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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살의 땅 부차를 가다…우크라 주민 "이웃 수백 명 직접 묻어"

입력 2022-07-08 18:35 수정 2022-07-08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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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군에 희생된 우크라이나인들이 묻혀있는 키이우 인근 부차의 공동묘지.

그곳에서 자신의 손으로 이웃 수백명의 시신을 묻었다는 한 우크라이나 남성을 만났습니다.

[볼로디미르/부차 시민]
"할아버지와 할머니, 가족으로 보이는 남성과 여성이 한 구덩이에서 발견됐습니다."

그는 숨을 고르면서 이야기를 이어갔습니다.

[볼로디미르/부차 시민]
"먼저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살해한 뒤 남성을 살해한 것으로 보였습니다. 그동안 여성은 총에 맞은 상태로 남겨져 있었을 겁니다. 그리고 모든 것이 끝난 뒤 여성을 살해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는 정신적으로 힘들다고 말했습니다.

[볼로디미르/부차 시민]
"나 자신으로 돌아가지 못하거나 정신이 나가버릴 것 같다는 느낌도 받습니다."

공동묘지에서 가만히 선 채로 눈물을 흘리는 한 여성.

그녀는 친구들이 탄 차가 불에 타는 걸 목격했습니다.

[일리나/부차 시민]
"러시아군은 마치 짐승과도 같았습니다."

러시아군이 지나간 부차는 모든 것이 불에 타고 무너졌습니다.

폭격을 맞은 건물에 홀로 숨어 모든 상황을 지켜봤다는 한 남성을 만났습니다.

[올렉산더/부차 시민]
"(러시아군은 차량을 향해 무차별적으로 총을 쐈습니다. 그 안에 타고 있던 부모는 총에 맞아 숨졌고 어린 딸만 살아남았습니다. 아이만 데리고 병원을 찾아갔습니다."

폭격이 끝난 뒤 돌아온 어머니는 자신의 아들이 전혀 다른 사람이 되었다고 말합니다.

[니나(어머니)·올렉산더(아들)]
"우리 아들은 정신적으로 상처를 입었습니다. 1년 전 내가 알던 아들이 아닙니다."

러시아군은 민간인 학살은 없었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땅속에 묻혀 있는 희생자들과 살아남은 이들의 증언은 무슨 일이 있었는지 분명히 말해주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부차에서 JTBC 김민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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