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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입시지옥 학원가, 밤엔 '교통지옥'으로

입력 2015-01-15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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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겨울 방학이 한창이지만 학원가의 불은 꺼질 줄 모릅니다. 밤 10시쯤에 학원가 주변을 지나가다 때아닌 교통난을 체험하던 분들은 이 얘기에 더 공감하실 겁니다. 오늘(15일) 밀착카메라는 심야 학원가의 불법 주정차 문제를 다루겠습니다. 불법도 불법이지만, 무엇보다도 안전 사고 위험이 크다고 합니다.

김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여기는 서울 목동의 학원가입니다.

지금 시간이 약 저녁 9시 35분쯤 됐는데 학원 교습시간 제한 때문에 앞으로 30분 뒤면 이곳에서 수업을 듣던 많은 학생들이 한꺼번에 빠져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아이들을 데리고 귀가하려는 학부모들의 차량으로 이곳 주변은 가득 메워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하지만 이쪽에 보면 그런 불법 주정차를 단속하는 cctv가 달려있지만 그 효과는 그리 크지 않다고 합니다.

10시가 다 되어가자 서서히 몰려드는 고급 승용차들.

한 개 차선이 아예 불법 주차장이 됩니다.

이렇게 바로 위에 단속 카메라가 달려 있지만 이쪽을 보면 아예 운전자가 들어있지도 않은 채 불법 주정차를 해 놓은 경우도 볼 수 있습니다.

경찰서 앞이라고 예외는 아닙니다.

바로 경찰서 지구대 앞에 나와 있는데요. 이 앞에 있는 차량부터 시작해서 수십 대의 차량 행렬들이 비상 깜빡이를 켠 채 학원가 바로 앞에서 불법 주정차를 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불법인 걸 알지만 별 방법이 없다고 말합니다.

[경찰 관계자 : 이 안에 공영주차장이 있고 저쪽에도 있어요. 그런데 주차장에 안 들어가고, 뒤에서 순찰차 방송으로 자꾸 차 빼라 그러면 한 바퀴 돌고 그러면 도루묵이죠. 다시 돌아서 오니까요. 또.]

구청에 신고를 해봤습니다.

[김관/기자 : (5단지 앞에 학원가 있는 쪽인데요. 여기 바로 앞에 불법주정차 해 놓은 차들이 많아서 전화드렸거든요.)]

[양천구청 관계자 : 저희가 단속하시는 분들 계시니까요 연락해서 단속을 할 수 있게끔 하겠습니다.]

하지만 단속원들은 오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학부모들이 단속 카메라를 개의치 않는 데엔 이유가 있었습니다.

[학부모 : 목동 같은 경우는 평일날 아홉 시까지만 찍어요. 그리고 아홉 시 이후에는 이 근처가 안 찍히거든요.]

이 얘기가 맞을까.

[양천구청 관계자 : 야간에는 9시까지만 단속을 하고요. 주민 자율 그런 시간이고 해서. 그렇게 운영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밀착카메라는 학원 수백 곳이 밀집한 이른바 수도권 4대 학원가를 모두 가보기로 했습니다.

대치동이 1천1백여 개, 목동과 중계동이 3백 개 안팎, 평촌 역시 230여 개의 학원이 몰려있습니다.

먼저 중계동.

10시가 되자 학생들이 쏟아져 나옵니다.

학원 버스와 학부모 차량들이 도로의 절반을 차지했습니다.

차량들이 서로 뒤엉키고, 학생들은 왕복 6차선 도로를 아무렇지 않게 무단횡단합니다.

평촌은 더 심합니다.

학원 버스끼리 부딪힐 뻔하는가 하면, 학부모들의 차량도 다른 차 사이에 끼어 빠져나가질 못합니다.

도로로 나온 학생들이 버스를 쫓아 수십 미터를 따라갑니다.

이러다 사고가 나면 도로로 들어온 보행자도 20% 정도의 과실을 떠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아찔한 순간이 곳곳에서 포착됩니다.

사교육 1번지 대치동은 어떨까.

꽉 막힌 도로. 불법으로 주정차할 공간조차 없자 아예 인도로 밀고 들어옵니다.

좁은 골목도 주정차 전쟁터입니다.

결국 골목을 전전하던 학부모 차량끼리 접촉 사고까지 났습니다.

통제하는 경찰들도 버거워 보입니다.

지금 제 뒤로 사차선 도로가 거의 주정차 차량 행렬로 가득 차 있는데 저희 취재진이 이곳에 다가오자 그제서야 경찰병력들이 지도를 벌이고 있습니다.

그래도 전에 비해 크게 나아진 편입니다.

빗발치는 민원에 못 이겨 관할 지자체와 경찰 병력 30여 명이 매일 밤 투입돼온 결과입니다.

지금 시간이 이제 밤 10시 48분이 됐습니다. 저희가 취재를 한 지도 한 시간 반 가까이 돼가는데 그 사이에 여전히 부모들의 불법 주정차는 계속 이어졌고. 구청이나 경찰의 단속은 전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이곳에서 학원 수업을 마치고 나온 우리 아이들이 부모들의 차량에 타면서 혹시 일상적인 불법을 학습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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