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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년 만의 '공동 금메달'…경쟁 뛰어넘은 두 친구

입력 2021-08-02 20:52 수정 2021-08-03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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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년 만의 '공동 금메달'…경쟁 뛰어넘은 두 친구

[앵커]

그런가하면 육상에서 한 경기에서 2명이 금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올림픽 109년 만에 남자 높이뛰기 결승에서 이 진기록이 나왔는데요. 경기 성적도, 부상 경험마저도 똑같았던 두 친구는 끝까지 순위를 가리기보다는 함께 최고의 순간을 누리기로 했습니다.

김재현 기자입니다.

[기자]

< 육상 남자 높이뛰기 결승 (어제) >

까만 선글라스를 낀 채 성큼성큼 달려가 순식간에 뛰어 오르는 카타르의 바르심, 가뿐히 성공하자 포효하며 이름표를 뜯어내는 세리머니를 합니다.

옆에서 박수를 보내던 이탈리아의 탐베리, 자기 차례가 되자 관중의 호응을 끌어내며 리듬을 타더니, 달려가 역시 성공합니다.

2m37까지 한 번도 실패 않고 뛰어넘은 두 선수, 하지만 천장 높이쯤 되는 2m39에서 둘은 세 차례 시도를 잇따라 실패합니다.

공동 1위, 승자 결정전으로 우열을 가릴 수 있는 상황.

[심판 : 점프오프를 계속 할 수 있습니다.]

[무타즈 에사 바르심/카타르 높이뛰기 대표 : 둘 다 금메달을 받는 것도 되나요?]

[심판 : 가능합니다…]

심판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두 선수는 서로의 마음을 알겠다는 듯, 손을 맞잡고 포옹합니다.

1912년 스톡홀름 올림픽 이후 109년 만에 공동 금메달이 결정된 순간이었습니다.

두 시간 넘는 대결은 혼자만 정상에 오르겠다 고집하지 않은 두 선수 덕분에 아름답게 마무리됐습니다.

[무타즈 에사 바르심/카타르 높이뛰기 대표 : 우리는 2m 39 점프를 마치고 서로를 바라보았습니다. 이해했어요. 더 나아갈 필요가 없었습니다.]

왼쪽 발목 부상 경험마저 똑같아, 서로의 아픔을 더 잘 알았던 11년지기 친구.

아픔을 극복하고 이 자리에 선 것만으로도 놀라웠습니다.

[잔마르코 탐베리/이탈리아 높이뛰기 대표 : 우리는 높이뛰기 선수로서 가장 심한 부상을 극복했어요. 놀라운 일이고, 친구와 금메달을 공유하는 건 더욱 아름다운 일입니다.]

탐베리는 빛바랜 석고 부목을 쥐고 울면서 경기장을 누볐습니다.

리우 올림픽을 포기해야 했던 그는 당시 부목에 '2020년 도쿄로 가는 길'이라고 적었습니다.

바르심은 이번 올림픽으로 카타르에 역사상 두 번째 금메달을 안겼습니다.

[무타즈 에사 바르심/카타르 높이뛰기 대표 : 이것은 진정한 스포츠맨십입니다. 젊은 세대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입니다.]

(화면출처 : 바르심·탐베리 인스타그램·AFP)
(영상그래픽 : 한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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