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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전문의가 본 박태환 "약물 미스터리…영원히 안 풀릴 수도"

입력 2015-01-28 21:58 수정 2015-01-28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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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국 수영의 자존심 박태환 선수. 도핑 파문으로 선수생활 중 최대 위기를 맞고 있는데요. 박 선수에게 투여된 '네비도'라는 게 어떤 약물인지, 또 현재 선수단 관리에는 문제가 없는지, 전문가와 함께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스포츠 의학과 도핑 분야의 권위자시죠. 대한스포츠의학회 회장을 맡고 있는 삼성서울병원 박원하 교수가 옆에 나와 계십니다. 어서 오십시오.

[박원하 교수/삼성서울병원·대한스포츠의학회장 : 반갑습니다.]

[앵커]

문제가 된 약물. 네비도인데, 그 안의 성분이 문제가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러니까 성분은 저희가 몇 번 알려드렸습니다마는 테스토스테론. (남성호르몬입니다.) 남성호르몬.

[박원하 교수/삼성서울병원·대한스포츠의학회장 : 이 약의 쓰임새는 나이가 들면 남성호르몬이 저하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젊음을 회복하기 위해서 외부에서 주입해 주는 남성호르몬입니다. 따라서 근력을 강화시켜주는 효과가 탁월한 성분이죠.]

[앵커]

그런데 저희가 보면 여기 지금 속지를 보니까요. 제가 근접카메라로 잠깐 좀 보여드리겠습니다. 제가 지금 비추고 있는데요. 초점이 잘 맞지는 않는데 보면 이 약을 사용함으로써 도핑시험에서 양성을 나타낼 수 있다, 이렇게 나와 있고요. 또 이 네비도라는 주사약 속에 이 성분이 들어가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제가 확인을 해보겠습니다. 정확하게 보이실지 모르겠는데요. 여기 뭐라고 나와 있느냐 하면 1mL 중 테스토스테론. 테스토스테론운데카노에이트, 이렇게 길게 나와 있습니다마는 250mg이 들어 있다, 이렇게 나와 있습니다. 잘 보이시는지는 모르겠는데요. 직접 하여간 보여드렸습니다. 명시가 돼 있기 때문에 그만큼 이게 실수의 가능성이 좀 줄어드는 게 아니냐.

[박원하 교수/삼성서울병원·대한스포츠의학회장 : 사실은 조금의 지식이 있는 의사였거나 조금만 주의만 했어도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좀 아쉽습니다.]

[앵커]

그래서 저희들로써도 아무튼 특히 박태환 선수가 이걸 모르고 당한 것이다, 그래서 고소를 해놓은 상태인데 그러기를 정말 바라고 있는데요. 설사 그렇다 하더라도 이 약물이 워낙 대표적인 금지약물이기 때문에 책임을 피하기가 어렵다, 이런 얘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박원하 교수/삼성서울병원·대한스포츠의학회장 : 실제로 도핑은 선수가 의도하지 않았어도 금지약물이 발견되면 양성으로 간주합니다. 실제 도핑에 대해서는 아주 엄격한 책임을 묻고 있습니다. 그래서 다른 범죄를 저지르면 소급 적용하는 것 못 보셨죠. 그렇지만 도핑은 소급 적용됩니다. 과거의 도핑 사실이 밝혀지면 밝혀지는 순간에 그 과거 행위를 한 시점에서부터 모든 기록이 무효가 됩니다. 심지어 도핑을 방조한 사람도 같은 처벌을 받습니다. 그래서 지난번 소치 때 피겨스케이팅의 김연아 선수에 이어서 3위를 했던 캐롤리나 코스트너 이탈리아 피겨스케이팅 선수가 1월달에 1년 3개월의 선수징계를 받았는데 그 이유가 본인이 도핑을 해서가 아닙니다. (옆에서 도왔다고.) 남자친구가 한 걸 알고 방조했다는 죄입니다. 단순히 그걸 도와준 것도 아니고 도핑을 나쁘게 관여하는 의사하고 접촉하는 걸 방조하고 위증한 것만 가지고도 처벌할 정도로…]

[앵커]

하여간 그 이외에도 굉장히 유명한 스포츠 스타들이 바로 이 물질, 오늘 나온 그 물질 때문에 그냥 불명예퇴진을 해 버리고 말았다는 말이죠. 그러면 특히 이 약물, 테스토스테론을 이렇게 엄격히 금지하는 이유. 대표적으로 금지하는 이유가 뭘까요, 간단하게.

[박원하 교수/삼성서울병원·대한스포츠의학회장 : 금지약물 중에도 이건 제일 첫번째 순위에 올라 있는 약물입니다. 쉽게 얘기하면 여성도 이 호르몬을 맞으면 남성 같은 근육이 될 수 있을 정도로 근육 강화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약물이기 때문에 금지하고 있습니다.]

[앵커]

네, 아까 잠깐 말씀하실 때 갱년기 치료제라고 할 수도 있고 그런데 25살 건장한 젊은 남성에게 왜 놓았을까 하는 그런 의문이 드는데 병원쪽에서는 뭐라고 얘기하느냐 하면 박태환 선수한테 남성호르몬이 좀 부족해서 이걸 놨다, 이렇게 얘기하고 있습니다.

