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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브리핑] 국격의 추락…대통령 '옷소매를 잡는 마음'

입력 2015-04-15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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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대구경북 세계물포럼 행사장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원래 계획은 이게 아니었습니다. 대통령을 비롯한 각국 정상급 귀빈들이 줄을 당기면 자격루 항아리에 담긴 물이 아래로 흘러야 하는데 물 대신 이렇게 구조물이 와르르 무너져 내린 겁니다.

사실 이건 조형물 하나 무너진 해프닝일 수도 있습니다. 이런 일로 국격 운운하는 것은 지나칩니다. 그래서 저희들도 당일 뉴스에 내지도 않았습니다.

그러나 지금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은 잠깐 민망하고 말 자격루 퍼포먼스 정도에 그치는 일이 아닌 것 같습니다.

국정 2인자. 현직 총리가 검찰 조사를 받게 됐습니다. 의혹이 끊임없이 불어나고 있는 가운데 심지어 일국의 총리는 '목숨과 바꾸겠다'는 말까지 던졌습니다.

또 막후 2인자라 불리는 현직 비서실장은 물론 전직 비서실장들까지 줄줄이 엮여 의혹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다들 억울하다 하니 사실 여부는 차차 따져볼 문제지만 어디선가 '와르르' 하는 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습니다.

대통령은 내일부터 9박 12일 간의 해외순방을 떠납니다. 이유는 다름 아닌 '국격'인 것 같습니다. "제2의 중동붐에 이어 우리 경제 영역을 태평양 건너까지 활짝 펼치고자 한다"는 것이지요.

이미 많은 논란이 있었고, 어차피 대통령은 내일 떠나는데 자꾸 옷소매를 잡아 당기는 것도 좀 모양이 안 좋다 싶으면서도 그러면 왜 많은 이들이 그렇게 옷소매를 잡고 만류하고 싶어하는가를 살펴봤습니다.

그래서 오늘(15일) 다시 칼럼 하나와 함께 하겠습니다. 중앙일보 배명복 논설위원의 칼럼입니다. 앵커 브리핑에 등장하는 세 번째 중앙일보 기자군요. 너무 고깝게 여기시진 말아주십시오.

배명복 논설위원은 이렇게 말합니다. 대통령이 외국에 자주 나가는 것은 박수칠 일이지 시비 걸 일이 아니다. 다만, 몇 가지 문제가 있다는 것입니다.

먼저 "전임자가 갔던 곳을 3년 만에 다시 찾으면서 외교지평 확대를 말하는 건 난센스다." 실제로 대통령의 순방일정과 3년 전 이명박 대통령의 순방일정을 비교해봤더니 모두 이명박 전 대통령이 다녀왔던 곳이었습니다. 새롭게 개척할 외교지평은 아니라는 얘기죠.

그리고 두 번째 이유는 이렇습니다. "문제는 명분이고 실적이다. 뚜렷한 명분도 없이 부은 곗돈 찾아먹듯이 악착같이 나가는 느낌을 주는 것은 곤란하다" 이런 얘기였습니다.

대통령은 이번 남미 순방까지 마치게 되면 취임 2년 2개월 만에 아프리카를 제외하고 5대양 6대주를 한 바퀴 도는 셈이 된다고 합니다.

글쎄요. 우리의 국격은. 위상은 그만큼 높아지게 되는 것일까요? 배명복 논설위원은 칼럼을 이렇게 마무리했습니다.

"세월호 참사 1주기가 되는 날. 콜롬비아로 떠나는 박 대통령의 발걸음이 무거울 것 같다. 9박 12일은 긴 시간이다"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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