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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is] '아이돌' 7년의 법칙…배우도 예외는 아니다

입력 2016-06-14 10:01 수정 2016-06-14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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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7년의 법칙이 배우에겐 어떻게 적용될까.

7년차 걸그룹 포미닛이 사실상 해체 수순을 밟고 있다. 이는 7년차 아이돌 그룹에게 일어나는 현상이다. 지난 2009년부터 공정거래위원회는 일명 '노예 계약' 방지를 위해 계약 기간을 7년으로 정했다. 이렇다 보니 데뷔 7년차가 되는 시점에 그룹은 멤버 재결성하거나 해체 수순을 밟는다. 모든 멤버가 마음을 하나로 모아 소속사와 재계약을 하는 '의리'를 지키거나 그룹을 유지하는 건 사실상 업계에서 보기 드문 일이 됐다.

'7년의 법칙'은 아이돌 그룹에만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니다. 연기활동을 하는 신인들도 마찬가지다. 데뷔 7년을 채우면 또 다른 소속사에 둥지를 튼다. 그룹으로 활동하지 않기 때문에 회사를 옮기는 게 무슨 문제일 수 있겠냐고 볼 수도 있지만, 사실 표준 계약기간 때문에 우는 연예기획사들은 상당히 많다.

신인 배우가 소속사와 계약하고 대중들에게 얼굴을 알리는데까지 걸리는 시간은 통상적으로 2년~3년이다. 이 기간 동안 기획사는 적자를 면치 못 한다. 1년에 한 신인 배우를 위해 쓰는 비용만 대략 5000만원. 연기수업·피부관리·치아교정·스타일리스트 비용·프로필 사진 작업 등으로 쓰는 돈이다. 데뷔 4~5년 차가 되면 수익이 생기지만, 대부분은 소속사가 처음 신인을 위해 투자했던 초기 비용을 메우는 데 쓰인다. 데뷔 5년 전에 톱스타 반열에 올라 엄청난 수익을 버는 경우는 손에 꼽힌다. 이후 데뷔 6~7년차가 되서 배우나 소속사가 양 측이 안정기에 접어들면 표준 계약 기간이 만료된다. 재계약을 하지 않는 이상, 소속사 입장에선 손해라고 할 수 있다.

한 배우 소속사는 "요즘 표준 계약서를 악용하는 신인 배우도 많다. 처음부터 3~5년만 계약하고 싶어하는 신인도 많다. 적당히 트레이닝을 받고, 이름을 알려지는 시기가 오면 더 유리한 조건으로 다른 회사와 전속계약을 하기 위함이다. 이런 일이 비일비재해서 사실 대형 기획사가 아니라면 신인 배우들을 발굴하고 양성하는게 현실적으로 어렵다. 위험요소가 많다"고 전했다.

또 다른 연기자 소속사는 "배우들의 경우 전속계약을 7년씩 하는 경우도 많지 않다. 보통 5년으로 한다. 이제 막 배우가 자리를 잡고 활동을 활발히 하는 시기다. 이때 계약이 끝나 다른 회사로 가면 사실 여러모로 힘들다"며 "전 회사에서 관리가 소홀했다고 이유를 들며 전속계약이 끝나기 전 일방적으로 계약해지를 통보하는 경우도 많다. 이런 피해를 최대한 막고자 한국연예매니지먼트협회에서 조정을 하지만 매년 비슷한 사례가 발생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고 했다.

김연지 기자 kim.yeonji@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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