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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기호 확정…나경원 집중 견제

입력 2021-02-08 19:45

정치부회의 #야당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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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회의 #야당 발제


[앵커]

국민의힘 서울시장 본경선 후보들의 기호가 확정됐습니다. 오늘(8일) 미디어데이를 열고 기호를 추첨한 건데요. 최근 예비경선에서 1등으로 올라온 나경원 전 의원에 대한 다른 후보들의 견제가 상당합니다. 부산도 여론조사 1위를 달리고 있는 박형준 전 국회 사무총장이 집중 견제 대상이 됐지요. 박준우 반장이 야당의 보궐선거 소식 전해드립니다.

[기자]

영국에서 기쁜 소식이 날아왔습니다. 손흥민 선수가 한 달여의 침묵을 깨고 드디어 부활포를 쏘아 올린 건데요. 리그 13호 골을 기록하며 최근 3연패의 늪에 빠진 팀의 승리를 이끌었습니다. 손 선수가 한동안 슬럼프를 겪었던 건 바로 상대팀의 집중 견제 때문입니다. 손 선수와 환상의 듀오를 이뤘던 케인 선수가 부상으로 빠지면서 상대 수비수들이 손흥민 선수를 밀집 마크한 거지요. 1등 집중 견제 전략이라고 보면 될까요?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들 사이에서도 1등 때리기 양상이 눈에 띄는데요. 예비경선에서 1등을 차지한 나경원 전 의원을 향해 다른 후보들의 집중 포화가 쏟아지고 있는 겁니다. 물론 앞선 손흥민 선수 사례와는 다르게 상대팀이 아니라 같은 팀 내에서 주전 경쟁을 벌이는 상황이지요. 공격의 대상이 된 건 나 전 의원이 발표한 이 공약입니다.

[나경원/전 국민의힘 의원 (지난 5일) : 결국 서울에서 독립해서 결혼하여 아이를 낳으시면 총 9년, 1억1700만원의 이자 부담 혜택을 드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서울에 사는 청년들과 신혼부부들이 내집을 마련하고 출산도 부담 없이 할 수 있도록 시가 대출 이자를 지원해주겠다는 내용입니다. 근데 나 전 의원의 공약 어디서 들어본 듯하지요?

[JTBC '정치부회의' (지난 5일) 똑같은 건 아니지만 어디서 비슷한 공약을 본 것도 같네요. (네, 허경영 국가혁명당 대표…) 네 지난 번에 저희가 한 번 얘기했던 그… (저희가 연애공영제 얘기했었잖야요. 연애.출산.결혼 등 3대 수당 재원 마련을 앞서 발표했었습니다.)]

오신환 전 의원이 정치부회의 애청자인 모양입니다. 자신의 페이스북에 나 전 의원의 공약이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했는데요. '나경원인가, 나경영인가?'라고 비꼬았습니다. 나 전 의원을 허경영 국가혁명당 대표에 빗댄 거지요. 나 전 의원도 페이스북에 '지적은 좋지만 조롱은 옳지 않다'면서 '품격과 원팀 정신을 잊지 말라'며 반격했습니다. 이제 보니 나 전 의원도 정치부회의를 꽤 꼼꼼히 챙겨보는 거 같습니다. 글 말미에 복 국장이 좋아하는 미셸 오바마의 말을 인용했습니다.

[JTBC '정치부회의' (지난달 11일) : 예전에 미셸 오바마가 한 애기가 있어요. 제가 이제 기억이 나는데 박 반장은 좀 받아 적어도 돼요. "그들은 저급하게 가도 우리는 품격 있게 갑시다" 뭐 그런 의미에요 알았죠? (저를 또 저급하게 만드시네요.)]

"When they go low, we go high" 오 전 의원을 겨냥한 말이지요. 하지만 오 전 의원, 아랑곳하지 않았습니다. 오늘도 나 전 의원의 공약을 다시 한 번 문제 삼았습니다.

[오신환/전 국민의힘 의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공약 자체가 사실 얼핏 들으면 황당하고 자세히 보면 이상한 부분들이 있거든요. 논란이 되니까 다시 반박하면서 시장이 되면 공급하게 될 반값 아파트 1만호에 입주하는 사람들에게 이자를 지원하는 거다, 이렇게 말씀하셨거든요. 해명들이 오락가락하니까 오세훈 후보조차도 좀 더 다듬어서 발표하는 게 좋겠다 이런 이야기를 한 것이죠.]

오-오 동맹이라고 해야 할까요? 오 전 의원이 오 전 시장을 언급한 이유가 있습니다. 어제 오 전 시장도 나 전 의원의 공약에 대해 한 마디했기 때문인데요. 오 전 시장은 "공약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불명확한 부분이 다소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습니다. 보조금으로 표현해서 현금을 주겠다는 건지, 이자를 지원하겠다는 건지 의도 파악이 쉽지 않다는 건데요.

