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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안컵] 분위기 바꾼 조소현 '심서연 유니폼 흔들어'

입력 2015-08-04 21:52 수정 2015-08-04 21:53

일본전 동점 중거리 슛, 심서연 유니폼 세러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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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전 동점 중거리 슛, 심서연 유니폼 세러머니

[동아시안컵] 분위기 바꾼 조소현 '심서연 유니폼 흔들어'


왼쪽 팔에 두른 노란 완장이 유독 듬직해 보인 하루였다. 여자축구대표팀의 '캡틴' 조소현(27·인천현대제철)이 주장의 품격을 선보이며 팀을 패배 위기에서 구했다.

조소현은 4일 중국 우한의 우한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동아시안컵 일본과의 2차전에 선발로 투입됐다.

경미한 부상으로 지난 1일 중국전을 벤치에서 지켜봤던 조소현은 이날 본래 포지션인 수비형 미드필더로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어린 선수들을 주축으로 중국을 1-0으로 꺾은 한국은 일본을 맞아 전반 내내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상대의 페이스에 압도 당한 것은 아니었지만 중국전과 같은 활발함도 보이지 않았다.

전반 30분에는 선제골까지 내줬다. 코너킥 상황에서 혼전 중 흘러나온 공을 수비수 나카지마 에미가 오른발 중거리 슛으로 연결해 득점에 성공했다. 전반을 뒤진 채 마친 한국은 후반 초반에도 별다른 반격 기회를 잡지 못했다. 조금은 처진 분위기를 바꾼 이가 바로 조소현이다.

조소현은 하프라인 근처에서 상대 공격을 가로챈 뒤 역습에 나섰다. 드리블로 골대와의 거리를 좁힌 조소현의 선택은 직접 슈팅을 선택했다.

조소현의 오른발을 떠난 공은 몸을 날린 일본 골키퍼 야마시타 아야카의 손을 지나 골문 안으로 향했다. 과감함과 정확한 킥이 만들어 낸 득점이었다. 오른쪽 측면을 질주하며 수비수의 시선을 분산시킨 강유미(24·화천KSPO)의 오버래핑도 돋보였다.

2007년 7월 A매치에 데뷔힌 조소현은 지금까지 대표팀의 허리를 책임지고 있다. 남자 선수 못지 않은 파이팅과 몸싸움 능력, 여기에 넓은 시야까지 갖춰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A매치 출전 경력만 83경기나 된다.

한국이 12년 만에 오른 올해 캐나다월드컵에서는 덩치 큰 유럽 선수들과 당당히 맞서며 16강 진출에 기여했다. 조소현은 썩 좋지 않은 컨디션으로 나선 일본전에서도 주어진 역할을 완벽히 수행하며 명성을 재차 입증했다.

조소현은 득점에 성공한 뒤 벤치를 향해 서서히 발걸음을 옮겼다. 잠시 멈춘 그는 벤치로부터 넘겨 받은 유니폼을 높이 들어 흔들었다. 손에 쥐어진 것은 오른무릎 십자인대 파열로 조기귀국한 심서연의 유니폼이었다. 중국전에서 심서연이 뛰던 자리에 배치된 조소현의 세러머니였기에 더욱 의미가 있었다.

조소현의 동점골에 힘을 얻은 한국은 후반 추가 시간 터진 전가을(27·인천현대제철)의 그림같은 프리킥으로 일본을 2-1로 꺾었다. 2년 전 동아시안컵(2-1 승리) 이후 2연승이다.

한국 여자축구가 일본에 2연승을 거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역대 전적은 4승8무14패가 됐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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