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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여야, 원 구성 협상 난항…야권, '개헌' 군불때기

입력 2018-07-02 17:52 수정 2018-07-02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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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6월 국회'가 빈손으로 마무리된 직후 여당은 곧바로 7월 임시국회 소집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원 구성 협상이 꼬이면서 '7월 국회' 역시 그 운명이 불투명한 상황이죠. 오늘(2일) 야당 발제에서는 원 구성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는 원인을 자세하게 분석해보겠습니다.
 

[기자]

좀 덜컹거리기는 하지만, 협상 시계는 돌아가고 있습니다. 오늘부터는 여야 수석들이 '원 구성' 세부 협상에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국회 의장단 선출부터 상임위 배분까지, 아무런 접점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각종 개혁법안을 시급하게 추진해야 하는 여당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습니다.

[홍영표/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국회만 밥값을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늦어도 이번 주 내에는 원구성 협상을 마무리하고 국회를 정상화해야 됩니다.]

그런데 홍영표 원내대표 뜻대로 조기 타결되기는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원 구성 협상에 맞물린 쟁점들이 매우 복잡합니다. 크게 보면, 개혁입법연대와 개헌연대 문제가 얽혀있죠. 서로 물고 물리면서, 원 구성 협상이 지연되는 측면이 있습니다.

우선 '개혁입법연대'는 민주당이 꺼내든 카드입니다. 이른바 개혁입법에 찬성하는 소수 야당을 우군으로 끌어오기 위한 전략이죠. 민주, 평화, 정의당 등 개혁성향 의원들을 모두 합치면 157석까지 가능하기 때문에, 사실상 입법을 주도할 수 있다는 것이죠. 민주당은 '개혁입법연대'를 고리로, 원 구성 협상에서도 평화당이나 정의당을 폭넓게 참여시키겠다는 방침입니다. 사실상 보수 야당을 고립시킬 수도 있기 때문에, 평화당이나 정의당도 이런 방침에 적극 호응하고 있습니다.

[장병완/민주평화당 원내대표 : 개혁입법연대는 몇몇 당이 모여서 일방적으로 국회를 운영하겠다는 것이 아닙니다. 국민의 개혁입법 요구를 완성하기 위해 힘을 모은다는 의미가 큽니다.]

[이정미/정의당 대표 :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바른미래당)은 이번 개혁입법연대를 '입법독재'라고 상투적인 비판만 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자당의 혁신의 계기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사실 바른미래당 일각에서도 개혁입법연대에 적극 동참하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기 때문에, 자칫 자유한국당이 완전 고립될 위기에 처했습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이 묘수를 찾았습니다. 바로, 야권 개헌연대입니다.

[김성태/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 : 개헌은 촛불의 명령이라던 민주당이 그새 명령을 까먹은 것이 아니라면 지금이라도 개헌 논의에 적극 동참해야 할 것입니다.]

자유한국당은 개헌이 선거구제 개편까지 포괄할 경우 야권 전체가 연대할 수 있다는 계산을 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바른미래당은 가장 적극적으로 호응하고 있습니다.

[김동철/바른미래당 비상대책위원장 : 개헌과 선거제도 개편은 20대 국회의 존재 이유이자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민주당에 묻습니다. 개헌과 선거제도 개편에 찬성입니까? 반대입니까?]

선거구제 개편은 평화당이나 정의당 역시 강하게 원하고 있습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평화당, 정의당까지 아우르는 야권 개헌연대도 불가능하지 않습니다.

사실 자유한국당은 선거구제 개편에 신중한 편이었는데, 지방선거 참패 이후 태도가 돌변했습니다. 선거구제를 그대로 둔다면, 다가오는 총선 참패도 자명해보이기 때문이죠. 그러니까 이런 가정을 한번 해 보죠. 이번 지방선거가 총선이었다면, 대체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 유시민 작가의 계산법입니다.

+++

< JTBC '썰전' 274회 >

유 작가 계산
만약 총선이었다면,
민주당 250±a
한국당 40±a

박 교수 생각
거의 '1당 독재' 완성

[유시민/작가 : 만약 다음 총선이 이렇게 치러지면 한국당은 다 죽는 거예요! TK 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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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민주당은 자유한국당의 속내를 이미 간파한 것 같습니다. 개헌을 말하기 전에 반성부터 하라고 주장하고 있죠. "불과 몇달 전 당신들 모습이 어땠는지 먼저 돌아보라"는 주문입니다. 이를테면 이런 발언들 말이죠.

[홍준표/전 자유한국당 대표 (3월 26일) : 대통령의 일방적 개헌 발의는 해방 이후에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대통령에 이어서 네 번째 독재 대통령이 되는 날이 바로 오늘입니다.]

[김문수/전 자유한국당 서울시장 후보 (4월 17일) : 대통령 개헌안을 새빨갛게 내놓는 이 개헌안, 통과시킬 수 없죠 여러분!]

과거 발언의 수위를 볼 때, 민주당 입장에서는 충분히 할 수 있는 지적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표 계산도 무시할 수 없을 것입니다. 사실 여론 분위기가 이대로만 간다면 총선도 압승할 가능성이 큰데, 굳이 선거구제에 손 댈 이유가 없다는 계산도 깔려있다고 봐야겠죠. 이렇게 개혁입법연대와 개헌연대가 충돌하는 와중에 소수 야당의 몸값은 치솟고 있습니다. 바른미래당, 평화당, 정의당이 어느 쪽에 힘을 더 실어주느냐에 따라 원 구성 협상의 방향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오늘은 개헌을 놓고 말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는 정치권 전반에 띄우는 음악입니다. 정치가 음악을 만났을 때.
 

내 말이 그 말이었잖아요
내 말이 그 말이었잖아요
이제 와서 딴청
이제 와서 딴소리
내 말이 그 말이었잖아요


미미시스터즈의 '내 말이 그 말이었잖아요'입니다. 지금 야권에서 다시 불을 붙이고 있는 개헌론. 여당인 민주당은 "대통령 개헌안은 쳐다보지도 않더니 왜 이제 와서 딴소리냐" 이렇게 비판하고 있습니다. 여당이든 야당이든, 사실 모든 정치인에게는 정치적인 전략, 그러니까 정략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하지만 국가의 운명과 직결되는 개헌만큼은 정략과 무관한 생산적 논의가 됐으면 좋겠다는 것. 그것이 지금 대다수 국민들이 하는, 바로 그 말입니다.

오늘 야당 기사 제목은 < 원 구성 협상 난항…야권, '개헌' 군불 때기 >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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