[박원하 교수/삼성서울병원·대한스포츠의학회장 : 실제로 이 호르몬은 개인간의 격차가 크고 연령에 따른 차이가 굉장히 큽니다. 따라서 정상수치 자체가 굉장히 높을 수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낮은 수치의 선수는 소량을 집어넣었을 때는 적발해내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이것을 이용한 도핑을 했던 선수가 루이 암스트롱 선수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루이 암스트롱 선수는 꾸준히 소량의 테스토스테론을 혀 밑으로 집어넣어서 흡수시키는 것을 개발해서 썼을 정도인데도 나중에 발견됐지 그 당시에는 발견 못 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박태환 선수가 호르몬 레벨이 낮다고 그러면 이걸 써도 괜찮다고 의사도 착각했을 수 있을 거라고 보여집니다.]

[앵커]

이미 보도가 나왔습니다마는 박태환 선수는 10년 동안 감기약조차 먹지 않았다, 그만큼 자기관리를 잘 했다고 알려져 있고 또 이번에 아시안게임이 있었는데요. 과연 아시안게임이 직전에 이렇게 위험한 걸 자기가 알면서 했을 것이냐 하는 의문도 들기는 듭니다.

[박원하 교수/삼성서울병원·대한스포츠의학회장 : 사실은 그런 정황으로 봐서는 이해가 안 가는 상황입니다. 박태환 선수가 알고 했다고 보기에는 이미 수차례 올림픽, 아시안게임, 세계선수권같이 도핑에 아주 첨예한 상황에 수없이 대해 왔었고 그다음에 경기에 도핑도 여러 차례 당했던 선수이기 때문에 언제든지 본인이 도핑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걸 알고 있었던 선수가 이렇게 했다고 믿기는 참 어렵습니다.]

[앵커]

그러면 박태환 선수를 의심하기는 싫지만 지금 나온 얘기 보면 2013년에, 재작년 12월에도 맞았었다는 것 아니에요. 그런데 그 이후에 이게 걸리지 않았다. 그러니까 적발이 안 됐다. 이건 병원쪽의 얘기입니다마는 그래서 혹시 조금 안심한 것이 아니냐 하는…

[박원하 교수/삼성서울병원·대한스포츠의학회장 : 실제로는 저는 그거에 동의하기는 사실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박태환 선수 같은 경우는 국제수영연맹의 규정된 선수입니다. 규정된 선수라는 얘기는 뭐냐 하면 경기력이 우수한 선수는 1년 중에 어느 때라도 상시에 불시에 도핑을 할 수 있는 선수 대상에 들어가 있습니다. 그다음에 3개월마다 본인이 어디에서 훈련하고 있는지를 정확히 보고를 하게 돼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본인이 언제 도핑 대상이 될지 모르기 때문에 그러니까 미스터리죠.]

[앵커]

저 같은 문외한이 봐도 여기 이렇게 쓰여 있는데 도핑에 걸릴 수 있다고. 그것도 1번항목으로 쓰여 있습니다. 일반적 주의에. 그리고 여기에 바로 이제 얘기가 된 테스토스테론이 여기 적혀 있고 왜 그러면 이걸 맞았겠느냐.

[박원하 교수/삼성서울병원·대한스포츠의학회장 : 사실은 그건 제가 이 보도 접한 이후부터 수없이 받는 질문이었는데 어떤 상황으로도 사실 이해할 수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박태환 선수를 저도 도하 아시안게임 때 고등학생 때부터 계속 지켜봐왔고 같이 제가 팀닥터로 계속 쫓아가서 봤지만 철저한 선수인데 사실 정말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사실은 의사의 부주의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선수는 자기가 믿는 의사한테는 '이 주사맞아도 괜찮습니까' 물어보면 의사가 이거 괜찮다고 얘기를 하면 그걸 믿지, 그걸 가지고 자기가 믿는 의사 얘기를 못 믿고 또 검색해 보고 이걸 검증하기는 어렵다고 보여지기 때문에 안타깝습니다.]

[앵커]

그런데 도핑에 걸릴 수 있는 약물이 수백가지라는 건 맞습니까?

[박원하 교수/삼성서울병원·대한스포츠의학회장 : 실제로 2만종 중에 한 180종 정도 되고요. 실제로는 생각같이 그렇게 많지는 않은데요. 문제는 부상치료 때 결정적으로 필요한 스테로이드 계통이 거의 다 금지약물이기 때문에 금지약물이 많다고 느끼는 것입니다.]

[앵커]

그런데 아무튼 아까도 말씀드렸습니다마는 이 물질이 가장 대표적이라고 하니까 박사님 모시고 말씀 들어도 도대체 왜 그랬는지 아직도 미스터리로 남는…

[박원하 교수/삼성서울병원·대한스포츠의학회장 : 아마 이건 그 미스터리는 영원히 안 풀릴지도 모르겠습니다. 왜냐하면 구체적인 증거도 없고 의사하고 선수의 주장이 다른 경우는 사실은 사실이 명백히 밝혀지기는 어렵죠.]

[앵커]

알겠습니다. 그래서 더 이제 국가대표 선수에 대한 그 체육계의 관리가 굉장히 중요하다라는 것은 이번에 다시 한 번 깨닫게 됐고요. 그런 면에서 보자면 지난번에 이용대 선수건도 있었습니다마는 약간 허술했다, 이런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오늘 도움 말씀 잠깐 들었습니다. 삼성서울병원 스포츠 의학센터장, 스포츠의학계의 권위의이시기도 합니다. 박원하 교수와 함께 얘기 나눴습니다. 고맙습니다.

[박원하 교수/삼성서울병원·대한스포츠의학회장 :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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