공약 외에도 나 전 의원과 오 전 시장 사이에는 또 한 가지 언쟁이 있었습니다. 이름을 붙이자면 '10년 휴식 논쟁'입니다. 나 전 의원이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꾸준히 의정활동을 해왔고 국정경험이 풍부한 내가 10년을 쉰 분보다는 잘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는데요. 나 전 의원이 말한 '10년 쉰 분', 바로 오 전 시장을 지칭합니다. 오 전 시장은 10년 쉰 거 아니라면서 이렇게 반박했습니다.

[오세훈/전 서울시장 : 지난 10년 동안 저기 아프리카 르완다에 가서 6개월, 또 중남미 페루에 가서 6개월 우리보다 조금은 뒤처진 도시들이지만 가서 서울을 바라보면서 오히려 자문관으로 가서 무언가를 베풀고 가르친다는 입장에서 갔지만 많은 걸 배우고 깨닫는 단단해지는 저한테는 보약 같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오늘 열린 국민의힘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한 말인데요. 동맹을 맺은 오 전 의원의 타깃도 역시 나 전 의원이었습니다. 인신 공격은 안 돼도 공약 검증은 해야 한다고 말이죠.

[오신환/전 국민의힘 의원 : 당내 경선이지만 저는 선의의 경쟁과 또 본선의 잠재력 또 정책 검증은 필요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당내 경선 중에 '제 살 깎아먹기' 하는 인신 비방이나 개인의 사생활 공격들은 엄격히 삼가도록 그렇게 하겠습니다.]

다른 후보들의 집중 견제에 나 전 의원은 전략을 바꾼 듯 합니다. '모두 까기' 모드에서 오늘은 '칭찬' 모드로 갈아탔습니다.

[나경원/전 국민의힘 의원 : 저를 포함한 우리 4명이 모두 4인 4색 정말 훌륭한 후보들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4인 4색의 후보가 열심히 정말 한 팀이라는 생각으로 경선 치열하게 하고 그래서 국민들에게 더 많은 사랑을 받게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국민의힘 부산시장 경선도 서울과 비슷하게 흘러가고 있습니다. 다만 서울이 순한 맛이라면 부산은 매운맛입니다. 다른 후보들이 여론조사 1위를 달리고 있는 박형준 전 국회 사무총장을 맹공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공격의 최일선에는 이언주 전 의원이 서 있습니다. 공격 대상은 도덕성과 사생활 논란입니다.

[이언주/국민의힘 부산시장 예비후보 (지난 4일) : 공식적인 판결문과 검찰 증거자료를 냈기 때문에 그것이 사실무근이라고 설마 당에서 말하지는 않았을 거라고 저는 믿습니다. 후보자들의 도덕성 검증은 당의 책임입니다. 문제가 생기면 종국적으로 당에 문제가 생기는 거지…]

당 공천관리위원회가 "검증결과 후보들 모두 문제가 없다"고 발표했지만 이 전 의원은 여전히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는 입장인 건데요. 박민식 전 의원도 박 전 사무총장을 겨냥해 "뻔한 승리, '답정너' 승리는 아무런 재미가 없다"며 억강부약을 호소했지요. '공공의 적'이 돼버린 박 전 사무총장, 이렇게 호소했습니다.

[박형준/국민의힘 부산시장 예비후보 (어제) : 이언주 후보가 참 어려운 상대입니다. 이게 워낙 날카로우시고 전투력도 있고 그야말로 그래서 경선도 제가 그동안 조금 여론조사 앞서다 보니까 공공의 적이 된 느낌이 있었는데 이제는 공공의 친구가 되려고 합니다.]

서울-부산을 2차례나 오가며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던 무한체력의 이언주 전 의원, 아쉽게도 친구는 거절했습니다.

[고백 - 스탠딩에그 : 이제 난 안돼 네 맘 편하게~ 친구로 있어주는 게 oh oh oh~]

오히려 이제 박 전 사무총장뿐만 아니라 다른 후보들도 모두 적이라고 선포했는데요. 나 전 의원과 달리 '모두 까기' 모드로 돌입하려는 태세입니다.

[이언주/국민의힘 부산시장 예비후보 (어제) : 저는 박형준 후보만 이기면 된다고 이렇게 생각했는데 오늘 보니까 세 분을 다 이겨야 된다는 생각이 들어서 엄청나게 머리가 복잡합니다.]

경선에 나선 후보들이 이렇게 서로 설전을 벌이는 사이 국민의힘 지도부는 단일화를 둘러싼 기 싸움을 벌이고 있습니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국민의힘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후보를 못 내는 상황은 오지 않을 것"이라며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를 도발한 건데요. 안 대표는 이렇게 응수했습니다.

[안철수/국민의당 대표 (어제) : 지금은 누가 이기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야권이 승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김 위원장은 안 대표를 향해 "스스로 불안정하니까 이 얘기했다 저 얘기했다 하는데 그런 얘기에 끌려다닐 수 없다"고 일침을 가하기도 했었죠. 3월 초에 최종 야권 단일화를 하기로 한 상황에서도 두 사람의 신경전은 여전한 것 같습니다.

오늘 야당 발제는 이렇게 정리합니다. < 국민의힘 1등 후보 집중 견제…야권 단일화 신경전 여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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