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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금리방향 틀었지만 4년 가까이 1%대…내년 2% 넘을까

입력 2018-12-02 10:08

만만치 않은 초저금리 부작용…경기 우려 커져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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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만치 않은 초저금리 부작용…경기 우려 커져 딜레마

한국은행이 금리 인상 기조로 돌아섰지만 점진적인 속도에 4년 가까이 기준금리가 1%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당시 금리 인하는 경기 둔화에 따른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으나 가계부채 폭증 등 부담도 가중시켰다.

아직도 기준금리가 완화적이라는 한은의 평가가 나온 가운데 내년엔 기준금리가 2%대로 벗어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가보지 않았던 길' 기준금리 1%대…3년 9개월째 지속

한은은 2015년 3월 기준금리를 기존 연 2.0%에서 1.75%로 인하하며 '1%대 기준금리 시대'를 처음으로 열었다.

1년 전인 2014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두 차례 인하했는데도 디플레이션 우려마저 나올 정도로 경기 회복세가 미약하다는 판단에 '특단의 대책'을 쓴 것이다.

3개월 뒤인 2015년 6월 재차 금리를 0.25%포인트 내리며 기준금리는 1.50%로 내려갔다.

이듬해인 2016년 6월에는 1.25%로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해 사상 최저 기록을 다시 썼다. 정부가 기업 구조조정 의지를 드러내면서 경기 부진에 선제로 대응해야 한다는 취지로 풀이됐다.

한은은 작년 11월 기준금리를 6년 5개월 만에 0.25%포인트(연 1.25%→1.50%) 인상하면서 인하 기조에서 탈피했다.

이어 지난달 30일에도 0.25%포인트 인상으로 기준금리가 1.75%로 올랐다.

그러나 인상 기조로 돌아섰음에도 1년 만에 추가 인상이 이뤄질 정도로 점진적이어서 기준금리는 아직도 1%대를 벗어나지 못했다.

1%대 초저금리는 경제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대다수 분석이다.

한국의 경제 성장률은 2015년 2.8%, 2016년 2.9%, 지난해에는 3.1%로 점차 확대했다.

글로벌 경기 회복에 따른 수출 호조가 성장세를 이끌었지만 저금리로 자금 조달 비용이 떨어지며 투자, 소비도 개선된 영향이 적지 않았다는 평이다.

그러나 부작용도 따랐다.

2015년 1분기 1천98조원이던 가계신용은 올해 3분기 1천514조원으로 37.9% 급증했다.

특히 2015년 3분기∼작년 2분기 사이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매 분기 두 자릿수를 기록하며 가계신용이 몸집을 불렸다.

저금리로 시중에 풀린 자금이 부동산으로 쏠리며 집값도 뛰었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올해 11월 기준 124.464다. 2015년 12월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을 100으로 봤을 때 3년도 되지 않은 사이 24.5% 뛰었다는 의미다.

가계의 명목 월평균 처분가능소득은 2015년 4분기∼2018년 3분기 4.4% 오르는 데 그쳤다.

저금리 때문에 집 사기 어려워졌다며 한은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는 여론도 늘었다.

◇ 아직도 저금리라는데…내년 2% 기준금리 갈까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달 30일 금융통화위원회 후 기자간담회에서 아직도 기준금리는 낮다며 추가 인상 여지가 있다고 시사했다.

이 총재는 "기준금리 인상 이후에도 정책금리는 중립금리 수준에 아직 미치지 않았다"며 "한번 금리를 인상했지만 통화정책 기조는 아직 완화적"이라고 밝혔다.

이번 달에는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통화정책 방향 결정 회의가 열리지 않는다. 인상을 모색할 수 있는 시기는 내년으로 넘어간다는 의미다.

관심은 1%대 기준금리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다. 한은이 한 번만 더 올리면 기준금리는 2.0%로, 1%대를 벗어난다.

1%대 기준금리가 특정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초저금리 시대를 벗어났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될 수는 있다.

그러나 금통위 소수의견을 고려할 때 추가 인상이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번 인상에 조동철, 신인석 금통위원 2명이 동결 소수의견을 제시했다. 한은 내에서도 인상 반대가 적지 않았다는 의미다. 내년에는 세계 경제 둔화, 건설·설비 투자 조정 등으로 경제가 올해보다 더 꺾일 수 있어 인상 반대론에 힘이 실릴 수 있다.

시장에서는 가능성을 크지 않게 보는 분위기가 강하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이 총재가 간담회에서 한미 금리 차를 언급하며 내년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긴 했지만 시장은 가능성을 낮게 보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반면 이번 금리 인상 때도 한은이 가계부채 증가, 한미 금리 차 확대 등 금융안정을 강조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내년 1차례 인상 가능성을 전망하는 쪽도 있다. 경제 성장세가 침체 쪽으로 기울지 않는 이상 한은이 금융안정에 더 신경 쓸 수 있다는 것이다.

JP모건은 "내년 중반에 경제 성장률과 물가가 예상된 경로와 비슷하다고 한은이 공식화할 경우 매파(통화 긴축 선호)적 신호가 다시 대두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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