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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브로커' 고레에다 감독 "스스로 납득할 수 있는 작품"

입력 2022-05-28 15:39 수정 2022-05-29 10:10

제75회 칸영화제(Cannes Film Festival) 경쟁부분 '브로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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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회 칸영화제(Cannes Film Festival) 경쟁부분 '브로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인터뷰

제75회 칸영화제(Cannes Film Festival) 경쟁부문 초청작 '브로커'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27일 오후(현지시간) 칸 현지에서 국내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 칸(프랑스)=박세완 park.sewan@joongang.co.kr 〈사진=JTBC엔터뉴스〉제75회 칸영화제(Cannes Film Festival) 경쟁부문 초청작 '브로커'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27일 오후(현지시간) 칸 현지에서 국내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 칸(프랑스)=박세완 park.sewan@joongang.co.kr 〈사진=JTBC엔터뉴스〉
제75회 칸영화제(Cannes Film Festival) 경쟁부문 초청작 '브로커(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팀이 27일 오후(현지시간) 현지에서 국내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 칸(프랑스)=박세완 park.sewan@joongang.co.kr 〈사진=JTBC엔터뉴스〉제75회 칸영화제(Cannes Film Festival) 경쟁부문 초청작 '브로커(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팀이 27일 오후(현지시간) 현지에서 국내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 칸(프랑스)=박세완 park.sewan@joongang.co.kr 〈사진=JTBC엔터뉴스〉

다시 칸에 왔다. 언제나 긴장되는 곳이지만, 그럼에도 왔다.

일본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한국 영화를 들고, 한국 배우들과 제75회 칸국제영화제(Cannes Film Festival·이하 칸영화제)를 찾았다. 그토록 경험하고 싶었던 한국 영화. 오랜 시간 생각하고 계획하고 완성한 결과물은 영화 '브로커'다. 자연스럽게 칸의 부름을 받았고, 황금종려상 수상자에 대한 칸의 환영도 대단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역시 "올 때마다 긴장하게 만드는 무대에 초청된 것 만으로도 만족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마지막 관문은 남았다. 바로 관객과의 만남이다. "그래도 관객들의 평이 가장 궁금하다. 그것이 가장 큰 보상이라 생각한다"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마음에 얼마나 많은 관객들이 호응할지 주목된다.

-다시 칸에 왔다. 영화를 선보인 소감이 어떤가.
"지난해 이맘때 쯤 영화를 찍었다. 다른 것보다 칸이라는 곳에서 함께 했던 배우, 스태프 분들과 재결합 했다는 것이 감회가 새롭다."

-10분이 넘는 기립박수를 받으면서 쑥스러워 하는 모습을 보였다.
"너무 '길~다'고 생각했다. '어쩔 수 없이 계속 박수를 치고 계시는 것이면 정말 죄송하다'는 마음도 들었는데. 슬슬 끝날 것 같은 기미가 보일 때 티에리 프리모 집행 위원장을 제지하려고 했는데 '위에도 좀 봐라'라고 해서 봤더니 또 박수를 치더라. 길어서 민망했지만 그래도 기뻤다."

-배우들은 칸에서 영화를 처음 본 것인가 .
"후시 녹음을 했기 때문에 본인 파트를 본 분들도 있고, 송강호 배우 같은 경우는 본인 파트가 아닌 부분도 조언을 해줘서 꽤 많은 분량을 봤다. 하지만 완성된 상태를 통으로 본 것은 어제가 처음이었다. 배우들의 반응은 괜찮은 것 같다."

 
제75회 칸영화제(Cannes Film Festival) 경쟁부문 초청작 '브로커'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27일 오후(현지시간) 칸 현지에서 국내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 칸(프랑스)=박세완 park.sewan@joongang.co.kr 〈사진=JTBC엔터뉴스〉제75회 칸영화제(Cannes Film Festival) 경쟁부문 초청작 '브로커'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27일 오후(현지시간) 칸 현지에서 국내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 칸(프랑스)=박세완 park.sewan@joongang.co.kr 〈사진=JTBC엔터뉴스〉
-'거장'으로 불린다. 매 작품을 할 때마다 명성에 대한 부담감을 느끼지는 않나.
"기본적으로 부담을 잘 안 느끼는 성격이기는 하다. 특히 이번 같은 경우는 작품을 완성 시킨 뒤에 스스로 '납득할 수 있는 작품이 나왔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배우 분들과 영화제에 초청된 것 만으로도 만족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 이상 무언가를 욕심을 내는 마음은 없었다. 근데 숙소 호텔에 작품의 배너가 크게 걸려있고, 상영 전 스크린에 올라가는 칸 계단에 역대 수상자의 이름이 적시되면서 그 때 부담을 확 느꼈다."

