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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덮친 '성완종 리스트' 쓰나미…파괴력 어느 정도?

입력 2015-04-10 21:25 수정 2015-04-13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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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가 정치권에 초대형 쓰나미를 몰고 온 형국입니다. 친박계 핵심 인사들의 이름이 성 전 회장이 남겼다는 메모에 적혀 있을 뿐 아직 구체적인 사실관계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들의 이름이 거론된 것 자체만으로도 정치권엔 큰 충격파를 던지고 있습니다. 성 전 회장은 이틀 전 기자회견에서 이런 사태를 이미 예고한 듯합니다. 지금 돌아보면 그 기자회견이 상당히 눈에 띄는 부분이기도 한데요. 데스크 브리핑에서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임종주 정치부장 나와 있습니다.

메모에 청와대 전·현직 비서실장 3명, 시도지사 3명, 친박계 핵심 의원과 부정부패 척결을 외친 이완구 총리까지 들어가 있습니다. 상당히 전대미문의 일 같습니다. 이번 일은. (이런 일이 없었죠.) 그러니까 현 정권의 주요 인물이 다 들어가 있잖아요

[기자]

네, 사상 초유의 일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정치권은 오늘(10일) 하루 크게 술렁였습니다. 특히 친박계는 거의 패닉상태에 가까울 정도로 보였고요. 친박계 내부에선 또 어디에서 자신들의 이름이 튀어나오는 건 아닌지 바짝 신경을 곤두세우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야당은 박근혜 정부 최대 정치스캔들이자 권력형 비리 게이트로 규정했습니다.

오후 5시 반쯤 새정치연합이 문재인 대표 주재로 긴급 대책회의 열었습니다. 이 자리에서 친박게이트 대책위원회를 꾸렸고요.

다음주 월요일 시작되는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사건 진상을 파헤치기 위한 질의에 집중하겠다, 이렇게 대대적인 공세를 예고했습니다.

[앵커]

지금 특검까지 요구할 그런 태세니까요. 가지고 나온 건 성완종 전 회장의 자서전입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성완종 전 회장이 2007년에 '새벽빛'이라는 제목의 자서전을 냈습니다.

이 자서전에서 성 전 회장은 가난은 나의 재산이다, 이런 말을 쓸 정도로 초등 중퇴학력, 또 처절한 가난을 딛고 기업을 이룬 입지전적 인물로 묘사돼 있습니다.

특이한 내용이 있어서 제가 직접 책을 가지고 왔는데요. 이 책의 120페이지를 좀 보면, 제가 잠깐 읽어드리겠습니다.

"모든 사회생활을 주고받는 관계라고 규정할 때 여기서 중요한 사실은 주는 게 앞서야 한다. 먼저 줘야 나중에 받을 수 있다, 이런 뜻이다." 그렇게 썼고요.

또 먼저 주고 나중에 받되 줄 때는 겸손하게 받을 때는 당당하게. 이게 자신의 기브앤테이크의 원칙이다.

[앵커]

'기브앤테이크', 주고받기. 하여튼 미묘한 여운을 남기기도 합니다, 이번 사건과 연결이 되면서. 공교롭게도 성 전 회장이 과거에도 바로 이런 문제니까 정치자금 문제로 자주 곤욕을 치른 바가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2000년대 초반, 정치권에 입문한 직후인 2004년이었죠. 그때 당시 충청권을 기반으로 한 자유민주연합에 정치자금 16억원을 제공한 혐의로 구속된 바가 있습니다. 당시 유죄판결도 받았습니다. 이듬해에는 충남 당진 행담도 개발비리에 연루가 됐고요.

2012년 마침내 19대 총선에서 고향에서 당선이 됐습니다. 그런데 공직선거법위반 혐의로 지난해 의원직 박탈을 당했습니다. 무료음악회를 열고, 또 기부를 했다는 게 혐의였습니다.

성 전 회장은 상당한 마당발로 알려져 있습니다. 2000년에는 충청포럼이라는 지역모임을 만들었고요. 이 모임에는 정관계나 언론계 인사가 상당수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앵커]

글쎄요. 정관계와 언론계는 왜 그런 데는 꼭 같이 가는지 모르겠습니다마는. 아무튼 의원직도 박탈당하고 기업까지 어려워지고 이번에 수사까지 받게 되고 상당히 이제 상황이 극단적으로 가는 건 틀림없어 보이는데.

