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전 세계가 '기생충'에 열광하는 이유는 상 때문만은 아닙니다. 뜬금없는 이탈리아 노래, 대만 카스테라, 스페인 감자칩까지 전 세계 관객들은 영화 곳곳에 숨어 있는 웃음 코드에 박수를 보내고 있습니다.
온누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 영화 '기생충' >
"여보, 이 전송버튼이 완전히 무슨 미사일 버튼이네."
영화 속, 두 가족이 엉켜 싸우는 장면에서 대뜸 흘러나오는 의외의 음악, 56년 전 이탈리아 가요입니다.
이 장면이 이탈리아 영화 팬들은 반가울 수밖에 없는데 노래의 주인공, 이탈리아 국민가수 모란디는 행복하다며 기생충을 향한 축하인사까지 올렸습니다.
[잔니 모란디/이탈리아 가수 : 오늘, 마치 내가 오스카 트로피를 받은 듯 모두가 이야기하지만 오스카는 한국 영화가 탄 것이죠.]
대만 관객들은 또 다른 대사에 귀를 기울입니다.
< 영화 '기생충' >
"대만 카스테라 오픈 전에. 그 사이 한 6개월?"
"아니지. 카스테라 망한 뒤지. 발렛은."
"카스테라 가게. 대만. 왕수이 카스테라 가게가 망해가지고."
이 장면 이후, 대만에서는 앞다퉈 카스테라 취재에 열을 올렸습니다.
송강호의 짤막한 대사가 흐르는 영화의 말미.
< 영화 '기생충' >
"근데 독일 애들이라고 소시지랑 맥주만 먹는 건 아니던데."
독일 팬들은 이 장면에 들썩였습니다.
스페인 팬들의 시선은 테이블 아래를 향합니다.
희미하게 보이는 깡통은 스페인의 고급 감자칩.
아카데미 시상식 후엔 없어서 못 파는 간식이 됐습니다.
[세자르 보닐라/감자칩 사장 : 밤새워 일하고 있습니다. 아침부터 아내와 어머니도 포장을 합니다.]
어쩌면 높다 여겨질 수 있는 자막, 그 1인치의 장벽, 그러나 화면 속에 담긴 여러 나라의 문화 코드는 자막도, 설명도 필요 없이 전 세계 영화 팬들의 마음을 훔쳤습니다.
(영상그래픽 : 한영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