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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대기번호 88번"…잇단 폐원에 속타는 학부모들

입력 2018-11-19 21:35 수정 2018-11-19 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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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회가 비리 유치원에 불이익을 주는 유치원 3법을 추진하자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번 기회에 이런 유치원들 뿌리를 뽑아야한다는 목소리가 물론 많지만 최근 잇따른 유치원 폐원 사태로 학부모들 고충이 더 커졌다는 말도 나옵니다.

밀착카메라 윤재영 기자입니다.
 

[기자]
 
늦은 시간 아이들이 없는 유치원에 학부모들이 모여듭니다.

원아 선발 추첨식이 열리는 날.

높은 경쟁률에 가능성은 낮아도 혹시 모를 당첨을 기대하는 조부모들도 보입니다.

[학부모 : 우리 딸은 지금 근무하느라 내가 대신 왔어.]

추첨을 마친 학부모들은 희비가 엇갈립니다.

[당첨 학부모 : 이게 뭐라고 좀 떨렸는데 너무 좋죠.]

[대기 학부모 : 대기가 88번. (유치원이) 좀 많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힘들어요.]

그런데 올해는 더 힘듭니다.

비리 유치원 사태가 터진 뒤 전국 곳곳의 사립유치원이 폐원을 선언하면서부터 입니다.

올해 하반기 교육부에 폐원을 신청 혹은 검토 중인 유치원은 총 60여 곳입니다.

원생 200명이 넘는 이 유치원의 폐원 안내문입니다.

내년 2월 원장의 건강상 이유로 폐원을 하겠다는 것인데요.

이 동네에서만 3곳의 유치원이 폐원을 두고 학부모들과 협의를 하고 있습니다.

폐원은 보통 암이나 기억상실증 등 유치원 대표의 건강상 이유나 경영난을 이유로 일방적으로 통보됐습니다.

[A유치원 : 폐원에 대한 거는 바뀌지 않습니다. 정답이 있습니다. 어머님들이 빨리 동의서를 내서 교육청에 보내고.]

갑자기 아이를 보낼 곳이 막막해진 학부모들은 황망해합니다.

[폐원 통보 유치원 학부모 : 진짜 마른하늘에 날벼락 맞은 기분이었어요. 정말 (유치원에) 적응하기가 힘들었는데. 원하는 건 일단 폐원 철회인 거고.]

일부 유치원은 이런 설명회도 없었습니다.

[B유치원 : 지금 저희 원장님께서 안 계셔가지고.]

학부모들은 의심의 눈초리를 보냅니다.

[폐원 통보 유치원 학부모 : 대리인을 세워서 운영을 계속한다든지 정말 건강상의 이유라면 방법이 있을 거 아니에요.]

유치원들은 비리 유치원을 솎아내는 이른바 '유치원 3법'의 반대를 유도합니다.

폐원 설명회를 열고 아이들을 볼모로 잡는가 하면,

[C유치원 : 박용진 3법이 통과되지 않는다면 재원생은 어떻게 할 것이라는 것에 대한 것은 다시 의논하도록 하겠습니다.]

해당 법에 대한 반대 의견 홍보물을 주면서 설문조사도 합니다.

[학부모 : 입학설명회를 열어서 갔는데 지금 3법 때문에 자기들이 많이 힘들고 이거 잘못된 법이니까 엄마들이 반대 민원을 넣어달라고 하고.]

교육부는 폐원하는 사립유치원 원생 수만큼 공립유치원 정원을 늘린다는 방침인데 아직 구체적 계획은 없습니다.

[학부모 : 대책을 좀 빨리 마련해줬으면 좋겠다라는 거죠. 정부랑 유치원 사이에서 진짜 새우등 터졌다.]

영어유치원이나 놀이학교 문을 두드리는 학부모들도 많아졌습니다.

[영어유치원 : OO에서 연락 많이 오시죠. 저희뿐 아니고 아마 딴 데 다 연락하셨을 거 같아요.]

등록비는 유치원보다 1.5배 가량 비싸지만 대안이 없는 학부모들은 어쩔 수 없습니다.

[학부모 : 대기 걸 수 있는 데는 엄마들이 다 걸어놨어요. 못 들어가는 엄마들은 비싸도 영어유치원에 들여보내고 있는 거예요.]

사립 유치원 문제를 두고 일부의 꼼수와 안일한 대처가 이어질수록 학부모의 혼돈과 고통은 더욱 커져가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아이 키우고 싶은 대한민국도 한층 요원해 보입니다.

(인턴기자 : 박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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