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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호, 북한 김정은 면담 불발…남북관계 개선 난망

입력 2015-08-08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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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호, 북한 김정은 면담 불발…남북관계 개선 난망


이희호, 북한 김정은 면담 불발…남북관계 개선 난망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희호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이 5일부터 8일까지 3박4일간의 북한 방문기간 동안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제1비서와 만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이사장은 8일 낮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에 도착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초청으로 편안하고 뜻있는 여정을 마쳤다"면서도 "민간 신분인 나는 이번 방북 동안 어떤 공식업무도 부여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의 발언으로 미뤄볼 때 우리정부 특사 자격을 부여받지 못한 채 북한으로 향한 이 이사장은 김정은과의 면담을 시도했지만 결국 이번 방북기간 동안 만나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게다가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장인 김양건 통일전선부장 역시 이번 방북기간 동안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것을 놓고 결례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이 이사장과 김정은간 면담 불발에는 우리정부를 바라보는 북한당국의 부정적인 시선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북한 대남기구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이날 이 이사장 방북 결과를 알리는 글에서 "괴뢰당국의 비협조적인 태도와 보수세력의 위협·공갈 속에서도 결연히 방북길에 오른 여사의 모습"이란 표현을 쓰며 우리정부를 겨냥한 반감을 드러냈다.

이로써 이 이사장 방북을 계기로 남북관계 개선의 단초가 마련될 것이란 기대도 물거품이 됐다. 그러면서 면담 불발의 책임 놓고 남과 북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

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김정은이)인간적인 차원에서 (이 이사장을)만날 것이라 봤는데 아마도 북한은 박근혜정부를 향한 기대를 접은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기회를 통해 북이 남에 크게 기대를 하지 않고 있으며 (남북관계를)잘 해보려는 생각이 없다는 점을 확인하게 됐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이어 "박근혜정부가 이번 기회를 전향적으로 잘 활용했어야 하는데 정부가 개인차원의 방북이라고 선을 그었으니 북한으로서도 아쉬운 게 없으니 '개인 자격에서 왔다 가시라'고 대응한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정부의 태도를 비판했다.

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면담 불발에 관해 "북한 김정은이나 북한 체제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체제를 강화하는 것일 뿐"이라며 "(면담 불발은 북한당국이)남북관계, 특히 인도적 차원의 물품에는 관심이 없다는 메시지"라고 분석했다.

유 교수는 "(이번 면담 불발은)북한 김정은이나 수령제가 이런 것이라는 것을 알게 해준 교훈"이라며 "(김정은은)우리가 생각하는 예의범절이나 관행에는 관심 없다. 자기 마음대로 전횡하려는 모습을 의도적으로 만들어나가는 것 같다"고 김정은과 북한당국의 태도를 지적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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