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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풀영상] 김수정 화백 "둘리는 고전…다양한 캐릭터 더 나와야"

입력 2015-07-23 22:31 수정 2016-03-04 13:17

서울 '둘리 뮤지엄' 24일 개관
"둘리 본 독자들, 자라면서 고길동에 연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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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둘리 뮤지엄' 24일 개관
"둘리 본 독자들, 자라면서 고길동에 연민"

[앵커]

너무나 익숙한 주제가입니다. 친근한 캐릭터들이 아주 반가우실 것 같습니다. 둘리와 그 친구들이 어찌 보면 뜬금없이 뉴스룸에 등장했습니다. 세상에 나온 지 30년이 넘었다고 하네요. 여전히 둘리는 대한민국 애니메이션의 대표 주자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오늘(23일) 뉴스룸의 특별한 문화 손님은 둘리 아빠, 김수정 화백입니다. 어서 오십시오.

[김수정 화백/아기공룡 둘리 : 반갑습니다.]

[앵커]

반갑습니다. 많은 분들이 반가워하실 것 같습니다.

[김수정 화백/아기공룡 둘리 : 고맙습니다.]

[앵커]

그런데 원래 이렇게 곱슬머리로 긴 머리 아니셨던가요?

[김수정 화백/아기공룡 둘리 : 그렇습니다.]

[앵커]

그런데 언제 그렇게 짧게 하셨습니까?

[김수정 화백/아기공룡 둘리 : 제가 그런 건 아니고요. 세월이 저를 이렇게 만들었습니다.]

[앵커]

그렇습니까? 실례하지만 올해 연세가…

[김수정 화백/아기공룡 둘리 : 우리나라 나이로는 예순다섯 되고요.]

[앵커]

그렇게 되시나요?

[김수정 화백/아기공룡 둘리 : 만으로 합시다. 만으로는 예순넷입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우리나라니까 우리나라 나이로 하시죠. (알겠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걸어들어오실 때 제가 잠깐 아까 뵀더니 체형이 젊은이 체형 같으십니다.

[김수정 화백/아기공룡 둘리 : 운동은 지금 계속하고 있고요. 또 운동을 좋아하고.]

[앵커]

그러신 것 같습니다.

[김수정 화백/아기공룡 둘리 : 운동을 많이 해야 만화도 오래 그릴 수 있기 때문에]

[앵커]

아주 단단해 보이셔서요.

[김수정 화백/아기공룡 둘리 : 고맙습니다.]

[앵커]

오늘 모신 이유가 사실 있습니다. 내일 도봉구 쌍문동에. 이게 도봉구가 둘리의 고향이라면서요?

[김수정 화백/아기공룡 둘리 : 둘리 만화의 배경이 쌍문동이고 또 실질적으로 제가 처음 서울에 와서 펜을 잡았던 것도 쌍문동이고 그래서 익숙한 동네죠.]

[앵커]

거기 둘리 박물관이 문을 연다고 들었습니다.

[김수정 화백/아기공룡 둘리 : 둘리박물관이 내일 오픈하는데 만화캐릭터로서는 거의 처음 박물관을 짓게 되는데 사실은 기쁘다기보다는 걱정도 되고 두렵기도 합니다.]

[앵커]

9년 만에 문을 연다고 들었는데요, 그 준비하신 이후에. 이게 왜 둘리뮤지엄은 9년이나 걸렸을까요?

[김수정 화백/아기공룡 둘리 : 9년 동안 많은 준비를 한 게 아니고 사실은 이것이 무산되니 안 되니 하면서 우여곡절이 많았거든요. 그래서 실질적으로 건설을 하고 한 건 한 3년에서 4년 정도 그렇게 됩니다.]

[앵커]

많이들 기억하시겠습니다마는 1983년에 만화잡지 보물섬을 통해서 둘리가 세상에 나왔습니다. 그 당시로서 물론 공룡…물론 지금도 공룡은 많이 아이들이 좋아합니다마는. 왜 아기공룡 둘리였을까요?

