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킹왕짱… 단원고 이해봉 선생님의 별명이었습니다. 그는 기울어져 가는 배에서 아이들을 구하는 데에도 킹왕짱이었습니다. 10명 이상을 구해냈으니까요. 그러나 자신은 살아돌아오지 못했습니다. 다른 학생들을 더 구하기 위해 배 안으로 들어갔던 단원고 2학년 5반 이해봉 선생님의 유류품이 발견돼 가족들의 마음을 저리게 했습니다.
이상엽 기자가 현장에서 전해드립니다.
[기자]
남색 야구점퍼가 찢어지고 삭은 채 돌아왔습니다.
함께 발견된 지갑 안에는 단원고 명의로 된 법인카드와 공무원증도 있습니다.
지난 6일 세월호 4층에서 발견한 단원고 2학년 5반 담임 이해봉 교사의 유류품입니다.
이 교사는 세월호 침몰 당시 배 난간에 매달려 있던 학생 10명의 탈출을 도왔습니다.
그리고 미처 밖으로 나오지 못한 제자들을 더 구하기 위해 다시 안으로 들어갔다가 끝내 빠져 나오지 못했습니다.
참사 두 달 전인 2014년 2월, 단원고에 부임해 6년 차 젊은 교사로 막 꿈을 펼치려던 참이었습니다.
첫 수업 때, 바다 해와 봉황 봉 자를 사용하는 자신의 한자 이름에 따라 '바다의 왕'이라고 유머 섞인 소개를 하며 학생들에게 다가서려 했던 친구 같은 선생님이었습니다.
취재진 연락으로 유류품 발견 소식을 접한 이 교사의 아내는 "3년이 지난 지금도 마치 어제처럼 아프다"며 "미수습자 모두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길 바란다"고 전했습니다.
세월호는 3년 만에 뭍으로 올라왔지만 가족들의 아픔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