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청와대를 상대로 한 국회 운영위원회가 오늘(3일) 열렸습니다.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유승민 원내대표와 청와대 비서실장의 만남이어서 어제부터 이미 관심 대상이었습니다. 생소하고 희한한 풍경이 이어졌습니다. 야당이 여당의 유승민 원내대표를 감싸고, 유 원내대표는 자신을 비판한 박근혜 대통령을 거꾸로 배려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유한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극심한 당·청 갈등 속에 하루 늦게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
청와대 결산 심사가 이뤄졌는데, 야당은 운영위원장인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적극 두둔했습니다.
[강동원 의원/새정치연합·운영위 :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 우리 운영위원장을 청와대가 인정을 하는 것입니까?]
야당이 여당 원내대표를 감싸는 이례적인 풍경이 빚어진 것입니다.
야당은 그 대신 화력을 청와대에 쏟아부었습니다.
[강동원 의원/새정치연합·운영위 : 2015년 6월 25일은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를 침범한 날입니다. 자신의 친정인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찍어내기 위해서 국회를 침공했는데…]
[이병기 비서실장/청와대 : 그것은 위원님 말씀에 조금 비약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청와대를 겨냥한 야당의 공세를 막아선 사람은 다름 아닌 유 원내대표였습니다.
정치 공방보다는 회의 진행에만 힘쓰려 했습니다.
[유승민 원내대표/새누리당·운영위 : 업무 보고하고 결산에 좀 집중을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자신의 사퇴 문제를 공개석상에서 꺼낸 박근혜 대통령을 오히려 배려하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유승민 원내대표/새누리당·운영위 : 대통령에 대한 표현을 하실 때, 또 여기에 출석한 청와대 간부들에 대한 표현을 할 때 예의를 갖춰주시기 바랍니다.]
이병기 비서실장은 당·청 갈등의 책임을 국회법 개정안 탓으로 돌리며 대통령 엄호에 주력했습니다.
[부좌현 의원/새정치연합·운영위 : (대통령) 발언 이후에 지금 나라 사정이 어떻게 되고 있습니까?]
[이병기 비서실장/청와대 : 단초가 된 것은 국회법으로부터 시작됐던 것 같습니다.]
한편, 오후가 돼서야 어색한 악수를 나눈 유 원내대표와 이 실장은 회의가 모두 끝난 뒤 따로 만났습니다.
유 원내대표가 먼저 제안해 이뤄진 7분간의 짧은 독대였습니다.
대화 내용에 대해서는 양측 모두 말을 아꼈습니다.
유 원내대표는 회동 직후 오는 7일 운영위 회의를 예정대로 진행하겠다는 말로 '6일 사퇴론'을 다시 한번 일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