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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시민 발길 잡은 장애인 시위…갈 길 먼 이동권 보장

입력 2022-02-25 19:44 수정 2022-03-29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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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장애인도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게 해달란 목소린 20년 넘게 이어져 왔습니다.

출퇴근 지하철에서 시민들 발걸음을 붙잡기도 하고, 원성을 사면서까지 이들이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밀착카메라 이예원 기자가 담았습니다.

[기자]

사람들로 붐비는 이곳은 월요일 퇴근길 공항철도 열차 안입니다.

한쪽에서 장애인 권리 예산을 확보하란 시위가 이어지고 있는데요.

이번 한 주 동안 밀착카메라가 지켜보겠습니다.

휠체어를 탄 사람들이 경찰과 승객 한가운데서 피켓을 들고 있습니다.

장애인이 안전하게 이동할 권리를 보장해 공동체의 구성원으로 함께 살아가도록 해달란 겁니다.

그중 이형숙 씨를 다음날 새벽 집 앞에서 만났습니다.

집 근처에 지하철역이 있지만, 더 멀리 있는 역까지 서둘러 갑니다.

[이형숙/서울시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장 : (댁 근처에 다른 지하철역도 있는데요?) (이렇게 가야) 엘리베이터 설치나 그런 게 잘되어 있어서요.]

엘리베이터엔 이미 긴 줄이 늘어서 있습니다.

[이형숙/서울시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장 : 다들 불편해하기 때문에 오히려 저도 그런 눈총을 받고 싶지 않아서 두 번 정도까지는 그냥 보내요.]

그렇게 충무로역에 도착했습니다.

다른 장애인들과 함께 지하철에 오르자, 승객들이 불만을 말합니다.

[왜 출근길에 이러세요? (할 수도 있잖아요.) 하지 마세요. 남한테 피해 주잖아요. (왜 남이에요? 선생님은 왜 이런 문제를…) 당신 문제죠.]

[빨리 내리시라고 지금! 당신 때문에 출근 늦어!]

욕설도 날아듭니다.

[XX 진짜. (방금 누구한테 그러셨어요?) 죽기 싫으면 그만해, XX. (욕은 하지 맙시다. 안타깝습니다.) 빨리 꺼져 XX.]

그렇게 5개 역을 오갔습니다.

저희가 동행한 지 1시간 정도 지나 이제 오늘(25일)의 도착지인 혜화역에 도착했습니다.

'왜 굳이 지하철이냐'는 물음에 이씨는 이미 관계 부처엔 수차례 말 해봤다고 말합니다.

[이형숙/서울시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장 : 국회고 기획재정부고 정치인들 아닙니까? 힘이 없는 우리 장애인들이 힘 있는 사람 상대로 얘기하니 들어먹질 않아요. 모두 함께 외쳐야 하고…]

실제 그동안 장애인 이동권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휠체어를 타고도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저상버스는 전체 버스 중 27.8%에 불과합니다.

10년 전 목표에도 못 미칩니다.

올해까지 서울 275개 지하철에 엘리베이터를 모두 설치하겠다고 했지만, 아직 21개 역에선 공사가 진행 중이거나 설치를 검토 중입니다.

장애인 콜택시는 지자체마다 따로 관리해 다른 지자체간 이동이 쉽지 않습니다.

평균대기 시간만 48분이나 됩니다.

장애인 단체는 중앙정부에 예산을 확충하라고 요구합니다.

열차가 늦어져 불만도 쌓였지만,

[너무 불편해. 출퇴근마다 난리야, 우리 친구들도.]

이해해야 한단 의견도 있습니다.

[장애인에 대한 예산 같은 건 올려야지. 우리나라도 선진국인데 그런 거 왜 못 따라가?]

[국회의원들이 나쁜 거야. 공약을 지켜줬으면 이렇게 났겠어요, 사달이?]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가 예산 확보를 약속하자, 단체는 스물한 번 진행했던 출근길 시위를 일단 멈췄습니다.

다만 다른 후보들도 약속해달라며 오늘 대선후보 TV 토론회를 앞두고 퇴근길 시위에 나섰습니다.

토론을 지켜본 뒤 앞으로 계획을 검토하겠다고 했습니다.

밀착카메라 이예원입니다.

(VJ : 김대현 / 영상그래픽 : 한영주 / 인턴기자 : 정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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