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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수자 악용해 상관 2명이 성폭행"…여군 대위의 '미투'

입력 2018-03-27 22:12 수정 2018-03-27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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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해 해군에서는 7년 전 한 여군 대위를 성폭행 한 혐의로 장교 2명이 구속돼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이후 6개월이 지났지만, 재판은 아직 제자리 걸음입니다. 취재진을 만난 피해 여군 대위는 당시 가해 상관들이 성소수자인 자신의 정체성을 악용해서 성폭행을 했고, 지금도 그 고통이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김지아 기자입니다.
 
 
[기자]

2009년 임관한 A 대위는 이듬해 4월 해군 1함대에 부임했습니다.

그런데 부임한 지 6개월도 되지 않아, 직속상관이었던 B장교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습니다.

[A 대위 : 장교들끼리 회식하고 나서…그 이후에 이제 첫 번째로 강간이 있었습니다. 그냥 거의 뭐 무차별적으로 당했고.]

성폭행으로 임신까지 하게 된 A 대위는 배에서 내리기 위해 당시 책임자였던 C함장에게 이를 보고했습니다.

하지만 A대위는 C함장 역시 자신을 성폭행했다고 말했습니다.

[A 대위 : 함장한테까지 그렇게 당하고 나니까, 아 이건 진짜, 그 다음부터 좀비같이 산 것 같아요.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특히 A 대위는 가해 상관들이 성적 소수자인 자신의 정체성을 외부에 얘기하기 힘들다는 점을 악용한 것 같다고 주장했습니다.

[A 대위 : 네가 남자를 잘 몰라서 그런 것 아니냐, 가르쳐 주겠다. 이런 식으로…]

이번 사건은 우울증으로 힘들어하던 A 대위가 군 수사관과의 상담으로 7년 만에 드러나면서, 해당 가해자들은 지난해 9월 구속됐습니다.

[A 대위 : 다 내가 잘못한 것 같고, 내가 내 정체성을 밝히지 말았어야 된다. 어쨌든 원인을 다 저한테 찾았었어요. 그때는.]

하지만 가해자들이 재판부 기피신청을 하면서 재판이 연기돼 A대위는 6개월 만에 처음으로 진술 기회를 얻었습니다.

[A 대위 : 여군을 꽃으로 보는 문화가 없어져야지 개선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여군을) 전우까지는 아니라도, 동료로 생각해줬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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