[김수정 화백/아기공룡 둘리 : 처음부터 어떤 공룡을 주인공으로 하려고 했던 건 아닌데 그 당시에 사회의 어떤 시각이, 만화를 보는 시각들이 좀 멀리하고 그때 만화도 상당히 적은 문화로 폄하하던 시대였거든요. 그런 데다가 특히 아동들의 정서를 이렇게 표현한 데 있어서 심의가 굉장히 강했습니다. 그래서 심의를 피하기 위한 목적으로…]

[앵커]

그때는 다른 심의도 강했습니다.

[김수정 화백/아기공룡 둘리 : 그런데 만화는 더 심했습니다. 그래서 이제 사람을 캐릭터를 직접적으로 했을 때보다도 동물을 의인화했을 때 심의가 약간 좀 완화가 돼요. 그렇게까지 생각이 들다 보니까 개나 소나 그리는 이런 캐릭터보다는 좀 더 독특한, 남들이 안 하는 캐릭터를 해 보자 생각하다 보니까 공룡까지 올라간 거죠.]

[앵커]

그래서 둘리가 태어난 거군요.

[김수정 화백/아기공룡 둘리 : 그렇게 됐습니다.]

[앵커]

그것까지는 미처 몰랐습니다. 잠깐 둘리 영상을 보고 혹시 또 생소하신 분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젊은 세대 중에는. 잠깐 좀 보고 얘기를 나누죠. 잠깐 좀 봤습니다. 저기 지금 남자가 고길동이잖아요.

[김수정 화백/아기공룡 둘리 : 네, 고길동입니다.]

[앵커]

그런데 많은 분들이 세월이 지나서 어른이 되니까 고길동이 또 눈에 많이 들어온다, 이런 얘기를 하더군요. 그건 왜 그렇다고 생각하십니까?

[김수정 화백/아기공룡 둘리 : 아무래도 어릴 때는 그 둘리가 아무래도 어린이들의 감성과 잘 맞아 있기 때문에 둘리의 자기를 갖다가 대입시키는데 그런데 커가면서 보니까 고길동 씨라는 캐릭터가 나쁜 인간이 아니라는 것이 크면서 느끼는 겁니다.]

[앵커]

이해하기 시작하는 거군요.

[김수정 화백/아기공룡 둘리 : 이해한다기보다는 자기와 동일시하는 이런 상황이 오는 거죠. 그래서 처음에는 고길동이 악인인 줄 알았더니 커보니까 악인은 상대적으로 둘리가 악인이다.]

[앵커]

하긴 말썽쟁이니까.

[김수정 화백/아기공룡 둘리 : 네.]

[앵커]

작년에 뽀통령이라고 불리는 캐릭터가 있지 않습니까, 뽀로로. 대단했습니다, 그것도 몇 년 동안. 지금도 많이 좋아하고. 그런데 이게 설문조사를 해 보니까 뽀로로를 제치고 아기공룡 둘리가 여전히 캐릭터로서 1위를 차지했더라고요. 그런데 그런 얘기를 들으면 기쁘십니까? 아니면 왜 아직도 우리 만화계는 더 발전이 없는 걸까라고 생각하십니까?

[김수정 화백/아기공룡 둘리 : 글쎄요. 개인적으로는 굉장한 영광이고 기쁘죠. 기쁜데. 그런데 개인을 떠나서 이제 우리 만화 문화라는 측면을 놓고 봤을 때는 사실 그렇게 좋은 현상은 아니라고 봅니다. 왜 그러냐 하면 반대로 아직까지도 둘리가 문화계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둘리와 견주어서 많은 다양한 캐릭터가 나오지 않고 있다는 말이군요.]

[앵커]

그런데 그걸 또 달리 생각해 보면 미국 같은 경우에도 만화의 주인공이 수십년 동안 한 세대, 두 세대 지나면서 여전히 영웅캐릭터로 남아 있고 그렇지 않습니까? 미키마우스도 마찬가지고. 그렇게 보면 둘리도 그런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거라고 보면 그렇게 꼭 나쁘다고 보기는 어렵지 않을까요? 나쁘다기보다는 좀 서운하게 생각하지 않나.

