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유럽이 중동과 북아프리카 출신 난민들로 몸살을 겪는 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닌데요. 특히 최근엔 프랑스에 들어온 난민 수천명이, 해저터널을 통해 영국으로 진입하려다 희생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조금이라도 더 나은 삶을 찾아 목숨을 거는 겁니다.
고정애 런던 특파원입니다.
[기자]
철조망을 뜯어내고 아래로 기어 들어가거나, 철조망 위로 넘어갑니다.
남녀노소 가릴 것 없습니다.
프랑스 칼레의 유로터널 주변 곳곳에서 벌어지는 일입니다.
벌써 나흘째 3000여 명의 불법 이민자들이 수십명씩 무리를 지어 유로터널 진입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터널로 향하는 화물차에 몰래 올라타던 과거 수법보다 더욱 대범해진 겁니다.
프랑스보다 복지 혜택도, 일자리도 더 많은 영국으로 가는 게 이들의 목표입니다.
[미마/에티오피아 이민자 : 난민촌에서의 삶은 지옥과 같아요. 친구도 두 명 잃었어요. 열차를 타려다 죽었지요.]
최근 한달여 간 유로터널 일대에서 9명의 난민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영국과 프랑스는 합동 긴급 회의를 열고 대책을 논의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캐머런 영국 총리가 '난민 떼'라는 표현을 썼다가 여론의 질타를 받기도 했습니다.
주로 벌레를 지칭할 때 쓰는 '떼'라는 말을 쓴 건데, 그만큼 고민이 깊다는 걸 보여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