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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천억 넘게 투입해놓고 '납 운동장'…왜 이 지경 됐나

입력 2015-05-06 21:08 수정 2015-05-08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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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당초 취지는 어린 학생들에게 좀 더 좋은 환경을 제공하겠다, 이런 것이었겠죠. 이럴 바에야 차라리 흙바닥에서 뛰는 게 나을 것 같습니다. 어떻게 하다가 학교 운동장을 이처럼 납이나 발암물질 밭으로, 그 온상으로 만들었을까요. 1000억 원이 넘는 정부 예산을 투입해 이 지경이 됐다는게 믿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JTBC 취재팀은 실제 납 기준치의 50배를 넘은 한 초등학교에 인조잔디를 납품한 업체를 찾아가 직접 확인해 봤습니다.

이호진 기자입니다.

[기자]

경기도 수원의 한 초등학교.

이 학교 역시 인조 잔디에서 기준치의 50배가 넘는 납이 검출됐습니다.

운동장은 펜스로 막혔고, 봄 체육대회도 다음 학기로 미뤄졌습니다.

인조 잔디 운동장이 생긴 건 2008년입니다.

[학부모 : 집에서도 먹거리부터 신경을 써서 아이들 건강을 위해서 그렇게 노력을 하는데, 학교에서 저런 일이 벌어지니까 집에서 노력하면 뭐하죠?]

취재진은 이 학교에 인조 잔디를 납품한 업체를 찾아가 원인을 확인해 보기로 했습니다.

경북의 한 인조잔디 제조 업체입니다.

기계가 돌아가며 초록색 실을 뽑아내고 있습니다.

실이 짜여지며 인조 잔디의 형태를 만들어 가는 방식입니다.

납은 어디서 들어가는 걸까.

[공장 관계자 : 원료를 가져와서 실을 만들면서 그런 색상을 내야 되기 때문에 여기 안료에 납 성분이 있습니다. 자외선이 강하니까 납이…]

발암물질인 벤조피렌이 초과 검출되는 것은 단가를 낮추기 위해 폐타이어를 사용했기 때문입니다.

납 성분이 없는 안료나 인체 유해성이 없는 충전재 재료들이 있지만 가격이 비싸다는 겁니다.

[공장 관계자 : 폐타이어를 쓰면 타이어를 만드는 공정에서 발암물질이 있는데, 양도 많이 나오고 그거를 사용해서 그런데…]

인조잔디에 대한 KS 규정은 2010년에 처음 마련됐습니다.

공장 관계자는 규정이 생기기 전에 만든 인조 잔디 운동장의 경우 납도, 발암물질이 들어있을 수밖에 없다고 털어놨습니다.

[공장 관계자 : 2008년 이전에 깐 것은 다 발암물질, 중금속 있는 것을 썼어요. 기준치 이하에 있지만 없는 것은 아닙니다. 지금은 안 나옵니다.]

정부는 2005년부터 5년간 1700억 원이 넘는 돈을 들여 전국 학교에 인조잔디 운동장 조성 사업을 벌였습니다.

그런데 정작 관련 기준은 마지막 해인 2010년에 제정됐고, 그 사이 유해물질이 함유된 인조 잔디 운동장이 국민 세금으로 들어서버린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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