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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플러스] 관광지서 배우는 선진의정?…한해 100억원 '펑펑'

입력 2015-05-06 22:08 수정 2015-05-06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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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태국의 파타야, 스위스 융프라우,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에서 선진 의정을 배운다. 쉽게 이해가 안 가실 것 같습니다. 지방 의회의 흥청망청 관광성 해외 연수 얘기를 하고 있는 건데요. 문제가 된 게 한 두 번이 아닌데요. 올해도 어김없이 비슷한 일이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지방의회의 이런 놀고먹기 잔치에 100억원이 들어갑니다. 그나마 이 비용도 모자라서 크게 올리기로 했다는군요. 물론 이 돈들은 여러분의 주머니에서 고스란히 나간 세금입니다.

박영우 기자입니다.

[기자]

파리 루브르 미술관과 스위스 인터라켄 마을을 지나 독일 뢰머광장까지.

춘천시의회 의원 8명과 공무원 3명은 반환된 미군 기지 부지 활용방안 등을 모색하겠다며 유럽으로 떠났습니다.

그런데 열흘 간의 연수 일정에는 유명 관광지 이름만 눈에 띕니다.

연수를 마치고 돌아온 의원들을 공항에서 만났습니다.

[춘천시의회 맞으세요? OOO의장님 아니세요?]

그런데 취재진을 모른 체합니다.

[강원 춘천시의원 : 아니라니까. (의원님 맞는데. 어디 갔다 오셨어요?) 아니라니까 자꾸.]

취재진을 피해 흡연실로 피하거나 다른 곳으로 자리를 옮깁니다.

뒤늦게 한 의원이 입을 열었습니다.

[강원 춘천시의원 : 독일이나 영국이나. 아까 말씀드렸던 레고랜드와 관련된 것이. 저희한테는 볼 점이 많았고요.]

춘천시의회는 출국 전부터 연수비 몰아주기 지적을 받았습니다. 의원 절반에게 연수비를 몰아줘 비용이 비싼 유럽 연수가 가능하도록 했다는 겁니다.

[강원 춘천시의원 : 그 예산 가지고 가면 동남아밖에 못 갑니다. 동남아 쪽으로 가면 그야말로 외유성 연수라고 그러기 때문에.]

지방의원 1인당 책정된 해외 연수 예산은 연간 2백여만 원입니다.

전국적으로 따지면 모두 103억 원에 달합니다.

지난달 전국 시도의회 의장들은 1인당 연수 비용을 5백만 원으로 올려달라고 정부에 건의하기로 합의했습니다.

그런데 연수 내용을 들여다보면 비용을 올리는 게 과연 적절한지 의문입니다.

지난달 북유럽 연수를 다녀온 포항시의회 의원 16명의 연수 계획서입니다.

5년 전 거제시의회의 연수 일정과 판박이입니다.

방문 국가와 장소도 똑같고 중간에 크루즈 여행도 끼워 넣었습니다.

[경북 포항시의원 : 이동 수단과 숙박 시설을 같이 해서 크루즈 이용한 겁니다.]

[임승빈 교수/명지대 행정학과 : (해외연수가) 자치단체에 어떤 부분에 필요한가. 왜 가야 하는지 사전 검토 준비 작업을 철저히 해야 할 것 같고요.]

지방의원들의 직무수행을 엄격히 하자는 취지에서 2011년 대통령령으로 도입된 행동강령도 유명무실합니다.

예산의 목적 외 사용 금지 등의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행동강령 조례를 제정해야 하지만 지방의회 243곳 가운데 96곳만 제정했습니다.

[서울 노원구의원 : 윤리강령이 있는데 굳이 행동강령을 만들어서 발목에 족쇄를 채우려 하느냐, 그런 의견이 너무 많더라고요.]

흥청망청 해외 연수에 100억 원도 모자란다는 지방의회. 지방의회 폐지론까지 거론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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