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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비 지원 3월에 끊겨…고통 커지는 세월호 가족들

입력 2016-07-21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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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이런 상황에서 세월호특별법이 정해놓은 시한에 따라 의료비 지원은 지난 3월에 끊겼습니다.

갈수록 커지는 고통에 괴로워하는 세월호 피해자 가족들을 최규진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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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이후 소득이 줄면서 살던 집을 처분하고 이사를 했다는 단원고 희생자 최성호 군의 아버지 최경덕 씨.

2년 3개월 만에 몸도 마음도 모두 망가졌습니다.

[최경덕/세월호 희생자 가족 : 혈압약 있고, 진통제 있고, 뭐 경련약도 있고. 이건 관절(약), 다리 아파서 먹는 거.]

참사 전에는 비타민만 먹을 정도로 건강했지만 이제는 온몸에 수시로 마비가 오고 수면장애로 시달리다 보니 약봉지가 가득합니다.

[최경덕/세월호 희생자 가족 : 잠이 안 오면 술을 먹어봤어요. 술을 먹으니 감정 통제가 안 되더라고요. 그래서 수면제를 먹었는데 개수가 늘더라고요. 3, 4개 먹어도 안 되니까.]

최 씨처럼 대부분의 희생자 가족들은 참사 이후 만성질환을 얻었지만 의료비 지원은 제한적이었습니다.

세월호 참사와 병의 연관성을 피해가족이 입증해야 하는 게 문제였습니다.

[장훈/세월호 희생자 가족 : (스트레스로) 어금니 4개가 빠졌는데, 세월호 참사 때문이라고 입증하라는 거죠. 병원에 (사유서를) 제출해서 (치료비를) 지원받고 하는 게 너무 복잡한…그래서, 아이고…내 돈으로 하고 말지…]

그나마 올해 3월 이후로는 의료비 지원도 끊어진 상태.

이제부터는 후유증이 와도 자신의 돈으로 치료해야 합니다.

세월호특별법 시행령이 의료비 지원은 2년, 심리 치료 지원은 6년으로 기한을 정해놨기 때문입니다.

[김정희/세월호 희생자 가족 : 뇌하수체 뇌종양이 왔어요. 그것 또한 뭘로 왔냐고 물었더니, 이게 갑자기 생긴 겁니까 전에부터 있었던 겁니까 했더니 스트레스로 왔다는 거예요. 진행상태인데 끊겨버린 거예요.]

심리치료 역시 일반적인 상담이나 수면제 처방 정도만 받고 있어 차라리 술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고 입을 모읍니다.

[김광배/세월호 희생자 가족 : 딱 한 번 심리치료를 받았어요. 그런데 (수면제 처방) 거기까지인 것 같아요. 사실 저는 술로 다스렸어요.]

심리가 불안정하고 참사 진상규명 활동에 집중하기 위해 생업을 포기한 경우가 많은 희생 가족들에게는 의료비뿐 아니라 생활비도 큰 문제입니다.

참사 초기 생계비 지원이 발표됐지만 월 100만 원이 조금 넘는 액수에 혜택도 잠시 뿐이었습니다.

이러다 보니 생활고를 견디다 못해 집을 팔고 아슬아슬하게 생계를 이어가는 경우도 많습니다.

[장동원/세월호 생존자 가족 : 연봉이 5000만 원 가까이 됐죠. (진상 규명 활동 위해 그만둔 뒤로) 가입해 있던 보험도 해지하고, 이번에 전세도 월세로 돌렸어요.]

여기에 "유난스럽다"는 주변의 시각까지 더해져 사회적으로 고립되는 일도 잦습니다.

유가족들의 고통이 더욱 커지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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