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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A 장외발매소, 평균 65세 '실버 보안관' 역할 톡톡

입력 2013-08-16 10:46 수정 2013-08-16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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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A 장외발매소, 평균 65세 '실버 보안관' 역할 톡톡


"할아버지 덕분에 동네가 달라졌어요!"

KRA한국마사회 장외발매소 주변 질서유지를 위해 어르신들로 구성된 '실버 보안관'(평균 나이 65세)이 주변 주민들 사이에 큰 인기를 끌고 있다.실버 보안관은 전라남도 광주 장외발매소가 지역 노인들에게 일자리 제공을 위해 장외발매소 주변의 불법 주차계도와 동네 순찰활동을 맡기면서 할아버지들이 '동네 지킴이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기 때문이다.

광주 장외발매소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정인례(60세)씨는 "예전에는 주말마다 몰래 식당 앞에 불법 주차를 해 많이 불편했는데 할아버지들이 불법주차나 술·담배 하는 사람들을 혼내니 동네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며 "할아버지들이 날마다 골목 청소도 하시고 기술이 좋아 집에 고장 난 수도나 기계들을 직접 고쳐주시니 동네에서 꼭 필요한 분들이다"라며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였다.

한국마사회 광주 장외발매소가 위치한 광주 동구 계림 1동은 한때 행정·상업 등 모든 면에서 중심지 역할을 했으나 지금은 광주시청 이전 등으로 도심공동화를 겪고 있는 곳이다. 젊은 층이 떠난 빈자리에는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인 홀몸노인들을 비롯해 열악한 생활형편의 소외계층들이 다수 거주하고 있다.

광주 장외발매소는 이들 지역 노인들에게 일자리 제공을 통해 삶의 질을 높이는 한편 어르신들의 경륜을 활용하여 지사 주변 질서 문제를 해소하고자 2009년부터 인근 거주 노인들을 실버 보안관으로 채용했다.

현재 광주지사에서 실버 보안관으로 활동하는 노인들은 총 20명. 실버 보안관들은 경마가 진행되는 금요일부터 일요일 3일간 10명씩 조를 지어 지사 인근 불법 주정차계도, 거리청소 뿐 아니라 주변 어린이 보호구역·우범지역 순찰까지 전 방위적인 질서 유지 활동을 책임지고 있다.

KRA 장외발매소, 평균 65세 '실버 보안관' 역할 톡톡


'실버 보안관' 원년 멤버로 활동해온 이광배(66세) 할아버지는 "예전에는 경로당에 나가 그냥 시간을 보내야 했는데 보안관을 맡은 뒤 용돈도 벌고 지역을 위해 보람 있는 일을 있어 좋다"며 "선생·군인·동네 반장 등 다양한 직업을 가졌던 노인들이 이제 광주 장외발매소 주변 질서 유지를 책임지는 보안관 역할을 하고 있다. 노인들은 스스로 지역사회를 변화시켜나간다는 자부심과 성취감을 느끼면서 생활의 활력을 되찾고 있다"고 전했다.

실버 보안관의 하루 일당은 평균 7시간 근무에 6만 원. 큰돈은 아니지만, 염영근(67세) 할아버지는 "다른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인근 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하다 은퇴한 그는 소일거리라도 찾기 위해 구청을 들락날락했다. 스스로 살아있음을 느끼고 싶었기 때문. 그러던 중 광주 장외발매소의 실버 보안관 제도는 전직 교사 출신인 그에게 '천직'이나 다름없었다. 그는 "집에서 자식들이 위험하다고 많이 말렸다."면서 "건강을 위한 운동도 할 겸 지역 사회를 위해 봉사도 되고 해서 시작했다"고 말했다.

"순찰 활동은 효과가 있느냐"는 질문에 염 할아버지는 "젊은 직원들이 말을 하면 당신이 뭔데 라며 대들지만, 동네에서 몇 십 년씩 산 우리가 나서면 무시하지 못해. 처음 순찰을 할 때는 후미진 골목에 쓰레기를 버리거나 불법주차를 하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지금은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이들은 또 비경마일에는 홀몸노인 위로방문 및 홀몸노인 집수리 봉사활동을 통해 돌봄 사각지역에 있는 다른 노인을 돕는 노노(老老)케어(care) 활동에도 앞장서고 있다. '동구민의 날'에는 전통복장을 갖추고 가장 행렬에 참여하는 특색 있는 지사 홍보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이태섭 광주지사장은 "실버 보안관은 어른신들에게 일거리를 마련해 드리고, 장외발매소 주변환경을 안전하고 깨끗하게 마련해 줄 수 있는 일석지조의 사업"이라면서 "이 지역에 오래 거주해 주민들과 친화력이 높은 사람들인 만큼, 주민들도 적극 협조해 질서 유지 효과가 크다. 지역 현안을 함께 고민하고, 풀어나간 결과다. 앞으로 깨끗하고 안전한 장외발매소를 만들기 위해 어르신들의 지식과 경험을 더 활용할 수 있는 일자리를 발굴하는 데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KRA 장외발매소, 평균 65세 '실버 보안관' 역할 톡톡


지난해 한 해에만 250억원의 지방세, 1억3000만 원의 기부금을 지역사회에 환원해온 광주 장외발매소는 다양한 지역밀착형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지역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지역 상권 활성화를 위해 전문경영컨설팅 업체에 지사 주변 상인들에 대한 무료 컨설팅을 위탁하는 한편 헬스장·스크린골프·세미나실 등을 갖춘 다목적 문화향유 공간을 지사 1층에 마련해 지역 주민들에게 무료 개방해 왔다. 방과후교실·밴드교실·요가교실 등 12개 문화센터 프로그램 및 문화 공간 이용 주민은 지난 해 기준 2만8000여명에 달한다. 광주발매소는 앞으로도 지역 상생을 위한 차별화된 사업을 통해 주민들과 소통의 접점을 넓히고, 지역사회 일원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한다는 계획이다.

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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