 20년 됐는데 만지니까 되네요.]

안감과 겉감을 재봉한 뒤 다림질을 하면 마스크 몸체가 만들어집니다.

지금 제가 한 작업은 마스크 몸체에다가 이렇게 끈을 다는 작업입니다.

중간 정도 완성된 건데요.

작업을 마치면 이 마스크는 이렇게 옆 책상으로 옮겨지게 됩니다.

이 책상에서는 작업자가 직접 끈을 매듭짓고 실밥을 정리하는 일을 하게 됩니다.

[송기옥/서울 월계동 : 실밥 같은 것을 정리해주고 있어요. 제가 이거밖에 할 수가 없어가지고. 오늘 첫날이에요. 휴무날 이틀 잡아서 봉사하려고 왔어요.]

봉사자들에게 특별한 기술은 필요 없습니다.

[강경순/서울 상계동 : 고무줄 자르는 작업하고 있어요. 26cm 정도요. 저는 재봉틀하고 다리미질을 못 해서 보조업무라도 도와드리고 싶어서 신청했어요.]

돕고자 하는 마음이면 충분합니다.

[김미숙/서울 공릉동 : 최대한 국민으로서 할 의무를 지켜야 될 것 같아요. 첫날 하는데도 딸이 전화가 왔어요. '엄마 거기 노원에서 하는 게 엄마 맞아?' 이렇게.]

완성된 마스크는 의료용 자외선 소독기를 거친 뒤, 비닐봉지에 하나씩 포장됩니다.

방역 작업자나 독거노인 등에게 지급됩니다.

각 가정이나 작업장에서 마스크를 만들기도 합니다.

구청 직원들이 시장에서 원단을 사 오면, 주민 봉사자들이 이를 받아 제작하는 식입니다.

이렇게 완성된 마스크는 정보의 사각지대에 놓여있거나, 바깥 활동에 제약이 있는 취약계층에게 전달됩니다.

모두가 어려운 상황이지만, 자신의 재능과 시간을 기부하려는 사람들의 손길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인턴기자 : 정상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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