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요즘 한국과 일본은 물론이고 미국도 폭염에 시달리고 있는데요, 무더위를 말끔히 씻어주는 이색 공간들이 뉴욕에 등장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정경민 특파원이 그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기자]
섭씨 40도에 육박하는 더위를 비웃기라도 하듯 두꺼운 외투를 껴입은 사람들이 북적댑니다.
최근 뉴욕에 등장한 '마이너스5도'라는 이름의 얼음 바입니다.
탁자와 의자, 샹들리에 등 내부 기물은 물론 음료를 담아주는 컵도 얼음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사방을 둘러싼 얼음 벽엔 자유의 여신상과 빌딩숲, 센트럴파크 전경이 조각돼있습니다.
지금 이 방의 온도는 영하 5도입니다. 이런 모피를 걸치지 않으면 10분도 버티기 힘든데요, 여기 보시는 이 잔도 얼음으로 만든 겁니다.
[대니얼 존슨/여행객(텍사스 주민) : 얼음으로 된 컵인데 너무 차가워서 맨손으로 쥐면 손이 달라붙을 정도입니다.]
이 바는 컴퓨터로 온도와 습도를 자동 조절합니다. 단순한 냉동고가 아닌 첨단 공간인 겁니다.
[크리스 앨드리치/'마이너스 5도' 바 매니저 : 얼음은 대부분 캐나다에서 가져오는데 석 달에 한 번씩 교체합니다.]
이밖에 뉴욕현대미술관(MOMA)에 마련된 '비 오는 방’전시실에도 관람객들의 발길이 몰리고 있습니다.
한줄기 빛이 비치는 이 컴컴한 방에선 폭우가 쏟아집니다.
머뭇거리던 사람들이 빗속으로 들어서면 바로 그 순간 비가 사람을 피해갑니다.
움직임을 감지는 3D 카메라가 사람 주변에만 비가 그치게 하는 원리입니다.
폭염에 지쳤던 관람객들은 시원한 소나기 속에서 잠시 더위를 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