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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첫 환자 병원 "격리병원 지정 요청했지만 보건당국이 외면"

입력 2015-06-02 15:30 수정 2015-06-02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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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첫 환자가 입원했던 A병원이 보건당국에 격리병원으로 지정해줄 것을 요청했지만 받아 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병원에서 이송된 환자들에 의한 제3차 감염이 우려되고 있다는 점에서 보건당국의 안이한 초기 대응이 화를 키웠다는 지적이다.

2일 복수의 A병원 관계자에 따르면 질병관리본부와 시 보건소 등 관계자들이 지난달 28일 역학조사를 위해 A병원을 방문할 당시 병원측은 "환자를 격리 수용할 곳이 없으니 우리를 격리병원으로 지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병원측은 "환자들을 수용할 병원을 찾기도 어렵고 우리 병원에서 치료 받은 환자라고 하면 지역병원에서 입원을 거부하고 있는 상태"라며 "메르스 첫 환자인 B(68)씨를 치료했던 현 의료진이 의심 환자를 치료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제안했다.

하지만 보건당국 관계자는 자신들은 역학조사만 할 뿐 병원측 제안을 수용할 입장에 있지 않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이후에도 보건당국은 격리병원 지정 건의에 대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병원측은 B씨와 함께 있던 환자 46명을 보건당국이 지정한 격리병원으로 이송했으며 지난달 29일 입원환자 전원을 퇴원시키고 이달 10일까지 휴진 결정을 내렸다.

앞서 보건당국은 B씨에 대해 메르스 확진판정이 나온 지난달 20일 의료진과 환자에 대해 역학조사를 하면서 "전염력이 약하니 의료진은 손을 잘씻고 마스크를 착용하라"는 말과 함께 "외부에 알리지 말고 언론과 접촉하지 말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당국이 초기대응 보다는 메르스 환자 발생을 숨기기에 급급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보건당국 관계자는 "격리병동으로 지정되려면 일정한 시설기준을 갖춰야 한다"며 "당시 정확한 내용은 확인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달 20일 메르스 확진 환자가 A병원에서 처음 발생한 뒤 현재 3차 감염자까지 포함해 25명으로 늘어났으며 2명이 숨졌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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