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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이번엔 틀어막기 인사?…황우여 지명 배경은

입력 2014-07-15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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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치부 오대영 기자와 함께 오늘(15일) 청와대 인사 얘기 좀 더 나눠보겠습니다.

오대영 기자는 돌려막기가 아니라 '틀어막기'라는 용어를 쓰고 있던데요, 이야기 나눠볼까요. 황우여 의원을 사회부총리로 지명한 배경, 제일 먼저 나온 반응은 '정말 사람이 없나 보다' 이런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습니다만 적격자라면 그런 이야기가 안 나올 수 있을 것이고요. 여론은 갈리는 것 같습니다.

[기자]

제가 비박계 의원과 한 번 통화를 해봤습니다.

제일 먼저 나왔던 반응은 '당에서 이렇게 충원할 정도로 사람이 없느냐?'라는 것이었고, 또 다른 반응은 황우여 의원이 2012년부터 2년 동안 당 대표를 역임했고, 2012년 말에 대선이 있었는데 당시 박 대통령을 잘 보좌했고 뒷받침을 잘했다는 평가를 여당 내에서 받고 있습니다.

이후 올해 5월, 본인은 굉장히 하고 싶었는데 국회의장 선거에서 떨어졌습니다. 친박계에서 보상이 있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왔고, 그것이 현실화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습니다.

[앵커]

국회의원 출신 장관 후보자들은 한 번도 낙마한 전례가 없다면서요?

[기자]

2000년 청문회가 도입됐고, 장관 후보자가 나왔는데 의원 출신 장관 후보자가 28명이 나왔고, 실제로 임명된 게 28명입니다.

전원 다 통과했다는 것인데, 이번에도 그렇습니다. 김희정 후보자, 국회의원 출신인데 여러 의혹이 있었고 선주 협회에서 돈 받아 해외 시찰 갔다는 의혹이 나왔지만, 청문회 통과했습니다. 최경환 후보자도 부동산 관련된 정책에 대해 야당의 반발이 있었지만, 청문회는 무난하게 통과했습니다.

국회를 출입하다 보면 의원들이 '나도 언젠가는 장관 한 번 할 수 있다'는 말을 하는데, 이는 여야를 떠나서 국회의원이 제 식구끼리는 청문회를 무난하게 통과시켜주자는 특권의식을 공유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번 황우여 의원 인선도 국회의원은 쉽게 청문회를 통과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인사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앵커]

선출직이기 때문에 선거 과정에서 여러 가지 문제가 걸러지는 경우도 있지만 '제 식구 감싸기다'라는 지적인 것 같습니다. 돌려막기 비판이 야당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어떻게 봐야 할까요?

[기자]

야당에서 용어를 잘못 쓰는 것 같습니다.

돌려막기는 언론과 정치권에서 흔히 쓰는 용어인데, 해석을 굳이 해보면 어떤 한 자리가 비어 있을 때 마땅히 채울 수 없을 때 다른 자리에서 일하는 사람을 빼서 막는다는 것입니다.

이번 정부 들어서도 크게 세 가지 사례가 있습니다. 먼저 집권 첫해 이남기 홍보수석이 윤창중 성추행 사건으로 물러납니다. 그 자리를 급히 채우기 위해 당시 정무수석이던 이정현 수석을 홍보수석으로 돌려막죠.

이후 세월호 개각에서 정무수석이 물러나고, 국정원장이 경질되죠. 이 자리를 채우기 위해 인사요인이 없었던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이 정무수석으로, 이병기 주일대사가 국정원장으로 갔습니다. 이게 전형적인 돌려막기 사례입니다.

제가 봤을 때 이번에는 돌려막기 사례가 아닌 것 같고, 틀어막기 인사라고 표현해봤습니다. 틀어막기는 결국 여론에 밀리고, 명분이 없는 상황에서 여론을 막기 위해 인사청문회를 잘 통과할 사람 또 친박근혜계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철학을 공유하고 잡음 없이 일할 사람을 내세운다는 측면에서 이런 용어를 사용해 봤습니다. 전 원내대표와 대표가 이례적으로 부총리 자리에 쌍두마차로 오르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앵커]

전직 당 대표가 사회부총리를, 원내대표가 경제부총리를 하는 사례는 별로 없을 것 같습니다.

[기자]

그만큼 인재풀이 적다는 뜻이기도 하고, 김무성 대표 체제로 출범해 친박계가 몰락했다는 이야기가 여당 내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친박계가 몰락한 당을 대신해서 행정부에서라도 친정체제를 구축해 한다는 청와대의 절박함이 묻어나는 인사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입니다.

물론 전직 대표, 현직 대표가 장관직에 오르는 게 이례적입니다만 사례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2006년에 정세균 열린우리당 의장이 산업자원부 장관으로 차출된 적이 있습니다. 동일하게 비교할 수는 없겠습니다만 야당도 무작정 돌려막기 인사라고 비판할 수는 없는 상황입니다.

[앵커]

다만 이번에 당 대표와 원내대표가 동시에 들어가니까 더욱 눈에 띄는 것이고, 틀어막기든 돌려막기든 이야기가 나오는 것 같습니다. 당 사람들이 다 가면서 당에 의한, 정치적 논리가 정책에 지나치게 반영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기도 합니다. 황우여 대표는 교육분야 전문성에 관해 이야기가 나오는데 본인은 뭐라고 얘기합니까?

[기자]

오늘 기자간담회를 했습니다. 그 자리에서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13~14년 정도 일했다고 밝혔습니다. 그 정도 경력이면 교육 관련해 전문성이 전혀 없다고 평가할 순 없을 것 같습니다.

다만 오늘 인사에서 두 가지 문제점이 발견됐는데요, 첫 번째는 그동안 이명박 정부에서 교육부총리제를 폐지했습니다. 노무현 정부 때 있었는데 이명박 정부가 폐지했거든요. 박근혜 정부는 사회부총리라는 이름으로 '부총리제'를 부활시켰습니다.

부총리제를 부활시킨 가장 큰 취지는 세월호 정국 이후 이 사건을 잘 수습하고, 사회문화 교육분야에서 적폐를 해소하라는 의미입니다. 황우여 전 대표는 세월호 사건이 발생했을 당시 집권 여당의 대표였습니다. 그 사건과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습니다.

두 번째는 인사의 모양새인데, 인사 관련해 여당 내에서도 비판이 많았습니다. 특히 정성근 후보자의 경우 여당 내에서도 '도저히 불가능할 것 같다'는 이야기가 많았습니다. 집권 여당 소속 의원들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청와대가 사실상 묵살한 것이라는 비판이 나오기 때문에 인사의 모양새에서도 문제가 있다고 분석할 수 있습니다.

[앵커]

수고했습니다. 오대영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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