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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지분 재매입' 자료 중점삭제 정황…삼성 해명 '타격'

입력 2019-06-14 19:12

수뇌부 대책회의서 '재매입TF' 해체 결정…검찰, 분식회계 수사 본격화
고개숙인 삼성 "증거인멸, 송구스러워…준법경영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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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뇌부 대책회의서 '재매입TF' 해체 결정…검찰, 분식회계 수사 본격화
고개숙인 삼성 "증거인멸, 송구스러워…준법경영 할 것"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삼성 측이 삼성에피스 지분 재매입 관련 자료를 중점적으로 삭제한 정황을 포착했다.

삼성 측은 그간 삼성바이오가 삼성에피스에 대한 지배력을 잃어 회계기준을 변경했다고 주장해왔지만, 검찰은 삼성 측이 지분 재매입을 논의하며 지배력 유지를 염두에 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14일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실이 입수한 삼성전자 김모·박모 부사장에 대한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삼성 수뇌부는 검찰 수사에 대비해 작년 5월 5일 연 이른바 '어린이날 회의'에서 '지분재매입TF' 중단을 결정했다.

삼성바이오는 2015년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 가능성이 커져 에피스에 대한 지배력을 잃어 회계기준을 바꾼 것이라고 설명해왔다.

삼성 측이 '지분재매입TF'를 운영하며 지배력 유지 방안을 검토해온 것은 그간 삼성 측 해명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내용이다.

이 때문에 회의에 참석했던 삼성전자 사업지원TF 소속 핵심 임원들은 삼성바이오와 삼성에피스 관계자들에게 대책회의 결정을 전달하면서 '지분 재매입과 관련된 자료를 잘 삭제하라'고 강조한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다.

이 같은 삼성 측의 지분 재매입과 관련한 사업은 '오로라 프로젝트'로 불리며 삼성 수뇌부만 공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바이오와 삼성에피스가 검찰 수사에 대비해 직원들의 노트북과 휴대전화에서 삭제한 키워드에도 '지분매입', '오로라' 등 단어가 포함됐다.

검찰은 삼성 측이 분식회계 의혹의 핵심인 바이오젠 보유 콜옵션 문제도 2014년부터 검토해왔다고 공소장에 적시했다.

삼성바이오 또는 삼성에피스의 미국 나스닥 상장을 추진하면서 바이오젠 보유 콜옵션의 평가 및 부채 계상 여부 등을 다각도로 검토했다는 것이다.

이 역시 삼성 측이 2015년 말까지는 콜옵션 평가가 불가능해 회계에 반영하지 않았다는 해명과는 모순되는 내용이다.

이 같은 정황을 파악한 검찰은 이번 수사가 시작된 이래 삼성 관계자 8명을 구속한 상태다.

검찰은 이번 사안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삼성전자 사업지원TF 수장 정현호 사장을 지난 11일 한 차례 소환했으며 추가 소환 방침도 세웠다.

한편, 삼성바이오와 삼성에피스는 이날 공식 입장문을 내고 "증거인멸과 같은 일이 발생해 물의를 빚은 것에 대해 대단히 송구하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는 "추측성 보도를 자제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이던 강경 대응 자세에서 한발 물러난 것으로 해석된다.

검찰은 증거인멸 수사를 조만간 마무리 짓고 본류인 분식회계 수사에 집중할 계획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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