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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수백억 예산 '수변공원'…쓰레기에 악취 진동

입력 2019-11-05 21:39 수정 2019-11-05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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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수백억 원의 예산을 들여 하천을 복원하고 공원을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찾는 사람은 없고 쓰레기만 쌓입니다. 물이 썩고 악취도 납니다. 지자체끼리, 또는 민간 사업자하고 서로 관리 책임을 떠넘기다 생긴 일입니다.

돈은 돈대로 들고 불쾌감은 불쾌감대로 늘고 있는 일부 수변 공원의 민낯을, 밀착카메라 이선화 기자가 담았습니다.

[기자]

물보다 풀이 더 많아 보입니다.

언뜻 보면 늪지대 같은 이곳은, 인천 계양구에 있는 계산천입니다.

계산천 표지판이 있는 곳에서 내려오면 이렇게 수풀이 우거져있고, 군데군데 쓰레기도 가득한 모습을 볼 수 있는데요.

보시는 것처럼 물을 계속 공급하고는 있지만 이끼도 가득 있고 수풀이 군데군데 있습니다.

그렇다면 물속 상황은 어떨지 수중카메라를 넣어서 확인해보겠습니다.

이끼 때문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2년 전 '고향의 강'이라는 이름의 하천복원사업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총 123억 원이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관리 주체가 정해진 건 지난주입니다.

인천시 종합건설에서 조성한 뒤, 인계를 받아야 할 계양구가 하자가 많다면서 미룬 겁니다.

[인천 계양구청 : 민원이 생겨서 악취라든가 이런 걸 완벽하게 해결하지 않고서는 저희가 짐을 떠안는 거니까…]

준공 이후 2년 동안 관리에 구멍이 난 사이 하천은 망가졌다고 주민들은 말합니다. 

[주민 : 저쪽에 수로쪽에는 물고기가 좀 산다는 걸 느끼는데 이쪽은 아예 좀 죽었다고나 할까요.]

계산천 중간에 마련된 징검다리로 내려와 봤습니다.

이곳이 그나마 물이 많이 흐르는 곳인데요.

뒤쪽은 보시다시피 수풀로 가득합니다.

직접 가서 얼마나 물이 흐르는 통로가 좁은지 살펴보겠습니다.

물의 흐름은 끊긴 채 고여있습니다.

하천 폭이 25미터 정도라고 합니다.

그런데 보시다시피 물 높이는 제 무릎을 조금 넘는 정도인데요.

폭은 성인 한 명이 겨우 걸어갈 수 있을 정도입니다.

그리고 군데군데 수풀도 우거져있고 물 위에는 부유물이 떠다니고 있습니다.

지난 4월부터 하루에 1만5천 톤씩 물을 공급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라고 합니다.

[인천 계양구청 : 안쪽에 제초라든가 그런 것들 관리를 해야죠.]

지난해부터 복원 사업을 진행한 경기 시흥시의 군자천입니다.

그런데 보시는 것처럼 물은 흐르지 않고 대신 수생식물이 빼곡히 있는데요.

그마저도 보시는 것처럼 다 쓰러져있습니다.

인근 네 개 하천과 함께 수로를 복원하는 데 214억 원, 수질과 하천 복원하는 데 63억 원이 투입됐습니다.

하지만 하수 냄새가 나는 탓에 주민들은 거의 찾지 않고 있습니다.

[박상선/경기 시흥시 정왕동 : 민원 제기를 두 번 했었어요. 아무래도 냄새도 많이 나고 물도 지저분하고 하다 보니까.]

하천 상류에 있는 물놀이를 할 수 있는 시설도 이용하는 사람이 없어 쓰레기장으로 변했습니다.

[주민 : 냄새가 나서 못해요. 여기 물놀이하는 사람 없어요. 괜히 무슨 병 얻으려 그래요?]

시에서는 배관을 잘못 연결해, 오폐수가 그대로 하천으로 흘러들어간 게 원인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경기 시흥시청 : 관로를 다시 정비하고 있는 사업을 하고 있고.]

2년 전 밀착카메라가 실태를 보도한 또다른 수변공원.

아파트 단지 앞 공원엔 지금도 기름띠가 둥둥 떠 있습니다.

2017년 보도 때와 달리 관리권은 경기도에서 고양시로 넘어간 상태.

한국판 베네치아를 만들겠다면서 지난 2011년 270억 원 들여 만들었는데, 경기도가 조성한 뒤 고양시로 소유권이 이전되는 데 4년이 넘게 걸렸습니다.

[경기 고양시청 : (원래) 장항천하고 연계되는 배수로였고. 예상치 못하게 고농도의 오염물질이 들어오면서 수질 개선에 어려움이 있었던 거죠.]

이곳 수질을 복원하는 데 또다시 200억 원가량이 들어간다고 합니다.

만들어놓기만 하고 관리를 서로 미루는 사이, 주민들의 발걸음은 점점 줄어들고만 있습니다.

(인턴기자 : 박은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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