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앵커브리핑] "샤머니즘을 욕되게 하지 마라"

입력 2016-11-09 21:48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합니다.

아마도 해외 언론들도 최근의 한국의 상황을 이해하기 어려운 듯합니다.

'서울의 스벵갈리' 즉, 흑막의 그 주인공을 소설 트릴비에 등장하는 사악한 심령술사에 비유한 보도가 나왔고 '샤머니즘에 빠진 대통령', '초현실적 스캔들' 우리의 낯을 뜨겁게 만드는 외신보도는 이어지고 있습니다.

"shaman fortuneteller" 처음 이런 표현을 사용한 매체는 뉴욕타임스였습니다.

최태민 씨와 대통령과의 오랜 관계를 설명해놓은 우리의 언론보도를 영어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사용되었다는 단어, '샤먼'.

그 샤먼은 다시 무당으로 번역되어 우리에게 돌아왔고 한국은 어느새 샤머니즘의 나라가 되어버렸습니다. 그러나 누군가는 이렇게 지적합니다.

"샤머니즘을 욕되게 하지 마라" 샤머니즘은 한국인의 기저신앙… 즉 영혼을 믿고 복을 비는 마음. 그것이 나쁘고 사악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부끄러운 것은 샤머니즘을 빙자하여 온갖 악행과 기행을 일삼는 무리들이다"

그렇습니다. 지금 우리를 충격에 빠뜨리고 있는 일들은 따지고 보면 초현실적인 일들은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실체가 분명한 욕망, 꿈틀대며 뻗어나간 권력욕과 각자의 이권을 챙기려는 치밀한 셈법이 촘촘히 얽힌 가운데 진행되어 온 '범죄'가 아닌가.

대기업을 향해서 으름장을 놓고 심지어는 일개 성형외과 원장을 위해서 온갖 뒷일을 마다하지 않았다는 청와대의 수석비서관들. 검찰 압수수색 바로 전날 반환되어 돌아왔다는 수상한 돈들과 느긋한 표정으로 검찰수사에 임했던 그 누군가.

단지 샤머니즘을 갖다 붙이기엔 그 비정상적인 일들은 너무나 치밀하게, 정교하게 진행되고 있었다는 것이죠.

"샤머니즘을 욕되게 하지 마라" 황대권 작가의 칼럼에 따르면 "샤머니즘의 기능은 치유, 해원, 점복 등 인간사의 모든 것. 그리고 이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이 치유" 라고 했습니다.

전 국민을 불안과 상실에 빠지게 만든 지금의 이 소용돌이…차라리 샤머니즘의 "치유" 기능이라도 빌려와 해원 상생굿 이라도 해야 하지 않을까… 오늘(9일)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관련기사

[앵커브리핑] 여리박빙…'어려운 말 쓰지 맙시다' [앵커브리핑] 희망을 걸 수밖에 없는…'다시 민주주의' [앵커브리핑] 누구의 희망인가…'마지막 잎새' [앵커브리핑] 의리 정치? '내가 링 위에 올라가면…' [앵커브리핑] 프라다는 악마를 기다린다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