[기자]

본인 입장에서는 사면초가에 처한 상황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앵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며칠 전에 열렸던 기자회견. 저희가 오늘 기자회견을 다시 한 번 생각을 해 봤습니다. 왜 그 시점에 그 기자회견을 열었을까. 검찰도 이례적이라고 했고 무엇보다도 거기서 얘기한 내용이 무엇, 어떤 내용을 함의하고 있었던 것인가. 상황이 여기까지 오고 나니까 다시 복귀를 하게 되는 그런 셈인데. 바로 그 부분을 좀 짚어보자면 이미 거기서 어떤 폭로를 예견하는 그런 상황이 벌어진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기자]

저도 오늘 그래서 그때 기자회견을 다시 봤습니다. 화면을 계속 봤는데요. 성 전 회장이 기자회견한 게 그저께입니다. 그러니까 법원에 구속영장실질심사를 하루 앞두고 서울 명동연합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었거든요. 그 내용을 먼저 들어보고 얘기 드리겠습니다.

[성완종/전 경남기업 회장 (지난 8일) : 일부 언론 보도와 달리 저는 MB맨이 아닙니다. 어떻게 MB정부 피해자가 MB맨일 수가 있습니까? 2007년 제18대 대선 한나라당 경선이 한창이었던 때 허태열 의원 소개로 박근혜 후보를 만나뵙게 됐습니다. 이후 박근혜 후보님 당선을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뛰었습니다.]

[앵커]

이 부분을 다시 주목해서 봐야 된다는 거잖아요.

[기자]

한마디 더 했습니다. 대선 과정에서도 박근혜 후보를 도왔고 또 이를 바탕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당선이라는 역사적 과업을 이루어냈다, 이런 말을 했습니다.

허태열 전 비서실장 이름을 한번 언급을 했고요. 박근혜 대통령의 이름은 3번을 말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보면 기자회견이 청와대와 친박계 핵심에게 보낸 마지막 승부수이자 경고 아니었나 이런 해석도 해볼 대목으로 보입니다.

[앵커]

그러나 결국은 그것이 통하지 않았고 극단의 선택을 했다, 이렇게 추측을 할 수 있겠습니다마는. 결국 이 기자회견을 한 다음에 허태열 전 비서실장에게 7억원을 줬다는 얘기를 한 거고요, 메모를 통해서. (시기상으로 그렇죠.) 그리고 또 인터뷰를 통해서도 했고요, 경향신문하고 했습니다마는. 김기춘 전 비서실장에게는 10만달러를 줬다라고 또 폭로를 했습니다. 그런데 물론 메모에도 나와 있고 한데 물론 이건 사실관계가 확인돼야 되기는 하지만 진술 내용은 비교적 구체적으로 나오고 있어서 물론 날짜 같은 것이 틀렸다는 얘기는 나오나 액수라든가 그 당시의 상황 이런 것들을 나름대로는 구체적으로 얘기하고 있네요. 물론 본인들은 다 아니라고 강력 부인을 한 바 있습니다.

[기자]

그렇습니다. 경향신문의 인터뷰 내용으로는 상의에서 발견됐다고 합니다. 처음에 바지로 알려졌는데 상의에서 메모가 나왔다고 합니다.

그 메모를 종합해 보면 허태열 전 실장의 경우는 장소와 액수 그리고 횟수를 좀 구체적으로 제시를 했습니다.

강남의 리베라호텔에서 서너 차례에 걸쳐서 7억을 줬다. 리베라호텔은 친박계 인사들의 연락장소로 자주 활용하던 곳으로 알려져 있는 곳입니다. 물론 허 실장은 말씀하신 것처럼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을 했는데요.

김기춘 전 실장은 2006년 9월에 당시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가 독일 아데나워재단 초청으로 독일을 갈 때 10만달러를 줬다. 그걸 롯데호텔 헬스클럽에서 현금으로 줬다, 이런 말을 했습니다. 그때 수행비서도 있었다, 이런 말도 했죠.

그런데 야인으로 놀고 있었다고 표현을 했습니다, 당시 김기춘 실장이. 그런데 김기춘 실장은 이에 대해서 당신은 3선 현역 의원이었다고 이렇게 반박을 했습니다.

또 성 전 회장이 남긴 메모에는 10만달러와 함께 2006년 9월 26일로 적혀 있는데, 김 실장은 사흘 전인 23일에 출국했다. 그래서 26일로 적혀 있는 건 그때는 자신은 한국에 없을 때다. 그래서 말이 안 된다, 이렇게 반박을 한 겁니다.

