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트럼프 대통령의 오늘(23일) 발언들은 나름 치밀하게 준비된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의도적인 모호함도 있어서인지 해석이 난무하는 상황이지요. 가능한 부분은 명확하게 좀 정리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전용우 국제부장이 직접 나와있습니다. 불쑥 북·미정상회담 일정 변경 가능성을 얘기했습니다. 안 열린다는 것은 아닌데 늦춰질 수 있다는 얘기를 했다는 것이죠.
[기자]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철저히 준비된 성격이 짙습니다.
백악관에서 각본 없이 진행됐다는, 40분에 가까운 기자회견에서 사실상 첫 질문부터 이 발언을 한참 했습니다.
"회담이 열리지 않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그래도 괜찮다", "6월 12일은 아닐 수 있어도, 그렇게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미국 언론은 진보, 보수 매체 가릴 것 없이 대체로 회담 연기 가능성으로까지 해석했습니다.
워싱턴포스트는 특히 "시간을 벌려는 것"으로 해석했습니다.
[앵커]
시간을 벌기 위해서라는 것은 미국측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북측에도 해당될 수 있다는 것이라는 얘기도 있죠?
[기자]
2가지 측면에서 볼 수 있습니다. 먼저 비핵화 관련 내용인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특정한 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지 않을 수 있다고 했습니다.
여기에 관련해서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기자들의 질문에 "대통령은 북한의 비핵화 약속을 보고 싶다고 제시한 바 있고 그것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즉, 비핵화 방식에 대한 합의 과정에 더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는 의미인데요.
비핵화 로드맵의 합의와 이행을 단계적 동시적으로 하자는 북한, 여기에 비해 짧은 기간안에 압축적으로 하자는 미국 모두 시간이 촉박하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겁니다.
또 하나는 김정은 위원장의 싱가포르행과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그것은 어떤 얘기입니까?
[기자]
얼마전 일부 외신은 중국 당국이 북·중 우호를 과시하기 위해 김정은 위원장 전용기 중간급유지를 제안했다는 보도도 있었지요.
관련해서 워싱턴포스트는 회담 준비에 정통한 관계자를 인용해 급유 문제 뿐 아니라,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싱가포르 경호 문제에 대해서도 북한 당국이 미국에 우려를 표했다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것은 사실 기술적인 문제이고, 더 중요한 오늘 나온 이른바 트럼프 모델을 북한이 받아들이느냐 하는 문제가 가장 핵심적이긴 하죠. 그런데 또 한가지 비핵화의 일괄 타결을 얘기하면서 최대한 짧은 기간이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이건 이른바 트럼프 모델의 일부입니다. 이 짧은 기간이라는 것이 무엇에 대한 기간이냐는 것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는데요.
[기자]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은 당연히 비핵화 일괄 타결을 선호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의 핵 프로그램의 규모를 볼 때, 단번에 해체될 수 없다는, 현실적인 한계도 분명히 인식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앵커]
이게 분명히 리비아와는 차이가 나는 부분이었으니까….
[기자]
맞습니다. 그래서 뉴욕타임스는 '즉각적인 일괄 비핵화 타결에서 조금 물러섰다', '유연성을 보이기 시작했다'로 해석이 가능합니다.
또한 핵무기 프로그램의 단계적 폐기의 가능성을 열어놨다고도 했습니다.
[앵커]
단계적 폐기.
[기자]
그런데 여기서 말하는 '최대한 짧은 기간'이 올 연말까지인지, 첫번째 임기인 2020년을 의미했는지는 확실치 않습니다.
[앵커]
그런가요? 그것도 아무튼 전략적인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모호하게 얘기한 상황입니다. 이것이 북미회담으로 이어졌을 때 거기서 타결될 수 있는 문제인지도 지켜봐야할 것 같고요. 또 하나는 북·미 회담의 의제를 최종 조율하기 위해서 이 시점에서 서로 다른 안을 내놓은 상황이니까 폼페이오가 세 번째로 평양을 방문할 가능성이 상황도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기자]
이 문제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의 회견 직후 폼페이오 장관이 국무부에서 기자들 앞에 섰습니다.
정상회담 준비를 위해서 북한에 갈 준비가 됐느냐고 물었고, 여기에 폼페이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역사적인 북미 회담의 성공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주문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즉,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은 겁니다.
만약 방북이 확정된다면, 북·미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를 조율하기 위한 최종적인 방문일 수 있고, 반대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방증일 수 있습니다.
[앵커]
여기까지 정리하죠. 전용우 국제부장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