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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마가 휩쓴 강원 동해안…산림 복원에 30년 걸린다

입력 2017-05-19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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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주 강원 동해안 지역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로 축구장 450개가 넘는 규모의 산림이 탔습니다. 수십년 동안 산과 숲을 지켜온 나무들도 모두 잿더미가 됐는데요. 생태계가 스스로 복원되는데 최소 30년이 걸린다고 합니다.

김도훈 기자가 밀착카메라로 취재했습니다.

[기자]

영동고속도로 강릉 나들목 진입구간입니다.

차량이 다니는 1개 차로를 사이에 두고 양쪽 야산이 모두 시커멓게 타버렸습니다.

야산 중턱에서는 불에 탄 나무를 제거하는 작업이 한창이고 또 한켠에서는 굴착기 1대가 검게 그을린 흙을 긁어냅니다.

도로공사와 지자체가 내년 2월 평창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선수촌과 경기장 등을 오가는 주요 길목이 산불 피해를 입자 긴급 복구작업에 나섰지만, 예전 모습을 다시 되찾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이곳은 영동고속도로 강릉 요금소 바로 앞에 있는 야산입니다. 주변 경관을 위해 심어놨던 소나무는 모두 이렇게 새까만 잿더미로 변했습니다. 3박 4일 동안 잡히지 않은 산불은 주변의 모습을 모두 크게 바꿔놓았습니다.

요금소 바로 앞까지 산불이 번지면서 한때 고속도로 통행이 통제되기도 했습니다.

[한국도로공사 강원본부 관계자 : 보시는 대로 새카맣게 탔고, (산불이) 요금소 앞에까지 와서 고객 안전을 위해서 고속도로 차단했었습니다.]

이번 산불은 강한 바람을 타고 빠르게 번지면서 주택까지 피해를 입혔습니다.

장독대와 아궁이만 놓인 자리엔 검게 그을린 기왓장만 덩그러니 남았고, 미처 손 써볼 겨를도 없이 닥쳐온 화마는 집 앞 선산에 모신 조상들의 묘지까지 피해를 입혔습니다.

[최남용/인근 주민 : (산불이) 여기 와 타 붙지, 뒤에 붙지, 옆에 붙지, 사방에 붙으니 질식할까 봐 그냥 피신을 했지. 여기 앞에도 큰 묘가 있는데 다 타고…]

이번 산불로 강원도 강릉과 삼척 일대 피해 면적은 327만㎡, 축구장 450여개 규모의 산림이 불에 탔습니다.

화마가 휩쓸고 간 숲 속은 마치 폭격을 맞은 듯 부러지고 뒤틀린 나무들이 남았습니다.

화재 현장 안쪽으로 들어와 봤습니다. 이곳은 소나무 수백 그루가 장관을 이루던 곳인데요. 나무 전체가 타버리면서 이렇게 손만 갖다대도 쉽게 바스러질 정도로 전체가 숯덩이로 변했습니다.

산림복원 전문가와 함께 산불 피해지역을 찾았습니다.

수령 최소 50년에서 100년 가까이 된 소나무 수백 그루가 한꺼번에 고사한 지역도 있습니다.

[저는 60~70년쯤 되어 보이는데…]

또 한 번 산불이 났던 지역은 나무가 벌목되고 불에 탄 토양이 제기능을 잃게되면서 장마철 산사태 등 재해의 위험이 더 커집니다.

연구진과 함께 비교실험을 해봤습니다.

정상적인 토양은 수분을 그대로 빨아들여 흡수하지만, 산불 지역 토양은 물이 땅으로 흡수되지 않고 물방울 모양 그대로 흘러내립니다.

[강원석/국립산림과학원 산림복원연구과 박사 : 토양이 물을 흡수하는 능력이 떨어지게 되면서 바로 비가 내리거나 폭우가 쏟아질 때 바로 유출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는 거죠.]

이처럼 산불로 모두 전소된 지역에서 개미 등 곤충이 다시 정착하는데 10여 년, 나무와 토양이 자리를 잡는 데는 수십 년의 세월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단 사흘 동안 산불이 집어삼킨 산림이 제 모습을 되찾는 데 걸리는 시간은 최소 30년 안팎입니다. 후대에 물려줘야 할 소중하고 아름다워야 할 가치, 우리가 스스로 지키고 보전해야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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