-관객들의 반응에 대한 기대감은 어떤가. 현지에서는 호불호가 갈리고 있다.
"가장 궁금한 부분이다. 어떤 수상 여부나 평가보다는 '관객들이 재미있게 봐 줬는지'가 궁금하고 그게 작품에 대한 가장 큰 보상이라 생각한다. 다만 평소에는 이렇게 통역 분이 계셔서 어렵지 않게 대화가 가능한데, 작품은 내가 일본어로 쓴 글을 한국어 대사로 번역했고, 칸에서는 다시 불어, 영어로 번역됐다. 두 단계 번역을 거친 상태이기 때문에 현장에서 우리가 느낀 소소한 웃음 포인트들, 송강호의 표정에서 유발되는 웃음들이 '두 단계 자막을 거치면서 사라지면 어쩌나' 생각했다. 그런 위험성이 있을 수 있는데, '이 부분에서 웃었으면' 했을 때 여지없이 다 웃는 것을 보면서 '다행이다' 싶었다."

-'나의 아저씨'를 보고 이지은을 소영 역에 캐스팅 한 일화는 모두가 알고 있다. '나의 아저씨' 속 어떤 모습이 감독의 마음을 이끌었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여파로 인해 본의 아니게 한국 드라마를 많이 봤다. 재미있게 본 여러 드라마들이 있는데, 그 중에서도 '아이유의 연기가 정말 뛰어나다'고 느낀 순간들이 있었다. 그는 감정 표현이 절제 돼 있다. 그리고 그 절제 된 감정 표현을 통해 극 중 그녀가 안고 있는 과거, 할머니들의 관계 등이 손에 잡히듯이 느껴지더라. 절제 된 표현들이 16회 내내 일관되게 보여지는데, 연기에 대한 집중력과 지구력이 놀랍다고 생각했다.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하고 있었다. 특히 먹는 신은 마치 연료를 보충하듯이 먹는데 '아 평생을 이렇게 먹어왔구나'라는 것이 느껴지면서 슬프게도 다가왔다. 그런 어떤 디테일함과 외적인 부분에서 감정을 전달해내는 연기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제75회 칸영화제(Cannes Film Festival) 경쟁부문 초청작 '브로커'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27일 오후(현지시간) 칸 현지에서 국내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 칸(프랑스)=박세완 park.sewan@joongang.co.kr 〈사진=JTBC엔터뉴스〉제75회 칸영화제(Cannes Film Festival) 경쟁부문 초청작 '브로커'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27일 오후(현지시간) 칸 현지에서 국내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 칸(프랑스)=박세완 park.sewan@joongang.co.kr 〈사진=JTBC엔터뉴스〉
-'나의 아저씨'의 송새벽, 박해준고 카메오로 등장한다.
"영화 제작 사무실에 캐스팅보드를 붙여 놨는데, 정해진 얼굴들을 하나, 둘 붙이면서 '어떤 분으로 캐스팅 할 것인지' 긴 시간 스태프들과 이야기 했다. 그 중에서도 지금 말씀하신 배우 분들은 전부 '내가 먼저 함께 하고 싶다'고 거론했던 분들이다. 0순위 희망이 이뤄졌기 때문에 '이거 엄청난 일이구나' 생각했다. 올스타 캐스팅이 됐다.(웃음)"

-이동휘가 등장하는 장면에서 모든 관객들이 빵 터졌다.
"현장에서도 보면서 웃음을 참기가 힘들 정도로 너무 재미있었다. 아마 모든 분들이 똑같이 느끼지 않았을까 싶다."

-사실 베이비 박스 브로커, 즉 영아매매 사건은 한국에서는 다소 낯선 소재로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오랜 기간 '한국에서 영화를 찍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다고 했는데, 한국에서 할 만한 작품을 찾다 보니 이 플롯이었는지, 아니면 한국에서 이 이야기를 꼭 찍고 싶었던 건지 궁금하다.
"원래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를 찍고 있을 때, 여러 리서치를 하는 과정에서 '입양 제도'에 대한 조사도 하게 됐다. 당시 일본에는 요람(아기 우편함) 이라는 곳이 존재 했는데, 한국에도 베이비 박스에 해당되는 시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 시기에 방송 게스트로 출연해 관련 코멘트를 하기도 했다. 관심이 생겼고, 다방면으로 더 깊이 있게 조사를 했다. 한국에서는 교회가, 일본에서는 병원이 운영하는 차이가 있었지만 근본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봤다. 또 한국에서는 베이비 박스에 맡겨지는 아기의 수가 일본의 10배에 해당된다는 것을 확인하고, 그 배경에는 '일본 이상으로 한국에 대중적으로 알려져 있는 상황이 있는 것 아닐까. 사회적인 배경과도 관련 있는 것인가?' 싶어 '그 소재로 영화를 찍고 싶다'는 생각 갖게 됐다. 아주 처음 떠올랐던 이미지는 몇 번 말씀 드렸다시피 송강호가 신부 차림을 하고 아기를 안고 있는데, 아기에게 미소 짓다가 그 아기를 팔아버리는 장면이었다. 선인지 악인지 알 수 없는 등장, 그것이 출발점이 됐다."

칸(프랑스)=조연경 엔터뉴스팀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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