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짝발 우상혁 '한국신기록'…세계서 4번째로 높이 뛰었다

입력 2021-08-02 20:47 수정 2021-08-03 10:35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짝발 우상혁 '한국신기록'…세계서 4번째로 높이 뛰었다

[앵커]

신체 조건이 유리한 건 아닙니다. 높이뛰기 선수로는 키가 작고 어렸을 때 사고를 당해서 왼발보다 오른발이 조금 작습니다. 하지만 우상혁 선수는 세계에서 4번째로 높이 날아올랐습니다. 24년 만에 한국 신기록을 새로 쓴 우상혁의 행복한 도전으로, 우리 육상의 새로운 역사가 시작됐습니다.

도쿄에서 최하은 기자입니다.

[기자]

할 수 있다, 스스로 주문을 걸고 성큼성큼 가볍게 내딛어 뛰어오릅니다.

거침없이 뛰다보니 어느새 훌쩍 넘긴 2m30, 지금부턴 이제껏 대회에서 넘지 못한 높인데 우상혁은 카메라에 이렇게 외쳤습니다.

[이제 시작이다, 레츠고]

자신의 최고 기록보다 2㎝ 높은 바, 엉덩이에 살짝 걸려 첫 시도를 놓치고도 더 밝게 웃었습니다.

두려움을 집어삼킨듯 힘차게 자신의 최고 기록을 뛰어넘었고, 한국신기록이 눈앞에 다가왔습니다.

[우상혁/육상 국가대표 : 자연스럽게 밴 것 같아요. 가식적인 웃음이 아니라 저도 그렇게 나오는 줄 몰랐는데…]

우상혁은 박수를 끌어내며 지켜보는 이들과 함께 리듬을 만들었고,

[와! 가자!]

우렁찬 외침과 함께한 도약은 한국 육상의 새 역사가 됐습니다.

1㎝를 향해 수없이 몸을 던졌던 우상혁은 요동치지 않는 장대를 보자 땅을 치며 포효했습니다.

어제까지 한국에서 가장 높이 날았던 선배는 24년 만에, 올림픽에서 자신을 뛰어넘은 후배가 고맙습니다.

[이진택/전 육상 국가대표 : 감동이었죠. 이게 바로 우리 육상의 참모습이지 않을까.]

2000년 시드니 올림픽 이후론 올림픽 출전권을 따내는 선수조차 없던 한국 높이뛰기.

남의집 잔치같던 올림픽 육상 결선 무대에 희망처럼 나타난 우상혁은 선수치곤 크지 않은 키, 짝발이란 신체적 단점도 단단한 의지와 쉼없는 연습으로 넘어섰고, 어느새 아시아를 넘어 세계와 견줄 수 있는 선수로 성장했습니다.

5년 전 첫 올림픽에서 아쉬움을 삼켰기에 더 간절했던 두 번째 기회.

결선 진출, 한국 신기록을 넘어 높이뛰기에서 마의 벽이라 불리는 키에서 50㎝를 더한 높이에도 덤볐습니다.

[괜찮아]

이날 아무도 넘지 못한 2m39에서 도전은 끝났지만, 금메달을 딴 선수와의 차이는 딱 2㎝입니다.

[우상혁/육상 국가대표 : 39라는 기록에서도 말도 안 되게 넘을 뻔도 했고, 가능성을 봤기 때문에 후회는 단 1도 안 남더라고요.]

세계 4위, 맘껏 날 수 있어 더없이 행복했던 기억을 안고 우상혁은 다시 날아 오를 준비를 합니다.

(영상그래픽 : 박경민)

관련기사

실패해도 웃어버리는, '즐기는 우상혁' 이길 자 없다 높이뛰기 우상혁, 한국 육상 25년 만에 '결선 벽' 넘었다 이번엔 도미니카에 9회 말 끝내기…여자 체조 첫 메달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