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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로 흘러간 쓰레기, 다시 우리 밥상으로…'플라스틱의 역습'

입력 2020-04-05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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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코로나19 때문에 배달 시켜 먹거나 포장해가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플라스틱 쓰레기도 다시 많아졌습니다. 이렇게 버려진 플라스틱은 재활용도 잘 안 되고 그대로 바다로 흘러갑니다.

전다빈 기자입니다.

[기자]

코로나19가 확산하며 회사나 집에서 식사를 배달 시켜 먹는 사람들이 크게 늘었습니다.

이렇게 1인분만 시켜도 플라스틱 용기 4개에 담겨옵니다.

문제는 플라스틱 쓰레기의 재활용률이 절반 수준에 그친다는 겁니다.

재활용되지 않은 플라스틱들은 그대로 쌓여 방치되거나 강을 통해 바다로 유입됩니다.

경남 거제의 황포마을 주변 해안가입니다.

플라스틱 쓰레기가 자꾸 떠내려오자, 주민들은 이렇게 쓰레기를 주워서 포대에 담아놨습니다.

하지만, 강풍이 불자 해안가엔 이렇게 다시 쓰레기가 한가득 쌓였습니다.

근처 해수욕장도 각종 플라스틱 쓰레기로 가득 찼습니다.

[장필순/경남 거제시 장목면 : 이틀에 한 번씩 바닷가 청소를…바람 불면 몰려들고 청소 안 하면 엄청나게 쌓이거든.]

육지와 떨어진 제주도도 마찬가지입니다.

멀리서 보면 모래사장에 새겨둔 해안선처럼 보이는 긴 줄, 이렇게 가까이서 보니 각종 쓰레기들이 쌓여 만들어진 플라스틱 선이었습니다.

샴푸 통, 어구와 어망 등 종류도 다양합니다.

한자가 써진 중국 쓰레기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해안가 바위 사이사이마다 국내는 물론, 중국에서 밀려온 플라스틱들이 껴 있습니다.

[바다 지킴이 관계자 : 중국 쪽 쓰레기들이 상상외로 많이 떠밀려오고 있습니다. 저의 경험상으로는 한 15%에서 20%…]

한국과 중국의 플라스틱 쓰레기는 조류를 타고 일본까지 흘러갑니다.

저는 지금 대마도의 이쿠치하마 해수욕장에 나와 있습니다.

보다시피 파도에 떠밀려온 플라스틱 쓰레기가 해변을 가득 메우고 있습니다.

원래대로라면 제주도에 붙어있어야 하는 화장실 표지판도 보이고요.

한글이 적힌 라면 봉지, 물병도 나뒹굴고 있습니다.

태평양까지 흘러간 일부 쓰레기들은 바다 한가운데 쓰레기 섬을 이룹니다.

[도모야마 쓰요시/시민단체 'CAPPA' 관계자 : (플라스틱이) 불필요한 부분에 대해선 자신도 쓰지 않는 선택을 하고 국경을 넘어서 (한·중·일이) 대처를 함께하는 것도 중요하다…]

세계에선 해마다 최대 1400만 톤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바다로 흘러 들어가고 있습니다.

이대로라면 2050년엔 바닷속 물고기 수보다 플라스틱 쓰레기의 수가 더 많을 것이란 경고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이 플라스틱 쓰레기들은 결국, 우리 밥상으로 돌아오기도 합니다. 저희 취재진이 해산물을 직접 사서 분석을 해봤더니 모든 해산물에서 미세플라스틱이 나왔습니다.

[기자]

서울의 한 수산시장입니다.

하루에도 수만 명이 밥상에 올릴 해산물을 사기 위해 이곳을 찾는데요.

과연 이 해산물들은 미세플라스틱으로부터 안전할까요?

취재진이 직접 확인해보겠습니다.

시민들이 자주 먹는 바지락, 소라, 굴 그리고 새우를 구매했습니다.

연구기관에 의뢰해 특수 장비로 확대해 보니, 미세플라스틱들이 하나둘 보이기 시작합니다.

취재진이 맡긴 해산물 4종 전체에서 미세플라스틱이 발견됐습니다.

평균적으로 1조각에서 2조각 정도가 들어있었습니다.

특히, 굴에선 1개당 평균 3조각의 미세플라스틱이 나왔습니다.

일회용 포장 용기에 사용되는 폴리스티렌 등 재질이 가장 많이 검출됐습니다.

[세스코 이물분석센터 연구원 : 수산물이나 어류 같은 경우도 먹이활동 통해서 체내로 미세플라스틱이 들어가게 되고요. 수산물 쪽에선 대부분 플라스틱이 검출되고 있습니다.]

미세플라스틱가 인체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아직 제대로 검증되지 않아, 관련 기준도 없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수산물의 경우 내장을 제거하고, 조개류는 충분히 해감한 후 조리하면 미세플라스틱 섭취를 줄일 수 있습니다.

(VJ : 유재근·김동진·박상현 / 영상디자인 : 박성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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