[앵커]

날짜에 착오가 있었던 것인지, 정말 말이 안 되는 것인지 그건 알 수가 없는 상황이기는 한데. 그런데 추가 보도를 보면 26일이 돈을 준 날짜가 아니다, 이런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돈을 준 날짜가 아니라면 김기춘 실장 얘기와는 부인하고 있는 그런 내용은 또 어떻게 되는 겁니까?

[기자]

경향신문이 1시간 전쯤에 온라인으로 추가 내용을 보도를 했는데요.

성 전 회장이 2006년 9월에 김기춘 전 실장에게 10만달러를 줬는데 그때 말을 한 게 9월 26일자 조선일보 사진에 보면 김 실장이 독일에서 대통령을 수행하고 있는 게 나온다. 그걸 확인해 보면 될 것이다, 이런 말을 한 것으로 보도가 됐습니다.

그러니까 26일이 돈을 준 날짜가 아니고 독일에 있는 사실이 보도된 날짜다, 이런 요지입니다.

그러니까 사실관계를 확인할 중요근거가 바로 23일이냐 26일이냐 이런 것이기 때문에 철저히 규명이 되어야 할 부분입니다.

[앵커]

경우에 따라서는 김기춘 실장의 이른바 알리바이가 무너져버리는 상황이 될 수도 있잖아요.

성 전 회장이 정·재계의 상당한 마당발로 알려져 있습니다. 정계에도 어느 한 당만 가까웠던 것이 아니라 사업가의 특성이 그런 건지는 모르겠으나 여러 당과도 또 일정 부분 혹은 많은 부분 연관을 맺고 있었던 것으로 얘기가 많이 나오고 있고요.

[기자]

두루 친분을 맺은 걸로 알려져 있죠.

[앵커]

그런데 하여간 자신들과 다 무관하다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같은 충청 출신의 이완구 총리, 개인적으로 친하지 않다, 이런 입장을 내놓았죠.

[기자]

총리실을 통해서 입장을 밝혔습니다. 성 전 회장과는 19대 국회에서 1년 동안 함께 의정활동을 한 것 말고는 개인적으로 친밀한 관계가 아니었다, 이런 입장을 내놨고요.

또 JTBC 취재기자와의 통화에서도 2007년 충남도지사 시절에 안면도 개발사업 때문에 충남도와 경남기업이 소송까지 할 정도로 좋은 사이가 아니었다, 이렇게 말을 했습니다. 친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사이가 나빴다, 이런 얘기인데요.

그런데 2013년에 찍힌 사진을 보면, 화면에 보시면 행사에 같이 있는 여러 장의 사진이 있습니다. 저기 2013년에 보시면 이완구 총리, 성 전 회장하고 같이 있지 않습니까? 사진만 보고서는 두 사람이 가까웠지 않았냐…

[앵커]

행사는 같이 참여할 수도 있는 거니까요.

[기자]

그러나 오늘 하루 나온 유력 인사들의 말들을 종합해 보면 우리 정치권의 비정한 단면을 보여준 것 아니냐, 그런 씁쓸한 반응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메모의 파장이 어디로 튈 것인지 또 어느 정도 크기로 커질 것인지 지금 상당히 가늠하기가 어려운 상황인 것 같습니다.

[기자]

지금 정치적으로 상당히 민감한 시기입니다.

우선 첫째로 지금 박근혜 정부 집권 3년차 아닙니까? 역대 정부를 보면 이 시기에 집권 세력과 미래 세력 간의 헤게모니 다툼이 종종 일어났습니다. 또 집권세력으로서는 뭔가 성과를 내야 하는 시기인데요. 그렇지 못하면 바로 힘이 빠지고 레임덕에 빠질 수도 있는 시기입니다.

또 두번째는 대대적인 사정작업이 전개되고 있는 상황이고요.

또 세번째는 차기 권력의 향배를 결정할 총선을 1년 남겨두고 있고요. 그 시험대인 재보궐선거가 코앞에 있지 않습니까? 정치적 상황이 이렇게 복잡하게 얽혀 있다 보니까 이번 리스트의 사실 여부에 따라서 현 정부가 집권 기반이 흔들릴 수도 있지 않냐 이런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상황에 따라서는 지난해 말에 청와대 문건 파동과는 또 다른 충격파를 남겨줄 수 있다, 이런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임종주 정치부장과 데스크 브리핑 잠시 진행했습니다.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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