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권총을 든 강도들의 범행 장면이 방송사 카메라에 아주 생생하게 찍혔습니다. 찍은 게 아니라 찍힌 겁니다. 범행 대상이 생방송을 준비하던 취재진이었기 때문인데요.
박상욱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생방송 중계 시작 몇 초 전 기자 뒤로 두 남성이 지나가는 듯 싶더니, 강도로 돌변해 주머니를 뒤집니다.
기자가 이들을 말려보려 하지만, 여성 스태프의 비명소리가 들립니다.
두명 중 한명은 권총까지 든 상황.
기자는 마이크를 통해 스튜디오에 다급함을 알립니다.
[부요 음보코/SABC 기자 : 우리들은 강도 당하고 있습니다. 강도 당하고 있다고요.]
취재진은 잠비아의 에드가 룽구 대통령이 입원한 요하네스버그의 한 병원 앞에서 저녁뉴스를 준비 중이었습니다.
그런데, 생방송 직전 강도들에게 휴대전화와 노트북을 뺏긴 겁니다.
[부요 음보코/SABC 기자 : 강도들이 제 휴대전화를 뺏으려 했지만, 생방송 직전이라 뺏기지 않으려 했습니다. 그러자 한 강도가 "이 녀석을 쏴버려"라고 소리쳤습니다.]
사건 상황이 생중계되지는 않았지만, 경찰은 카메라에 또렷하게 찍힌 범인들을 추적 중입니다.
남아공에서 취재진을 상대로 한 강도는 어제오늘 일이 아닙니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당시엔 한국 취재진들도 피해를 입었습니다.
지난 2년간 남아공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은 하루 평균 46건.
남아공의 치안 문제가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