[김수정 화백/아기공룡 둘리 : 그런 부분도 있지만 제가 볼 때는 좀 비슷한 레벨의 캐릭터들이 좀 더 많이 나와서 사실은 둘리 같은 캐릭터는 고전으로 남아 있어야 되는 거고 그것이 새롭게 지금도, 아직까지도 랭킹에서 1위다 하면 이런 것은 썩 바람직한 건 아니라고 봅니다.]

[앵커]

스물다섯에 경남 진주에서 만화가가 되기 위해서 서울로 오셨다고 들었습니다. 그때 만화가가 되겠다고 오시기는 쉽지 않았을 테지만. 그래서 지금 정확하게 40년 되셨네요.

[김수정 화백/아기공룡 둘리 : 네, 40년 됐습니다, 올해가.]

[앵커]

요즘 애니메이션 감독도 하시죠?

[김수정 화백/아기공룡 둘리 : 하고 있습니다.]

[앵커]

얼마 전에 여기 허영만 화백께서 나오셨는데요.

[김수정 화백/아기공룡 둘리 : 그분은 안 합니다.]

[앵커]

그분은 안 하시죠? 두 분이 별로 안 친하십니까?

[김수정 화백/아기공룡 둘리 : 친하고 안 친하고보다는 그분이 선배시기 때문에. 그렇지만 안 하는 건 안 하는 겁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그런데 허영만 화백께서는 뭐라고 하셨냐면 자기의 소망은 107세 되는 해에 만화 그리다가 만화 그림 위에서 세상을 뜨는 것이다, 그렇게 말씀하시는데. 왜 107세인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마는. 그러면 나름 그런 소망을 가지고 계시더라고요. 김수정 화백께서 가지고 계신 소망은 어떤 것일까요?

[김수정 화백/아기공룡 둘리 : 허영만 씨가 사실은 저보다 선배거든요. 형만이 형이 예를 들어서 107세라면 저는 180세까지 그려야 될 것 같고요. 그런데 사실은 나이가 중요한 건 아닌 것 같아요. 나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제가 80이 되든 90이 되든 아니면 그 이상이 되든 그 이하가 되든 얼마만큼 감성을 가지고 그 작업을 할 수 있느냐. 그리고 내 스스로가 봤을 때 부끄럽지 않은 작품을 생산할 수 있느냐가 중요한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꼭 나이보다는 저의 어떤 감성이 쓰러지지 않고…]

[앵커]

그럼 마지막으로 이 질문을 드리고 싶습니다. 그 감성은 어떻게 유지하십니까?

[김수정 화백/아기공룡 둘리 : 글쎄요. 감성이라는 건 아무래도 내가 아닌 타인에 대한 배려라든가 이해심이라든가 이런 것들을 계속해서 지켜주는 것이 결과적으로 그 감성을 유지하는 비결 아닙니까?]

[앵커]

쉬운 건 아닐 것 같은 느낌이 들기는 듭니다. 그냥 마지막 질문을 한 번 더 드리겠습니다. 둘리 박물관은 어떻게 생겼습니까? 안에 들어가면 뭘 볼 수 있나요?

[김수정 화백/아기공룡 둘리 : 안에 들어가면 아마 사실은 둘리가 상상 속의 인물이지 않습니까? 어떤 지면 속 인물이었지만 이제 그 속에 들어가면 우리와 같이 동등한 쪽에서의 둘리를 만나게 될 겁니다.]

[앵커]

그런가요? 친근한. 옛날에 미키마우스관을 가본 적이 있었거든요, 디즈니랜드의. 거기 가보니까 마지막 미키마우스가 있는 방까지 가는 데 어둑어둑해서 뭐랄까. 이렇게 표현하면 그런데 영웅화시켜놨더라고요, 신격화시키기도 하고. 그래서 마지막에 문을 딱 열어서 미키마우스가 나오는데 굉장히 오히려 더 긴장되고 그런 느낌을 가졌던 기억이 있는데 둘리는 그렇지 않고 굉장히 친근하기를 바라겠습니다.

[김수정 화백/아기공룡 둘리 : 둘리는 시종일관 밝습니다.]

[앵커]

선생님처럼 그런 것 같습니다.

[김수정 화백/아기공룡 둘리 : 고맙습니다.]

[앵커]

오늘 고맙습니다.

[김수정 화백/아기공룡 둘리 :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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